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34호

이번 주에는 몇몇 분들을 모시고 에그브렉의 이야기를 전할 기회가 있었어요. 왜 시작하게 됐는지,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요즘 고민은 무엇인지 서툴지만 솔직한 마음을 담아 전했죠. 덕분에 지난 9개월을 한 호흡으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시작'할 때의 마음을 다시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음 주에는 2020년의 마지막 레터를 보낼 텐데요. 초심을 기억하며 나름대로 근사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에그브레이커 모두 이번 한 주도 따뜻하고 안전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이해인의 말

📚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 쓸_만한_일

📚 묘씨맥주점

우리가 발견한 책

📚 신경 끄기의 기술

* 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 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12월 2주, 이 책 어때?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이해인의 말(이해인, 안희경(인터뷰) 지음, 마음산책)

🧲 #수도자 #삶 #태도 #인터뷰집

딱 작년 이맘때쯤, 이해인 수녀의 북토크에 갔었어요. 해맑음과 화통함이 공존하는 웃음, 솔직함과 유머가 교차하는 언변 속에서도 "결국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잔잔히 울려퍼졌던 시간으로 기억합니다.

에그브렉에서도 몇 번 소개한 적 있는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에서 이번에 펴낸 책은 <이해인의 말>입니다. 기존과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은 책을 만든 방식인데요. 흩어져 있던 인터뷰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밀도 높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방식을 택했어요. 인터뷰어는 캘리포니아에서, 이해인 수녀는 부산 광안리에서 화상을 통해 긴 대화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열두 번의 만남 걸친 대화의 조각들은 서로 이어져 있어요. 여성수도자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시를 쓰고 읽는 사람으로서, 투병생활을 거친 존재로서 이해인 수녀는 지나온 시간을 보듬어가며 차근히 질문을 품습니다. 그 속에는 이해인 수녀가 삶과 인간을 대해온 태도, 그리고 그 원동력인 신을 향한 마음이 담겨 있어요. 56년이라는 세월이 응축된 '이해인의 말'과 함께하는 연말이라면 조금은 차분하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수도 생활을 50년 하고 난 제 심정이 어떠냐 물으면 “담백한 물빛의 평화를 느낀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치우치지 않는, 차별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55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책]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오래된미래)
2년 2개월 동안 월든 호숫가에서 직접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월든>으로 잘 알려진 작가죠. 그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소로의 책상 위에는 신학자 해리슨 블레이크가 던진 질문이 담긴 편지 한 통이 놓여져 있었다고 해요. 이 책은 1848년부터 1861년까지 무려 13년간 이어진 둘의 편지에서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을 엮은 것으로, 한 명의 구도자에 가까웠던 소로의 생각을 더 깊이 엿볼 수 있어요.

📚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프릿 바라라 지음, 흐름출판)

🧲 #검사 #법치 #사회정의

"Doing Justice" 이 심플한 메시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전부 다른 그림을 그릴 지도 모르겠어요. 정의를 실현한다는 건 그만큼 추상적이고 복잡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책이 "Doing Justice"라는 복잡한 퍼즐에 들어맞는 한조각이 되어줄지도 모르니까요.

미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검사이자 뉴욕남부지검장으로 재직했던 프릿 바라라는 월가의 내부거래자를 파헤쳐 헤지펀드계의 거물 여럿을 기소하며 '월가의 저승사자'로도 불렸던 인물인데요. 테러, 마약, 무기밀매부터 금융 및 의료보험 사기, 사이버범죄, 공직자부패 등 그를 거치지 않은 사건이 없을 정도로 많은 활약을 펼쳐왔습니다. 2017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은밀한 정치적 협력 제안을 피하다 해임되면서 다시 한번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죠.

이 책에서 프릿 바라라는 검사로서 겪었던 여러 사건을 소개하며 '정의 구현'에서 진정 필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되묻습니다. 기계적인 수사 방법이나 원칙만 말하기보다는 법이라는 시스템이 가진 한계와 검사로서의 인간적인 고뇌, 또 누구나 갖고 있는 편향적 사고 등을 소재로 '공정'과 '정의', 그리고 '인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자고 화두를 던지죠.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오는 검찰과 법무부의 대립 뉴스에 지쳤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 "정의는 포괄적이고 막연한 주제다. 정의는 인류가 아는 매우 모호하고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로, 그 의미를 둘러싼 논쟁이 수많은 혁명과 종교와 내전을 낳았다. 내가 이 책에서 뭔가 근사하고 새로운 정의론을 내놓으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은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공정하고 그 과정을 책임진 자들의 태도가 공정하다고 여길 때, 그 결과도 정당하다고 믿는다는 점이다." (16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드라마] 넷플릭스 <빌리언스>(2016~2020)
2016년에 시즌1을 시작해서 2020년에 시즌5가 나온 <빌리언스>는 프릿 바라라와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헨의 법정다툼이 모티브가 되어 만들어진 드라마인데요. 정의 실현을 내세운 검사장과 세상의 부를 다 취하려는 억만장자, 둘의 대립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두 주인공의 두뇌 싸움이 압권이라는 평이 많아요.

