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월 대보름'이네요. 그런데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찾아보니 만월, 실제 달이 꽉 차는 보름달을 볼 수 있는 날은 내일인 2월 16일이라고 해요. 월출은 17시 39분이라고 합니다. 꽉찬 달에 소원을 빌고 싶은 분들은 내일 밤하늘에 빌어보세요! 그럼, 독자 여러분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길 바라며 오늘의 <오!레터> 시작합니다. 

마중 SERIES
👨‍💻  마케터는 질문 중
저자 인터뷰  『남자들의 방』 , 황유나
⛸️  마케터는 외근 중
일산 동네 서점 <너의 작업실> 

📕  
✲ 나온 책  『변신하는 여자들』 , 장영은
: 한국 근대 여성 지식인의 자기서사
✲ 나올 책  『인싸를 죽여라』 , 앤절라 네이글 지음/ 김내훈 옮김
: 온라인 극우주의, 혐오와 조롱으로 결집하는 정치 감수성의 탄생
*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도서 구매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흥겹게 놂'이라는 뜻을 가진 유흥(遊興)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이런 문구가 검색 결과 맨 윗단에 뜹니다.
"청소년에게 노출하기 부적합한 검색결과를 제외하였습니다. "
도대체 '흥겹게 논'다는 뜻인데 왜 '청소년에게 노출하기에 부적합한 검색결과'라는 말이 나오는 걸까요?
그들만의 유흥의 장, '남자들의 방'에 대해 저자 황유나 선생님께 질문을 드려 봅니다.
✍️  저자 소개
반성매매 인권행동 이룸/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 이룸 활동가. 성매매 현장을 만나기 전부터 '나'를 팔아야 생존할 수 있는 사회에 부대낌이 있었다. 상담지원활동을 통해 마주한 성매매산업 현장은 여성을 상품으로 만들고 거래하는 거대한 상품 시장, 그 자체였다. 어떻게 이렇게 큰 규모의 산업이 가능한지, 여성의 상품화가 아무렇지 않게 진행되고 있는지 갸우뚱하던 중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해 성공회대 실천여성학전공에 진학했다. 구체적인 사람과 이야기에 집중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물음표를 붙이는, 구성성과 맥락을 탐문하는 페미니즘의 방법론을 동경하고 애정한다.

1.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시는 『남자들의 방』이 궁금해요. 어떤 책인가요?


즐거움이 어떻게 성별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지는지, 특정한 성별(남성)의 즐거움을 위해 특정한 성별(여성)의 수고와 위험, 노동이 어떻게 당연하게 여겨지는지에 대한 질문을 나누고 싶어 만들어진 책이에요.

 

