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쿠팡vs.제조사 2.퀴비가 망한 이유
2020.10.28 (20-043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모난 쿠팡이 정 맞는다 - 쿠팡 vs. 제조기업
02 플랫폼은 쉬운 게 아니야  - 퀴비의 실패에서 배우는 교훈
03 지난주 뉴스TOP5 - '정용진의 남자가 이마트를 바꾸는 방법' 外

출처 : 쿠팡 화면 갈무리
01 모난 쿠팡이 정 맞는다  - 쿠팡 vs. 제조기업

왜 백산수는 로켓배송이 안 되나요?
올해 쿠팡이 가장 밀고 있는 상품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생수입니다! 쿠팡은 올해 4월부터 충성 고객을 늘리기 위해 생수 할인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진행했었거든요. 그 결과는 어땠냐고요? 현재까지는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실제 쿠팡의 고객 지표가 많이 개선되었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쿠팡에서 생수를 사려고 하면 뭔가 이상합니다. 쿠팡에서 생수를 사는 이유는 역시 빠른 배송, 로켓배송을 이용하기 위해서 아니겠어요. 근데 생수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보이는 건 쿠팡의 PB상품인 탐사수뿐. 물론 다른 생수들도 있긴 한데, 왠지 모르게 로켓배송은 적용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이러한 상황은 알고 보면 쿠팡과 제조기업들 간의 힘 겨루기 때문인데요. 농심이 백산수 납품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농심뿐만 아니라, LG생활건강은 납품을 중단한 것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에 쿠팡을 제소하기도 했고요. 완구로 유명한 영실업도 쿠팡을 거부하고 대형마트와 완구 도소매점 채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저가, 그것이 문제로다
물론 쿠팡에서 검색해보면, 백산수도 있고, LG생활건강이나 영실업의 제품들도 찾아볼 순 있습니다. 정확히 이들이 납품을 중단한 것은 쿠팡의 직사입 판매방식이지, 오픈마켓 셀러가 파는 것은 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쿠팡의 거래액의 70%는 직사입 부분, 특히 로켓배송에서 나온다는 것. 따라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판매기회를 그만큼 잃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커머스 거래액 1,2위를 다투는 쿠팡이라는 거대한 판매시장을 포기한 이유로, 제조기업들은 쿠팡의 과도한 최저가 납품 요구를 꼽습니다. 이러한 최저가 납품 요구는 플랫폼의 갑질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지요. 

하지만 쿠팡의 입장도 나름 단호합니다. 최저가를 추구하는 것은 고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우리의 사명이라는 것. 또한 당연히 타 플랫폼과의 경쟁하기 위해 최저가 납품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경영활동이라는 게 쿠팡의 반론입니다. 오히려 제조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소비자들의 권리를 헤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갈등, 이번엔 쿠팡이 이길까?
이와 같은 플랫폼과 제조사 간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알고 보면, 나름의 유구한 전통을 자랑합니다. 10년 전인 2010년에도 비슷한 케이스가 있었거든요. 당시에 정말 잘 나가던 이마트가 오픈 프라이스 전략을 외치며 신라면 가격을 두고 농심과 한판 붙었는데요. 승부의 결과는 농심의 승리. 전면적인 납품 중단을 외친 농심에게 이마트가 무릎을 꿇으며 오픈 프라이스 전략을 포기하는 것으로 1년 만에 대결은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의 평가는 약간 달라질 듯합니다. 그 이후 절치부심한 이마트는 피코크, 노브랜드 등 자체 PB를 대거 만들었고요. PB만으로 채운 노브랜드 매장을 만들 정도로 제조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PB전략은 쿠팡은 물론, 배달의 민족 등 차세대 커머스 플랫폼들이 모두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싸움이 길어지면 오히려 PB로 플랫폼만 이득을 보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미 일부 제조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쿠팡에 사실상 백기를 든 상황이고요. 저항 중인 기업들도 곧 쿠팡에 백기 투항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점차 커져가는 이커머스 시장, 거기서 1위를 노리는 쿠팡을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거죠. 더욱이 탐사수 같은 쿠팡의 PB만 좋은 일 시켜주는 꼴이기도 하고요.

