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책 속의 문장으로 만나는 뉴스레터, 텍스처 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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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만들고
"책을 대하는 '태도'는 중요해요. 
그게 아니면 책 만드는 일이란 매우 허망할 수 있거든요.
세상에 꼭 나와야 할 책이란 얼마 안 되니까요." 
- 『편집자의 일』, 「태도가 책이 될 때」, 박활성, 북노마드
님, 안녕하세요. 책 속 문장으로 만나는 뉴스레터, 텍스처픽입니다.
쓰는 사람, 읽는 사람, 만드는 사람... 책으로 한 사람과 다른 사람이 연결될 때, 그 책은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되고, 장소가 되고, 관계가 되고, 또 다른 무엇이 됩니다. 책을 매개로 우리는 얼마나 멀리, 또 깊이 연결될 수 있을까요? 오늘 텍스처픽은 책을 읽고 쓰고 만드는 사람들이 말하는 책과 문장들을 모았습니다.

interview
워크룸프레스 박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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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활성이 밑줄 그은 문장 +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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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신간 소비

읽기를 통해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추천하는 책과 문장을 만나보세요

'어떻게'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워크룸프레스 박활성

 박활성
안그라픽스 편집자, 격월간 디자인 잡지 〈디자인 디비〉와 〈디플러스〉 편집장, 민음사 출판그룹 세미콜론 편집팀장을 거쳐 현재 워크룸프레스 공동 대표로 일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의 취향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 취향이 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누군가의 취향을 쫓기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존중하고 그 판단을 믿는다.”
- 그래픽 스튜디오 ‘워크룸’이 만든 출판사 ‘워크룸프레스’가 어느덧 120여 종의 출판물을 보유한 출판사로 성장했다. 워크룸과 워크룸프레스의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면?
올해로 워크룸/워크룸프레스가 15주년을 맞았다. 2006년 동료들과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며 다소 무턱대고, 별다른 계획 없이 스튜디오를 연 것치고는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스튜디오 이름을 짓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던 때가 기억난다. 그래픽 디자이너 이기준은 이름을 듣더니 화들짝 놀라며 스튜디오 이름을 왜 그렇게 지었냐고 반문했다. 이름이 별로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세상에 스튜디오 이름이 먹구름이 뭐예요.” 다행히 그 후로 워크룸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이름 탓에 주야장천 일만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씩 든다.
 
- 그 시간 동안 관계-연결-네트워크로 상징되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시각 문화, 타이포그래피, 출판, 인문학 등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편집자로서 어떤 변화의 흐름이 가장 눈에 띄었나?
미술가 세스 프라이스는 자전 소설 『세스 프라이스 개새끼』에서 흥미로운 논지를 편다.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역사는 개인적 단말기에서 시작해 네트워크로 대중화 시대를 맞고, 다시 스마트폰을 통해 극렬한 개인주의로 회귀하는 모델을 따른다는 것이다. 이는 넷플릭스로 귀결되는 영화의 역사에 대입해 봐도 얼추 말이 된다. 네트워크를 “지구를 둘러싸는 말도 안 되는 길이의 수만 개 채찍 가닥들이 후려치고, 갈기며, 찢는” 모습으로 묘사하며 그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채찍의] 손잡이는 누가 쥐고 있었나?” 시대 변화의 흐름은 너무 큰 질문이라 뭐라 답하기 어렵지만 점점 편재하는 스크린 뒤에 뭐가 있는지는 한번쯤 돌아봐도 좋겠다.
 
- 그럼에도 많은 독자들에게 워크룸프레스는 변화의 흐름에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정중동’의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독자/사용자의 변화하는 ‘취향’을 바라보는 워크룸프레스 혹은 편집자 박활성의 입장과 태도가 궁금하다.
우리는 사람들의 취향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 취향이 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누군가의 취향을 쫓기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존중하고 그 판단을 믿는다. 예컨대 종종 독자로부터 워크룸프레스에서 펴내는 책의 가독성이 나쁘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나는 워크룸 디자이너들의 판단을 믿는다. 그것이 더 가독성이 좋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전문성과 지식을 갖춘 디자이너가 고민 끝에 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 워크룸프레스 라인업 가운데 『아메토라』는 일본에서 아메리칸 스타일을 촉발한 이시즈 겐스케를 시작으로 아메리칸 스타일이 일본에 어떻게 수입-편집-보존-역수출되었는지를 짚는 색다른 책이다. ‘실용서스럽지 않은 실용서’라는 콘셉트의 워크룸 실용 총서를 통해 워크룸 프레스가 제안하고자 하는 취향의 지점이 궁금하다.
실용 총서는 편집자 민구홍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나는 시리즈다. 적당히 진지하고 적당히 엉뚱하며, 어떻게 보면 농담 같지만 한편으론 곱씹을 만한 내용이 그 총서의 핵심이자 매력이다. 『아메토라』는 실용 총서에 속하지는 않지만 패션에 대한 민구홍의 관심이 연장된 결과다. 워크룸프레스는, 물론 예술이나 문학 등 다수를 이루는 분야는 있지만 특정 분야를 고집하지 않는다. 분야를 먼저 정하고 접근하기보다는, 사람이 먼저 있고 그에 따라 책이 자연스레 정해진다. 패션 책이나 실용 총서를 내기로 하고 편집자 민구홍을 영입한 것이 아니라, 민구홍이라는 편집자가 워크룸프레스에서 책을 내면 근사하겠다는 생각이 먼저였던 셈이다. 그가 무슨 책을 내게 될지는 전혀 몰랐고 『아메토라』는, 패션에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절대로 내지 않았을 책이다. 민구홍이 앞으로 어떤 취향을 제안할지도 나로서는 전혀 짐작하지 못하겠고 그래서 더 기대된다.