2. 『남자들의 방』을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부설 성매매피해상담소 이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성매매와 연관된 사람들, 사건들을 만나면서 ‘유흥업소’에 자연스레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일하기 전에는 몰랐던, 우리 주변에 당연하게 산재한 룸살롱, 노래방, 단란주점에서 성매매가 알선되더라고요. 술 파는 유흥업소를 성매매 피해 상담을 하면서 제일 자주 마주쳤는데 또 이 유흥업소 대부분은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합법 업소라는 거예요. 업주들은 “나는 성매매와 상관없다, 그냥 술 팔고 아가씨 접대만 하게 한 거다” 이 말 한마디로 손쉽게 책임을 회피해요. 그러나, 제가 여성들에게 듣다 보면 성매매 알선을 하든 안 하든 이 업주들이 당당하게 말하는 “아가씨 접대” 자체가 무척 폭력적이고 차별이 난무하는 과정인 거죠. ‘성매매만 안 하면 괜찮은 걸까?’ ‘대체 합법과 불법 뭘까?’ ‘접대는 왜 이렇게 당연하지?’ 이런 고민을 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하고 논문을 쓰고 책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3. 책의 1장을 보면서 버닝썬 게이트를 다시 한번 마주하던 와중, 빅뱅 멤버 출신 승리의 최근 기사를 보았어요. 2심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라는 말과 함께 1년 6개월로 감형된 사실을 보며 분노가 차올랐는데요. 클럽 역시 ‘여성혐오’의 장이며 ‘남자들의 방’인 유흥산업에 속해있지만 대놓고 여성의 상품화를 드러내지 않는 것 같아요. 여성착취의 관점에서 클럽과 유흥업소의 공통점과 차이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어떤 클럽이 남성 손님을 돈줄로 보고 여성 손님을 '수질 관리'를 위한 상품으로 간주하는 시스템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면 그 클럽은 유흥업소와 마찬가지로 여성을 상품화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모든 클럽이 그러리라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버닝썬이 무리 없이 소비자 대중에게 받아들여졌던 배경에는 이미 그 시스템을 다른 클럽에서 맛봤고, 익숙해졌던 부분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클럽뿐 아니라 클럽을 둘러싼 한국 사회가 여성을 상품화하고,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외모로 평가하는 등의 차별에 너그럽기 때문에 더욱 무탈하게 받아들여졌겠지요.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다른 문화권의 소비자들이 이런 클럽의 운영법을 차별과 인권침해로 해석하는 반면,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 차별을 수용하고 차별적 기준에 맞춰 클럽을 소비하는 모습을 보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차별을 문제로 제기하기 보다는 소비할 수 있으면 장땡인 감각은 클럽, 유흥업소뿐 아니라 한국 사회 곳곳에 널리 퍼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차이점도 이것저것 있을 텐데요. 여성 상품화의 관점에서만 짚자면, 클럽에서의 상품화 과정은 그래도 그나마 상호 조율이나 동의의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면, 유흥업소에서의 상품화 과정은 여성의 거절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는 점이겠어요. “이 일을 하겠다고 동의했어? 그렇다면 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험과 폭력도 감수하겠다는 거지?” 식의 행동은 여성을 고용하지 않은 클럽에서는 웬만해서는 보기 어렵지요. 안타깝게도 유흥업소에서는 빈번합니다만, 버닝썬은 클럽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무마했기 때문에 대중적 분노를 일으킨 것이라고 생각해요.


4. 클럽뿐 아니라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N번방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책에서도 짚어주시고요. 저 역시 가히 상상도 안 되는 26만 명이라는 유료 회원과 관전자의 숫자에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요. 책의 제목이 ‘남자’의 방이 아닌 ‘남자들’의 방인 것처럼 ‘집단성’에 주목하고 계신 것 같아요. 성 구매 남성의 집단성은 어떠한 연유로 일어나는 것일까요?

 

제가 책에 인용하기도 했지만, 허윤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한국 사회에서 ‘남자’가 되는 과정에는 무수하지만 받아들여질 만큼은 소소한 집단적인 '못된 짓'이 개입하죠. 같이 노상방뇨를 하거나, 같이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같이 욕하거나, 같이 담배를 피우거나, 같이 '야동'을 보거나. 그 연장선상에 성 구매가 있지 않나 싶어요. 그냥 같이 즐거울 수 있는 '못된 놀이', 유희인 거예요. 제가 뭐라 형언하기가 어려워서 ‘못된 놀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남성이 집단적으로 향유하는 놀이의 특징 중에는 힘 부리기, 위세 떨기, 되게 강한 사람인 척하기 같은 성격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너를(99% 이상 나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자) 괴롭혀도 괜찮잖아~” 이런 식의. 인터넷 게시판에서, 단톡방에서 동의받지 않은 사진이나 영상물 올리고 집단적으로 희롱하고 욕하는 게 그냥 같이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인 것처럼 여겨 하듯이 성 구매도 놀이 정도로 여겨져 온 게 현실이지요.

 

저는 잘 모르지만, 휘청거리는 식민지 남성성 속에서 한국 남성들이 집단적으로 남성연대를 구축하는 과정이 중요했을 수도 있겠고요. 한편으로는 그냥 집단적으로 놀고는 싶은데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겠을 때 가까워서 쉽게 갈 수 있고, 우리들끼리 힘 겨룰 필요 없이 타자인 여자를 통해 강한 척 위세 떨 수 있고, 다들 그러고 노는 것 같은 성 구매를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았을까요?

 

5. 1장 속 글의 소제목 중에는 <‘1차’의 성정치>가 있어요. ‘1차’란 ‘2차’로 가기 위한 필수 관문 같은데요.

