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결권 #기업가_정신이냐 #기업가_견제냐 2020.11.03 #15 Today's Topic 수지의 스타트업은 경영권 지킬 수 있을까? 님, 안녕하세요. 미래를 검증하는 팩플레터입니다. 요즘 ‘수지가 나오는 그 드라마’의 배경은 IT 스타트업(삼산텍)입니다. 님도 보셨나요? 이 드라마에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와 지분율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삼산텍의 핵심 개발자인 남주인공과 CEO인 수지의 로맨스가 본격화되면서 팩플팀에선 이런 얘기가 오갔습니다. “사랑하면 내 지분도 내줄 수 있나?(=계산은 분명히! 제프 베조스 이혼 사례를 보라고.)”, “C레벨들이 연애? 투자자는 속 좀 타겠네(=투자금으로 연애하나)” 어쨌든, 이런 얘길 드라마에 보다니 스타트업이 대세 맞나봐요! 드라마 얘길 꺼낸 건, 요즘 정부ㆍ여당이 도입하겠다고 한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얘길 하려구요. 오늘 팩플레터 주제입니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며 외부 투자를 유치할 때마다 공동창업자들의 지분율은 낮아질 겁니다. 그러다보면 창업자가 어느날 경영권을 내놔야할 수 있습니다. 청춘을 쏟아부은 기업 경영에서 손 떼라는 요구, 창업자는 싫겠죠. 2000년대 이후 급성장한 글로벌 테크 기업 창업자들은 이런 가능성을 복수의결권 제도로 차단했습니다. 창업자의 주식엔 다른 주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제도입니다. 2004년 구글을 시작으로, 페이스북과 수많은 유니콘 기업들이 이를 택했습니다. 이들의 비약적 성장이 복수의결권 덕분인지는 분석이 분분합니다. 하나 확실한 건 테크 기업들이 복수의결권 주식구조를 유행시켰다는 겁니다. 구글 이전까지만 해도 루퍼트 머독의 News Corp, 슐츠버그재단의 뉴욕타임스컴퍼니 같은 미디어 기업 또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정도가 하는 모델이었거든요. 독립경영의 사회적 명분과 그 능력을 인정받은 경우였습니다. 테크 기업도 그런 유형으로 굳어지는 걸까요. 국내에서도 테크 스타트업들이 복수의결권 문제에 새로운 국면을 만들었습니다. 대기업들이 오래도록 원했지만 지지받지 못한 이 제도의 필요성을 스타트업이 정부에 제공했습니다. 오늘 레터에선 이 제도를 주장하는 창업자와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속내를 취재해 분석했습니다. 그럼 오늘도 팩플과 함께 알찬 시간 보내세요. 스타트업, 너흰 재벌과 달라? (10 min) 💎 핵심 인물 1. 박용진, 이용우, 류호정 : 부작용 있는데 굳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벤처기업 복수의결권 허용에 반대하는 범(凡) 여권 의원들. 복수의결권이 큰 효과 없이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2. 홍남기, 박영선 : K-유니콘 키워야죠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민간 투자 활성과 창업 생태계 증진' 과제를 안고 법안 통과에 총대를 멨다. 3. 경실련&참여연대&경제개혁연대 : 재벌이 악용할 걸 진보 진영 시민단체들. 비상장 벤처에만 복수의결권을 허용해도 슬금슬금 법이 개정돼 대기업과 상장사에도 적용할 테니 안 된다는 입장. 이들은 벤처 창업자도 딱히 신뢰하는 건 아님. 4. 유니콘 및 예비 유니콘 : 투자받고 싶지만 경영권도... 대형 투자 받으려는 스타트업들. 초기 단계를 지나 스케일업 하려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데, 창업자 지분이 희석되고 경영권 잃을 게 걱정이다. 5. 김봉진 : 난 해당 없지만 너희라도 잘...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경영자가 주식을 매각해 기부하거나 후배를 돕고 싶어도 경영권 문제로 불가능하다"며 벤처의 복수의결권 논의를 키웠다. 딜리버리히어로-배민 M&A 딜에서는 본인 지분을 본사 지분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확보했다. 🧾 목차 1. 무슨 일이야 2. 왜 논란이지 3. 창업 안 할 건데, 나랑 상관 있나 4. 창업가의 두 얼굴 : 혁신 또는 독재 5. 투자자의 두 얼굴 : 견제 또는 단타 6. 한국은 특수해? 7. 효과, 있다 vs 없다 8. 해외에선 어떤가 1. 무슨 일이야 정부가 벤처기업에 복수의결권 허용을 추진한다. 주식회사의 경영에는 ‘가진 주식만큼’ 참여할 수 있는데, 스타트업 창업자에게는 가진 주식보다 더 많은 결정권을 준다는 것.
✋ ‘벤처 복수(차등)의결권’ 논의 일지
2. 왜 논란이지 ‘1주 多표’를 허용하는 복수의결권은 ‘1주1표’ 주주 평등의 법칙에 위배된다. 현재 정부 안이 ‘비상장 스타트업’이라는 ‘일부’ 회사에만 적용된다 해도 말이다. 핵심 논점은 이것 : 스타트업은 다른가?
3. 창업 안 할 건데, 나랑 상관 있나 창업할 것 아니니 나랑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 동학 개미라면, 아니 소비자라면 관련 있다. ① 투자자인 나 복수의결권을 가진 창업자가 내리는 ‘강단 있는’ 결정이 개미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정부 법안에 대책도 들어 있다. 회사가 상장할 경우 창업자의 복수의결권은 최대 3년만 유지되며 이후엔 ‘1주 1표’로 돌아간다. 그럼에도 우려하는 이들은 있다.