- 『편집자의 일』에서 편집자가 책을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말한 적이 있다. 편집자의 태도를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거창한 건 아니고 편집자만의 태도라고 볼 수도 없다. 누구든 자기가 하는 일에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말이다. 무슨 책을 누구와 어떻게 만드는지, 편집의 층위를 이루는 여러 면에서 자기가 하는 일을 의식하고 그 의미를 따져 물어야 가능한 일이다. 특히 모든 편집자가 자신이 어떤 책을 만들지, 누구와 책을 만들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어떻게’는 편집자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아주 세부적이고 사소한 걸 예로 들어보자면, 디자이너들은 종종 띄어쓰기에 의문을 표하곤 한다. 그 띄어쓰기가 절대 불변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편집자의 재량에 따라 바뀌곤 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러나 그건 절대로 사소한 게 아니고, 미세한 글꼴 차이나 타이포그래피 세부에 목을 매는 디자이너가 할 말은 더더욱 아니다.
  📚 박활성의 문장들
인간 몸짓을 관찰함으로써 인간 존재를 탐구한 책
몸짓들』, 빌렘 플루서(지음), 얀규철(옮김), 워크룸 프레스

아무런 선입견이나 전제 조건 없이, 어려운 이론이나 다른 사람의 말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현상으로서 인간의 '몸짓'을 관찰하고 설명을 끌어냄으로써 세계 속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를 탐구한 책이다. 글쓰기의 몸짓, 말하기의 몸짓, 만들기의 몸짓, 사랑의 몸짓 등 열여섯 가지 몸짓을 두고 펼치는 플루서의 사유는 자유롭고 경이롭다.
    • 우리는 (...) 사랑의 몸짓의 본질에 다가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비극이다. 사랑의 몸짓은, 우리가 타인 속에 동화되고 소외를 극복하는 몸짓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몸짓 없는 모든 의사소통의 몸짓은 오류이다. 또는, 사람들이 과거에 말했던 대로, 죄악이다.

    • 만드는 몸짓 역시 타인에 대한 사랑의 몸짓이다. 결코 찾을 수 없으면서 손이 대상 속에서 찾는 완전함은 실망한 사랑의 몸짓이다. 그것은 인간 특유의 몸짓이다. 그것은 인간 조건의 극복을 추구하고, 체념을 넘어 사랑에서 끝난다.
      교육자의 성실함, 목수의 눈썰미, 디자이너의 상상력, 시인의 목소리가 두루 깃든 지침서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노먼 포터(지음), 최성민(옮김), 작업실유령
      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아름다운 우화
      책섬』, 김한민(지음), 워크룸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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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가 추천한 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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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얽힌 끝없는 이야기
      책 만들기에 평생을 바친 주인공 ‘저자.’ 그는 마지막 책을 만들기 전에 책 짓는 기술을 전수할 제자를 찾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제자는 하필이면 무엇이든 책으로 보이는 책병에 걸린, 앞 못 보는 아이. 노인과 어린 제자는 무사히 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 아름다운 우화는책섬』입니다. 저마다의 ‘책섬’을 일구는 사람들은 어떤 시대에도 존재했어요. 책은 오랜 역사에 걸쳐 변화해온 기술이자 예술이었음을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언가에 관한, 책』은 보여줍니다. 휴대용 기록 수단인 사물로서의 책, 정신을 담는 그릇인 내용으로서의 책, 실험과 유희가 담긴 아이디어로서의 책, 독자의 손과 눈과 마음에서 생겨나는 인터페이스로서의 책으로서 말이죠.

          • 아, 어떻게 하면 문장과 문장을 이어서 바람을 일으킬까?

          • 단 한 개의 문장으로도 포획할 수 있고, 수십 개의 문단으로도 놓칠 수 있어.

          • 책은 오솔길. 문장 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다 보면, 걸려 넘어지는 문장이 있어. 그 문장 앞에서 넌 작아지지.

            제목 책섬
            저자 김한민
            출판사 워크룸프레스
              • 우리는 덜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읽을 뿐이다. 다음에 올 책은 무엇일까?

              • 책이 손에 있음이 세계를 살펴보는 방식에서 근본적인 것이었다면, 책이 ‘용기’로서 기능하는 능력은 우리가 삶에서 질서를 발견하는 또 다른 방식이었다. 책은 사물들을 부여잡는 사물이다.

                제목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
                자/역자 애머런스 보서크/노승영
                출판사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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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근두근, 이 주의 신간 소비

              어떤 날, 어떤 사람의 기록
              일기 日記』
              “건강하시기를. 오랫동안 이 말을 마지막 인사로 써왔다. 불완전하고 모호하고 순진한 데다 공평하지 않은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늘 마음을 담아 썼다. 당신이 내내 건강하기를 바랐다. 지금도 당신의 건강, 그걸 바라고 있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우리가 각자 건강해서, 또 봅시다. 언제고 어디에서든 다시.”
              - 『일기』, 황정은(지음), 창비

              ✍️ 큐레이터 Y
              “문학을 주어로 두지 않고 목적으로 두고 살아온 지난 시간 동안 그것이 늘 최선”이었기에 소설 이외의 글을 발표하는 일이 드물었던 작가 황정은의 첫 번째 에세이. 그의 마음속 지도를 따라 걸으며 안심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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