님, 오늘도 안녕하신가요? 오늘은 방금 전 아무렇지 않게 건넨 이 ‘안녕’을 말하기까지 거쳤던 무수한 나날들이 한편의 회고록처럼 떠오르는 날인 것 같아요. 누구나 한번쯤 모든 것이 서툴고 어려운 신입 시절을 겪어봤을 거예요. 저는 제대로 된 사수도 인수인계서도 없었던 첫 직장에서 매일 외근을 핑계로 자리를 비웠던 상사를 건너뛰고 결재 서류를 올렸단 이유로 크게 혼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그날 밤 집에 돌아와 쓰라린 눈물 샤워로 말하지 못했던 억울함과 서운함을 흘려 보냈었죠. (*TMI :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저를 혼내기만 했던 그 상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횡령’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었답니다...ㅎㅎ)

소설의 주인공 ‘연희’는 대학 시절 전부를 연극 동아리 활동에 바치며 배우라는 꿈을 키워왔지만 이내 현실을 빠르게 수긍하고 취업이라는 안전한 길을 택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회사생활은 그리 녹록지 않죠😥

매일 폭언을 일삼는 워커홀릭 팀장과 일머리는 없지만 사내 정치에 능한 선배 아래서 원하지 않던 직무를 맡게 된 우리의 연희씨. 이미 꿈을 포기한 채 이곳에 왔지만 고된 회사생활은 연희에게 매일 또 다른 ‘포기’를 강요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이미 답이 정해진 무대에서 외로운 나날을 견디던 연희에게도 소중한 순간은 드문드문 찾아옵니다. 절망에 빠진 연희를 잡아준 연인 ‘권’은 힘든 회사 생활을 버티게 하는 유일한 안식처 같은 존재로 새로운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북돋아 준 사람입니다.

그런 권과 달리 연희가 포기한 ‘꿈’인 연극의 길을 놓지 않고 걸어가는 친구 ‘장미’는 마주할 때마다 연희에게 쓰린 자기혐오를 느끼게 하지만, 동시에 꿈에 대한 열정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연극을 사랑했던 연희의 찬란한 과거를 회상할 수 있게 하는 존재로 또 다른 역할을 해 나갑니다.

오늘도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월급과 다음 달이면 어김없이 돌아올 카드값 사이에서 고단한 하루를 버티고 있는 님에게 전합니다. 우리의 청춘은 이토록 팍팍하고 부조리한 일들로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막은 열린다는 것을요.

언젠가 가슴에 품었던 찬란한 꿈은 비록 조금 빛바랬을 지언정 그 시절 반짝이던 순간을 간직하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갈 동력은 충분히 준비되어 있어요. 지금 당장 빛나지 못해도 우리는 모두 삶의 주연인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로 해요!

온라인 독서 커뮤니티 ‘스위치’에서 인기 연재작으로 사랑받았던 작품으로, 오랜 꿈을 미뤄두고 회사에 취직해 고군분투하는 신입사원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전작 『탬버린』과 『이완의 자세』에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그려내며 재미와 위로를 전했던 김유담의 ‘청춘 삼부작’ 완결편으로 김유담 작가의 작품을 애정하는 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