② 소비자인 나 주식이나 기업 투자와 담 쌓았다 해도, 어느 물건과 서비스의 소비자다. 창업자-투자자 관계는 기업의 투자나 채용, 요금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 입김이 센 기업에선 ‘사회적 압력’에 대한 ‘오너의 결단’을 촉구하는 한국적 정서가 안 통할 수도.
4. 창업자의 두 얼굴 : 혁신 또는 독재 복수의결권은 창업자인 CEO가 기업가 정신을 사업에 적용해 혁신 성장할 길을 열어준다. 경영권 걱정 없이 주식을 처분해 후배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사회에 기부할 수도 있다. 반면 창업자의 경영 실패가 용인되고 도덕적 해이를 낳을 위험도 있다. ① 혁신 창업가
② 제왕 창업가
5. 투자자의 두 얼굴 : 견제 또는 단타 돈 투자한 만큼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건 당연한 권리다. 창업가의 전횡과 무능·부도덕을 투자자가 견제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의 장기 성장이나 사회와 공존보다 ‘차익 실현’만 원한다는 비판도 있다. ① 창업가 견제와 주주 보호 투자자는 회사 자체의 가치와 이익을 높이는 선택을 요구한다. 창업자가 소유한 만큼만 지배하도록 견제해 주주 이익을 보호한다.
② 기업사냥과 단타 투자자가 신경쓰는 회사의 가치는 ‘내가 팔기 전’까지만이다.
6. 한국은 특수해? 한국에서는 ‘재벌의 경영권 남용’이 지적받아왔다. 한편으로는 ‘외국 자본의 공습’에도 민감하다. 양쪽의 트라우마가 있는 셈. ① ‘재벌 세습’ 트라우마 복수의결권을 비상장 스타트업에만 허용해도, 후에 어떻게든 대기업 세습 경영에 악용하리라는 우려가 있다. 이미 한국 경제는 대기업 오너가 지분보다 과장된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지적.
② ‘외국 자본’ 트라우마 경영권 보호 장치가 없으면, 기업을 ‘투기 자본’이 노릴 것이라는 트라우마다.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우려는 있다.
7. 도입 효과, 있다 vs 없다 우려를 감안해, 정부의 안에는 각종 조건이 달렸다. 어느 정도 성장해 규모 있는 투자를 앞둔 스타트업에게만 해당된다. 창업자들은 ‘너무 제한이 많다’고 하고, 반대 쪽에서는 ‘소수에만 해당되는데 뭐하러 하냐’고도 한다.
8. 해외에서는 1994년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프랑스·독일에 이어 싱가포르·홍콩에 차례대로 도입됐다. 이미 복수의결권을 도입한 국가에서 ‘폐지’ 주장이 나오기도 하고, 미도입국에서는 ‘어서 도입해야’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님 생각은요? 비상장 스타트업 창업자에 복수의결권 허용, 찬성하세요? (객관식 2문항, 소요시간 15초) 설문 신뢰도를 위해 응답률 10% 이상일 때만 다음 레터에서 공개해요. 이번주에도 꼭 참여해주세요. 😌 팩플팀이 추천하는 자료 국내 금융시장의 민간 씽크탱크인 자본시장연구원의 지난해 7월 보고서입니다. 국제 흐름과 국내 도입 시 유의점 등이 정리돼 있습니다. 10월 27일 국회에서 류호정 의원실 주최로 열린 '차등의결권' 토론회 자료집입니다. 일부 참석자들의 입장은 사전 제출되지 않고 현장 발표되었고, 자료집에는 주로 반대 측 토론자들의 내용이 실렸습니다. 제도에 대한 우려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복수의결권에 대한 학문적 접근입니다.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2017년 발표 논문입니다. 미국의 법률과 경제에서 복수의결권이 어떤 의미이며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박수련 기자는_중앙일보 산업기획팀 팀장입니다. 빅테크ㆍ빅샷의 통찰을, 창업가의 실행력을 좋아합니다. 이들과 현명하게 공존하고 싶습니다. 세금 들어가는 정책과 입법이 똑똑해지면 좋겠습니다. 박민제 기자는_혁신과 법ㆍ체제의 충돌에서 나오는 파열음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술혁신이 기존 질서에 내는 균열 속에서 균형을 유지할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뜬금 없지만 택시면허가 있습니다. 심서현 기자는_기술의 지배, 피할 수 없다면 살살 맞고 싶습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학부 때 코딩 열심히 할 걸 후회해도 늦었습니다. 기술과 나의 미래, 팩플로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정원엽 기자는_IT기기와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 관심이 많고, 기존 판을 깨는 혁신을 흠모합니다. 미ㆍ중 IT생태계 경쟁이나 글로벌 플랫폼 규제 레짐 논의 같은 큰그림을 보려 노력합니다.하선영 기자는_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을 열정적으로 발굴,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받쳐주는 정책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기사로 돕고 싶습니다. 오늘 팩플레터 15호, 어떻게 보셨나요? 님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팩플팀이 쓴 이슈견적서, 미래검증보고서. 유익하셨나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꼭 얘기해주세요. 팩플레터를 친구ㆍ동료에게 추천해주세요! "뉴스 일일이 보기 힘들었는데 정리해서 떠먹여주네" "여러 측면을 짚어주니까, 반대쪽 입장도 이해가 돼~" 👇구독링크 공유하기 팩플 FACTPL factpl@joongang.co.kr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100 02-751-5114 개인정보처리방침 / 수신거부 Unsubscri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