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11월은 좋아하는 것들과 헤어짐을 앞두고 있거나, 헤어졌거나, 헤어지는 일을 유독 많이 겪고 있는 아픈 달이에요.

어제는 노트북 키보드 소리와 감촉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있는 카페에 갔습니다. 이곳은 올해 12월을 끝으로 문을 닫습니다. 카페 사장님과 마주 앉아 고구마 껍질을 벗기며 함께 일하던 동료와 헤어지는 경험에 대해, 좋아하는 친구와 헤어지는 감정에 대해, 마음 한편에 '언젠가 다시 가야지' 생각해 두었던 공간이 사라지는 경험에 관해 이야기했어요.

카페에서 나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아빠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빠는 한참을 긴 안부를 묻다 모카 이야기를 꺼냈어요. 엄마 아빠와 8년 동안 함께 지내던 참기름 바른 김밥 같은 털을 가진 작은 식구 모카가 어제 아침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언니는 주말에 집에 가야겠다고 했어요. 반려동물의 죽음은 연차 사유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장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학원에 나가 수업을 하고 저는 전화를 끊고 눈앞에 닥친 작업을 마감했습니다. 급하지 않은 투두 리스트처럼, 시간이 나면 과거로 돌아가 모카와 잘 헤어지고 오늘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러는 동안 시간이 더 흘렀습니다.

저는 지난 팀선샤인 인터뷰에서, 일주일을 꽉 채워 일하면 변수가 생겼을 때 일정을 조정하기 어려워 진다는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어요. 생각해보니 이런 변수에 좋아하는 것들과 이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원하는 만큼 슬퍼하고 아플 시간을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아프지 않을 수 없는데도요.

겨울이 시작되고 있어요. 저의 일주일을 다시 계획하는 날엔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시간 분배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아끼는 것들에게 달려갈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짜야겠다 다짐했습니다. 각각의 헤어짐을 한 시기로 묶어 생각하지 않고 그때그때 헤어지는 대상과의 기억을 치열하게 복기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하고 더 늦기 전에 모카에게 인사하러 집으로 달려가 보려고요.
신선아 드림
기꺼이 슬픈 시간을 떼어놓기 위한 글 한 편과 기분 전환하고 싶지 않을 때 듣는 노래 한 곡을 골라 왔습니다.

빌라선샤인의 추천

[콘텐츠 기획] 읽고 보고 듣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뉴스레터 편 (11월 25일 수 시작)
진행: 황효진 빌라선샤인 콘텐츠 디렉터/<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저자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구체화해야 할지 고민인가요? 책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을 펴냈고 빌라선샤인의 화요일 뉴스레터 <디어 뉴먼>을 총괄하고 있는 황효진 빌라선샤인 콘텐츠 디렉터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콘텐츠 만드는 법을 알아봅니다. 나의 관심사 혹은 나의 전문성을, 개인이 비교적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매체인 뉴스레터에 담아내기 위한 기본기를 다져봐요.

지난 참가자들의 후기
  •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직장에서 기획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획자의 관점을 처음 접해봤거든요."

  • "어떤 책, 유튜브, 모임에서도 느끼지 못한 섬세함과 효율이었습니다. 효진 님의 팁 한 스푼으로 생각의 깊이가 훅훅 깊어지는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 "이전까지는 기획이라는 걸 자세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그냥 무작정 글을 쓰면서 작업했는데, 기획의 단계를 촘촘히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른 분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습니다."
* 위 신청 버튼은 빌라선샤인 멤버가 아닌 분들을 위한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멤버가와 비멤버가가 다르므로 빌라선샤인 통합 멤버십에 가입한 분들은 'For Newomen' 메뉴를, 콘텐츠 멤버십에 가입한 분들은 'For Newomen'을 클릭 후 '콘텐츠 뉴먼 신청 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

[커리어 기획] 이 시대에 맞는 나의 일 이야기 발견하기 (11월 25일 수 시작)
진행: 신지혜 빌라선샤인 커뮤니티 디렉터

나의 일을 어떤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을까요? 파편화된 경험처럼 느껴져서 불안하지는 않나요?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경력을 어떠한 태도로 바라봐야 하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경력을 바라보는 관점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맞는 경력 태도의 관점으로 나의 일 경험을 살펴보며, 나다운 일 이야기를 정리해 봅시다. 나의 일을 나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 조금은 덜 불안해하며 지속 가능하게 그려볼 수 있을 거예요. 3회의 만남을 통하여 일과 관련된 나의 욕구와 맥락을 발견하고, 이를 안전한 환경에서 일터 밖 동료들과 공유해 봅니다. 동료들과 함께 '경험으로 쓰는 일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세요. 

지난 참가자들의 후기
  • "혼자 일 이야기를 정리하며 구체적으로 진도 나가지 못하고 있었을 때 워크숍을 통해서 ‘멘토‘와 ‘동료’를 만난 것 같아서 신이 났어요."

  • "나의 시그니처를 언어로 정의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어서 기뻐요. 나의 시그니처를 깨닫고 나니, 내가 무엇에 가치를 느끼는지 고민하고, 글로 쓰고, 말로 표현하며 더 잘 키워가고 싶어요."

  • "한 번도 살펴보지 않았던 ‘일하는 나’에 대해 되돌아보고 진단해보면서 나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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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디어뉴먼, 혹시 놓치셨다면?

"이번 21대 국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국회의원의 수는 총 57명입니다. 전체 의원 수의 19%밖에 안 되지만, 역대 최고치라고 하니까 조금씩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긴 한 것이죠. 그 과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 의원들이 57명이어도 조금 달라졌다는 느낌이 드는데, 100명이 된다면 어떨까. 그러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이슈들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또 제도와 법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만으로도 기대가 되고, 머지않을 때에 이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할 일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내린 결론은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여성 국회의원들을 응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8월 빌라선샤인의 프로그램 '뉴먼 밋츠 뉴먼'에 함께했던 장혜영 의원이 '홀로 일하게 하지 말아달라'고 얘기했던 것처럼,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법안과 제도가 마련되는 방법은 '이렇게 많은 표가 이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해요. 그래서 다음 총선 때는 여성들의 바람과 응원에 힘입어 57명보다 더 많은 여성이 국회에 들어가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홍진아)

이번주 디어뉴먼, 어떠셨나요?

좋았어요 😊 ㅣ 아쉬워요 😔 


나답게 일하고 싶어 하는 동료 혹은 친구에게 '디어뉴먼'을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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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디어뉴먼을 만든 사람

메인 원고. 신선아
기획&책임 편집. 황효진
헤더 디자인. 신선아



빌라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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