📚 쓸_만한_일(줌마네 엮음, 지식의편집)

🧲 #일 #연대기 #여성 #가이드북 #이야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다가오다 보니 '올해 나는 어떤 일을 했고, 그 일은 어떤 의미였지?' 하고 돌아보게 됩니다. 행복하고 보람 찼던 순간,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에 맥락과 의미를 부여하다 보면 그 일은 지나가는 사건이 아니라 쌓이는 경험이 된다고 믿거든요.

이런 의미에서 조금 신선한 기획을 펼친 책을 만났습니다. 다양한 일을 하는 스무 명의 여자들이 모여 내가 해온 일의 연대기를 정리하고 자기 서사를 발견해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책으로 묶었거든요.

'내 최고의 스펙', '삽질의 기억', '인연 또는 악연', '일의 변곡점', '내 일의 키워드' 등 각각의 주제 속에서 펼쳐지는 개인의 서사에는 저마다의 특별함이 녹아 있어요. 이들은 이력서에 적힌 줄과 줄 사이의 무수한 행간에 대해 서로 말하고 듣습니다. "사소한 일은 사소하지 않"다고 격려하며 사회적 쓸모를 찾아가죠. 그리고 책을 보는 우리에게도 같은 질문을 건네요. 당신의 일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냐고.

🔎 "이걸 정리하면서 든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저는 생활적인 부분에서 좀 힘든 게 있어서 그 고민을 안고 여기 왔어요. 그런데 어제오늘 다시 '인연'으로 정리를 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활적인 것은 진짜 내 고민이 아니었구나.' 갑자기 눈물이…제 마음의 병들어 있던 부분을 치유하고, 좀 건강하게 일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 (152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기사] 여성신문 <이숙경 감독 "우리 모두는 위태로운 경계에 서 있죠">(2018.12)
<쓸_만한_일>을 기획한 줌마네는 2001년에 시작한 여성들의 모임으로 '여성들의 자립과 예술적 성장을 돕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어요. 어떤 사람들이 이런 단체를 만들어 왔을까 궁금해하던 찰나에 줌마네 대표 이숙경 감독의 이야기가 담긴 기사가 있어 함께 공유합니다.

📚 묘씨맥주점(김경 지음, 송송책방)

🧲 #만화 #삶 #사람 #고양이

어느 날 10년간 운영해온 작은 주점을 맡긴 채 갑자기 떠나버린 주인장. 살다보면 누구나 지치는 순간은 오니까 그럴 수 있다지만, 얼떨결에 가게를 맡게 된 이(?)는 이렇게 외칩니다. "엇?! 이...이봐. 나더러 어쩌라고! 나는 고양이란 말이다!!(냥)"

장기 여행을 떠난 주인 묘씨 대신 맥주점을 맡은 냥은 17세 노묘 고선생. 사람 말을 알아듣는 건 물론, 단골 하소연까지 들어주는 고선생이지만 솜방망이로 맥주를 따르거나 계산을 해줄 순 없기에 실질적인 스태프인 건물주 박영감이 함께 가게를 운영합니다. 둘의 활약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주점에서 박영감과 고선생, 그리고 묘씨맥주점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요.