‘1차’ 즉, 남성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연기하는 ‘접대’의 과정은 책 3장의 ‘아가씨되기’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여성 종사자들이 수행하는 것들이 그간 ‘쉽고 본인도 즐기며 돈 버는 일’이라는 한정된 수사로 정의됐던 것을 ‘아가씨노동’이라고 명명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명명의 이유에 관해 책에도 자세히 나오지만, 레터 구독자분들께도 이 부분을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유흥업소에서 여성들이 수행하는 일의 핵심이 ‘아가씨’라는 위치성이라고 봤어요.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경험하는 위험, 폭력, 차별이 그저 ‘일’로 통용될 수 있는 이유는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험, 폭력, 차별받아도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보기 때문이잖아요. 보통은 이런 상황을 문제 삼을 때 사회적 낙인을 중요한 이유로 언급하곤 하는데요. 저는 낙인에 더해, 이 일의 속성 자체가 위험, 폭력, 차별을 포함하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 같아요.

아무렇게나 대하고 폭력과 차별을 내 멋대로 자행할 수 있는 그 힘을 소비하려고 유흥업소에 오는구나. 그래도 되는 사람, 차별과 폭력이 가해져도 나에게 끝까지 종속적이고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과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유흥업소에 오는데, 왜 그 사람이 ‘여자’여야 할까? 왜 그냥 약한 사람이 아니라 ‘여자’여야 하지?

 

성 구매자를 비롯한 성범죄자에 대한 대표적인 사회적 편견이 ‘외롭고, 힘없고, 남자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것이잖아요? 유흥업소 손님 중 몇몇은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하기도 한단 말이죠. 집에 가면 마누라도 내 말을 안 들어주고, 상사한테 오늘 찍혀서 너무 힘들었고, 그런 말을 너희는 들어주니까 내가 여기에 오고···. 그래, 다 좋다 이거예요. 그런데 왜 그 힘든 이야기를 꼭 ‘젊고 예쁜’ 여자가 ‘일’로써 들어줘야 하냐는 거죠.

 