출처 : TechCrunch
02 플랫폼은 쉬운 게 아니야 - 퀴비의 실패에서 배우는 교훈

그 누구보다 화려했던 시작
"Quibi is dead", 지난 10월 22일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이었는데요. 퀴비가 사업을 종료하고 정식 매각절차에 나설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이 소식이 놀라웠던 이유는, 퀴비의 첫 등장이 그 누구보다 화려했었기 때문입니다. 퀴비는 시작하자마, 무려 2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던 회사였습니다. 심지어 투자자의 면모도 화려했는데요. 알리바바, 골드만삭스, 디즈니 등 모두 내로라하는 기업들이었습니다.

신생기업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설립자의 네임벨류 덕이 컸습니다.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맥 휘트먼은 이베이와 HP의 최고 경영자 출신이었고요. 또 다른 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는 드림웍스의 공동 창업자이면서 디즈니의 회장을 역임했었던 거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스티븐 스필버그, 윌 스미스, 기예르모 델 토로 등 유명 인사가 파트너로 참여하기까지,  말 그대로, 드림팀 그 자체였죠. 하지만 그렇게 화려하게 시작했던 기업이 6개월 만에 문을 닫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시장은 정말 냉정하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을 지녔던 두 창업자는 이번 실패를 반성하며 직원과 투자자를 향해 사과 편지를 발송하였는데요. 이번 실패는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자체가 강력하지 않았거나,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자평하였습니다. 그리고 퀴비의 짧았던 역사를 되돌아보면, 아무래도 실패의 원인은 타이밍보다는 역시 핵심 전략 자체가 먹히지 않았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사실 언뜻 보면, 퀴비의 아이디어는 정말 신박해 보였습니다. 많은 OTT들이 이미 시장에 존재하지만, 이들의 콘텐츠는 모바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정말 모바일에 맞춰 만든 콘텐츠를 가진 플랫폼이 결국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 이들의 가설이었는데요. 말이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가설에 따라, 가로로 보든, 세로로 보든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턴스타일 방식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론칭 후 성과는 기대에 미치치 못했고, 평가는 좋지 않았습니다. 실제 다운 수는 디즈니플러스의 초기 실적의 7.5%에 불과하였는데요. 초기에는 코로나 이슈 때문 아닌가 하는 전망도 있긴 했지만요. 시간이 흘러도 상황은 반전되지 않았습니다. 고객들은 턴스타일 등의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확보한 콘텐츠 수가 너무 적어서 비싸게 느껴진다는 불만도 많았습니다. 결국 무료 90일 사용기간이 끝나자 고객 이탈은 심해졌고, 결국 서비스 종료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후발주자로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기존 플랫폼의 고객을 빼앗아 와야 하는데, 그렇다면 무언가 차별적인 경쟁역량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죠. 근데 중요한 것은 그런 포인트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 퀴비는 나름의 차별점을 캐치하였고, 이를 훌륭히 구현하는 데까진 성공하였지만, 방향성 자체가 잘못되었었기 때문에 결국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성장하지 못하고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플랫폼을 만들 때는 정말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주어야 합니다. 넷플릭스의 핵심 아이디어는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평소 느끼던 불편에서 나왔습니다. 일반 고객들도 공감할 수 있던 불편을 해결해주었기에, 넷플릭스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건 시청 경험보다는 시청하는 콘텐츠에 있다는 것을 캐치하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여 압도적 1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퀴비는 정말 고객이 불편해하는 요소에 집중하지 않았고, 오히려 본인들의 기술적인 우월함을 드러내는 데만 집중하였습니다. 그랬기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포기가 너무 빨랐다는 겁니다. 든든한 투자와 경험 많은 선장이 있었으니, 새로운 가설로 도전해볼 만도 한데 말입니다. 다만 넷플릭스조차 고전할 정도로 코로나 특수는 끝난 데다가, 경쟁은 여전히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 이러한 결론을 재촉한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성공한 플랫폼의 미덕 중 하나가 인내라는 것이죠. 아마존만 해도 긴 적자의 늪을 견뎠기에 현재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6개월은 처음부터 퀴비가 플랫폼 비즈니스를 안이하게 생각하고 접근한 것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드네요.

아무튼 강력한 도전자 하나가 제 풀에 지쳐 떨어져 나가면서 글로벌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당분간은 계속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내 OTT 시장의 경우, 최근 모바일 최적화라는 유사한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카카오TV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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