전지적 고양이 시점(?)에서 인간과 고양이의 이야기를 담아온 김경 작가의 신작 만화로, 주인공은 단연 고선생이지만 작은 주점에 모여든 사람들의 꾸밈없는 이야기가 흐르고 있어요. 어쩐지 <심야식당>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연말에 너무 무겁지 않게 읽고 싶은 책을 찾고 있다면 맥주 한 캔 들고 묘씨맥주점에 방문해보면 어떨까요.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웹툰] 다음웹툰 <남은 고양이>(2019)
작가의 전작 <남은 고양이>는 다음웹툰에서 먼저 연재된 후 단행본으로 엮어 나왔는데요.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슬픔에 빠진 인간에게 건네는 남은 고양이 고선생의 엉뚱 발랄한 위로"를 그려내며 독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았어요. 현재 다음웹툰에서는 앞부분 일부를 미리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신경 끄기의 기술(마크 맨슨 지음, 갤리온)

🔎 인생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이 아닌,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향해 "꺼져"라고 말한다. 진짜로 중요한 것에 쓰기 위한 신경을 따로 남겨 놓는다. 친구, 가족, 목표, 퇴근 후 마시는 맥주 한잔 그리고 혹시 모를 소송을 위해. 이렇게 중요한 것만을 위한 신경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그것들에 신경을 쏟을 수 있다.

'소네'님의 발견의 기록

매달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를 통해 모닝 리추얼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든 일이든 내가 내키지 않는 것에 대해 큰소리를 쳐본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 이 문장에 있는 "꺼져"라는 말이 계속 마음을 울렸어요. 이 책을 읽는 누군가 역시 책장을 덮었을 때 '자신에게 정말 신경 써야 할 기술'이 번뜩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책에 나온 피카소의 사례도 인상적이었어요. 피카소는 생애 3만 장의 그림을 그렸는데요. 저자는 그가 그렇게 많은 작품을 그린 이유가 '유명해지기', '예술계의 부호가 되기','그림 천장 그리기'는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오로지 그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는 단순하고 소박하며 끝이 없는 것, 즉 '꾸밈없는 표현'이었다고 하네요. 리추얼을 하면서 목표를 세워 글을 쓰기보다는 허락된 시간에 책을 읽고 감상평 쓰기에 몰입했기에 더 재밌었던 거 같아요. 꼭 어떤 결과물을 만들려고 애쓰기보단 그 상태로 그대로 충분히 좋은 경험을 했고 자극도 받았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 경험들이 어디서든 나의 내면에 잘 스며들었을 꺼라... 생각하니까요. 🙌

🐣 Egg Break's comment

2020년 '우리가 발견한 책'의 마지막 타자인 '소네' 님이 추천해주신 책은 <신경 끄기의 기술>입니다. 어쩐지 연말과도 잘 어울리는 책인 것 같아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년을 돌아보며 신경 써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던 일은 무엇이었고, 내년에는 일과 삶의 어떤 부분에 신경을 집중하고 싶은지 적어봐도 좋을 것 같고요. 꽤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켰던 만큼 이 책을 소개하거나 리뷰한 기사도 꽤 많은데요. 그 중 제가 제일 재밌게 읽은 리뷰도 함께 소개할게요.

[우리가 발견한 책]은 오픈 코너입니다.

지금 읽는 책이 좋아서 같이 나누고 싶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

지금 읽는 책 소개하기

지난 주 Egg Break

'흥미로운 신간' 순위는?!

3위 <아버지의 레시피>

2위 <사냥꾼, 목동, 비평가>

1위 <가난의 문법>

투표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 "노인빈곤에 관해서 관심이 생기고 있던 와중에 가난의 문법이란 책을 발견했어요.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앞으로 노인이 될 사람으로서어떤 해결책을 바라기보다는 공감하고 싶은 마음으로 선택했어요. 디지털화 그리고 철학을 엮었다는 점에서 사냥꾼, 목동, 비평가도 흥미로웠구요."

💌 "평소 궁금하던 주제였다. 노인 빈곤층은 어떤 이유로 생기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사회와 개인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었다. 내 미래가 될 수도 있기에 더 궁금하다."

💌 "먹고 자고 일하기까지 과학기술에 의존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인간적인 삶이라는 게 뭔지 궁금하네요."

💌 "기술을 진보시키는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발전시키고 있는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책도 있으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철학책이라 엄두는 못낼거 같지만 알라딘에서 봤던거네 해서 골라봤습니다."

💌 "최근 동물권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뇌에 힘 주고 빡세게 고기를 끊진 못하지만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고기없는 식단을 해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래서 이 책에 눈길이 가네요!"

🔖 이번 주에는 어떤 책을 고르셨나요?

흥미로운 책 투표하기

책 좋아하는 친구에게 추천해주세요

에그브렉 구독하기

📮 에그브렉에 들려주고 싶은 말

🏡 지난 레터 볼 수 있는 Egg Break’s archive

📚 지금까지 추천한 책 Egg Break's Book List

🔗 Instagram @egg_break

Egg Break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