기존의 노동 개념으로 이런 특징들을 짚어내기 어렵던 와중에 논문 심사 위원이었던 김주희 선생님이 인터뷰 참여자들이 자신을 ‘아가씨’라고 지칭하는 것 같던데 그 단어를 사용해서 노동의 특수한 성격을 드러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셨어요. 비가시화되어 온 여성들의 노동을 가시화하는 맥락 위에 유흥업소 종사자의 노동을 위치시키되, 그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노동의 차별적인 속성 자체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는 저의 문제의식이 ‘아가씨노동’이라는 명명으로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6. 책 출간까지의 기쁨 혹은 고뇌가 들어가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첫 책이다 보니 모든 과정이 기쁨이자 고뇌였습니다. 가장 큰 기쁨은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분들이 책의 출간을 함께 축하하고 응원해주신 것이었어요. 그분들의 경험을 목격하고 같이 해석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이 책은 사실상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분들이 만든 책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표지에 관한 부분은 처음 디자인을 보고 직관적으로 딱 '룸살롱이다 오오!' 싶었고요. 제 친구는 쓰레기통과 술잔, 물잔의 디테일에 감탄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남자들의 방'의 내용과 대조적으로 너무 아름답게 구현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셨다고도 하더라고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문에 적힌 대문자 N과 살짝 열린 문의 모양새였어요. 대문자 N을 경유해 N번방 역시 '남자들의 방'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이 책을 통해 독자들과 함께 유흥업소 뿐 아니라 남자들의 방을 탐문하러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디자이너분께 존경을 보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는 것 같은데, 아직 정리가 잘 안 됩니다. 독자분들과 책을 경유해 만나면서, 좀 더 정리해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7. 마지막으로 이 책의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너무나 일상적임에도 불구하고, 공론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지 못했던 성매매와 유흥업소 접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독자분들과 같이 나누고 고민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기도 해요. 유흥업소를 비롯한 ‘남자들의 방’의 특수성에 천착한 책이지만,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썼는데요. 우리 모두의 일, 같이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의 문제로 읽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동네 서점 <너의 작업실>
동네에 책방이 있다면 든든한 기분이 들어요. 일과를 마치고 그곳에 가야지, 생각하면 비기를 쥔 듯 하루를 보낼 힘이 나기도 하고요. 이런 말은 '독립 서점'을 두고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오는 상투적인 말이긴 하지만, 상투성은 모름지기 지속성에 기대는 말이니까요. 책 그 자체 혹은 책이라는 매개로 사유와 쉼을 제공하는 작은 책방이 꾸준하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겠지요. 마케터는 일산에 있는 <너의 작업실>에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80번길 43-11 
📍 너의 '작업실'
 책방 한쪽에서 오월의봄 도서 <반란의 매춘부>가 보였어요. 이 책의 역자 이명훈 선생님께서도 이곳에서 종종 작업하신다는 말씀을 책방지기님께서 해주셨는데요. '너의 작업실'에 들어서면 너른 유리창 쪽에 밖을 볼 수 있도록 긴 테이블이 놓여 있고, 공간 중앙에 놓인 큰 테이블이 중심을 잡고 있답니다.
 많은 작가와 창작자들이 이곳에서 글을 읽고, 쓰고, 자신의 작업물을 매만집니다. 서가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워 도서가 상당히 많은데도 공간이 탁 트여 시야의 방해감이 적었어요. 책방이며 작업 공간이기도 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개인의 독서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꾸려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저의 자아들(?)을 카테고리화시키고 공간과 그것을 일치시키면 효율이 올라가더라고요. 예로, 오늘은 '글 쓰는 사람'이라고 나의 카테고리를 정했다면, 내가 정한 '쓰는 공간'에 가서 일을 진행하는 건데요. 이렇게 마음을 놓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참 좋은 것 같아요. 원목 가구와 밖으로 보이는 식물들, 글자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열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독서와 작업, 가끔은 소일거리, 가끔은 사색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 어떤 책이?
 우선 들어가자마자 눈에 띄었던 것은 그림책이었어요. 너의 작업실 인스타그램에서는 어린이 손님께서독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숙'이 규칙이 공간에서는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이 많죠. 대놓고 그런 곳을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지곤 했는데, 아늑한 이곳에선 어린이 손님들도 함께 어우러져 독서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그림책은 어린이 독자만이 향유하는 것은 아니니! 때로는 마음이 쓸쓸해지게도, 벅차게도 하는 그림책들이 많은데 이곳에도 들춰보고 좋았던 그림책이 많았습니다.

 주로 문학 위주의 소설, 시,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좋은 인문사회 분야/ 예술 분야의 책들도 많이 진열되어 있었어요. 독립 출판물, 중고 서적 코너도 반가웠고요. 표지가 보이는 책도 있었고, 책등을 보이며 발견을 기다리는 책도 있었는데 비슷한 주제 혹은 작가로 묶여 모여있어 시간의 효율성 안에서 새로운 책들도 골라보기 좋았어요. 어떤 방식으로든 좋은 책은 찾으려는 독자에게 발견되기 마련이니! 찬찬히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글자로 말 걸기
 <너의 작업실> 서가에는 작은 종이들이 붙어있어요. 제안하기도 하고, 감상을 나누기도 해요. 글자 뒤에는 늘 사람이 있으니 이런 방식으로 만나는 것은 편안하고 정겨운 것 같아요. 책방에서의 책에 관한 제안이야말로 뻔하지만, 나의 호기심 혹은 선택과 집중, 방향 잡기에 많은 도움이 되지요.

💬  책방지기님께서 따뜻한 얼그레이 차로 몸을 녹여주셨어요. '교류를 통한 일상의 변화, 책과 예술로 연결된 우리'라는 문장을 바탕으로 여러 강좌, 독서 모임, 쓰기 모임 등을 진행하시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여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해당 소식들은 너의 작업실 인스타그램(@your_jakupsil)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번외] '뒤지기' 추천사
 책방에서는 표지에 후가공 된 요소들의 느낌이나, 종이의 질감, 판형 등을 실제로 보고, 쓰다듬고, 펼쳐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저는 매대에서 잘 보이는 것에도 물론 눈과 손이 많이 가지만, 일부러 일명 '뒤지기'를 해보는 편입니다. '작정하고 뒤져본다!'는 느낌으로 열내며 찾다보면 재미있는 책을 발견할 때도 있지만,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무척 재미있어요. '남이 절~대 찾지 못하는 레어(rare) 책을 찾을 테야!'라기 보다는 과정 안에서 내가 어떤 책을 흥미로워하는지, 어떤 의제에 관심을 가지는지, 누구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건지, 어떤 표지나 서체에 끌리는지, 행갈이를 어떻게 한 책이 나에게 잘 읽히는지 등을 파악해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책은 사기 전엔 모든 파악을 마칠 수 없다는 속성이 있으니 독자와 구매자에 동시에 위치한 내가 그러한 불확실의 요소를 조금이나마 소거하는 과정으로 여러 책을 집어보고, '뒤지'며 파악해보는 것이죠. 데이터가 쌓이면 책 구매에 꽤 도움이 된답니다!
변신하는 여자들
장영은 지음

 자신의 삶을 걸고 글을 쓴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해온 문학연구자 장영은 선생님의 신작! 한국 근대 여성 지식인의 삶과 글쓰기를 탐구하는 책이에요. ‘여성들의 글쓰기’라는 화두를 이어가되, 이번에는 ‘자기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글쓰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한국의 여성 지식인들은 식민지 조선의 위태로운 현실과 맞닥뜨리며 자기 자신과 세계에 관해 적어내려갔습니다. 이들의 글은 ‘여성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궁리하게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효하고요. 여성 지식인에게 글쓰기 혹은 문학이란 사상을 매개하고 실천하는 수단이기 이전에 그 자체로 하나의 사상이었습니다.

 김일엽, 최정희, 모윤숙, 김활란, 임영신, 박인덕, 이화림, 허정숙. 이 책에 등장하는 여덟 명의 여성 지식인은 식민지 조선 사회에서 글을 쓰고, 공부하고, 사상을 벼리고, 누군가를 가르쳤으며, 때로는 권력을 획득했습니다. 그 치열한 공부와 여성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분투의 과정들에 대해, 즉 ‘자기 자신’에 대해 이들이 직접 쓴 이야기는 여성이 ‘언제’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게 되는지, 여성이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선명히 보여줍니다.

* 구독자분들께 우선 슬쩍 알립니다.
<변신하는 여자들> 관련 이벤트를 준비 중이니, 오월의봄 SNS를 눈여겨 봐주세요!

🖌️  관련 기사 보기

🏃  책 보러 가기
인싸를 죽여라
앤절라 네이글 지음 / 김내훈 옮김

 ‘새로운 공론장’이 될 거라던 인터넷은 점점 더 ‘디스토피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넷의 한구석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의 문제’로 여겨졌던 증오와 폭력의 언어는 2022년 대선을 앞둔 지금 제1야당 대선후보의 입을 통해 ‘정책’과 ‘목표’로 발화되고 있어요. 우리는 혐오의 정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았으며 얼마든지 또다시 실제 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를 통해 목격했는데요. 2021년 퇴임 이후에도 트럼프의 정치 생명은 좀처럼 끝날 줄을 모릅니다.

 미국에서 2010년대에 부상한 혐오 정치의 배경에는 인터넷이 있었습니다. '대안우파'로 묶여 호명되는 백인우월주의자와 반페미니스트 그리고 온라인의 젊은 극우주의자들. 이들은 어떻게 결집하며 주류로 부상했을까요? 무엇이 이들을 하나의 ‘세력’으로 묶어내는 걸까요?

 문화연구자 앤절라 네이글은 2000년대 이후, 특히 오바마에서 트럼프 사이 2010년대를 전후로 일어난 급격한 정치적 변화를 인터넷문화와 하위문화의 관점으로 파고들어요. 페미니즘과 섹슈얼리티, 젠더 정체성, 인종차별주의,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의제가 분출하던 기간 동안 주류 매체들의 레이더망 바깥에서 치열하게 이루어진 온라인 문화전쟁을 추적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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