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3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39호

설 연휴 이후 일상으로 돌아온 한 주, 잘 보내셨나요? 매일 하던 일에 다시금 적응하느라 정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셨을 것 같아요. (저도 그랬답니다😂) 구정 연휴까지 지나고나니 이제 정말 2021년이 시작되었구나 싶은데요. 여전히 코로나가 사나운 위세를 부리고 있지만, 우리 모두 지지 않고 차근차근, 각자의 속도에 맞게 걸어가는 한 해를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평소보다 조금은 더 기다려온 금요일과 주말, 에그브렉과 함께 책 구경하며 잠시 쉬어가세요.

2월 3주, 이 책 어때?

📚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 식탁과 화해하기

📚 사장의 탄생

행신소

📚 잃어버린 시절

우리가 발견한 책

📚 2인조

* 책 정보를 더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2월 3주, 이 책 어때?

📚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제프 베조스 지음, 위즈덤하우스)

🧲 #아마존 #제프베조스 #원칙 #기록묶음

2주 전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서 물러난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1994년 창업부터 27년간 아마존을 이끈 베조스는 올해 3분기에 아마존 이사회 의장으로 직책을 바꿀 것임을 밝혔죠. 이후에는 우주사업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에 주력하면서 워싱턴포스트, 베조스 지구 펀드 등 다른 사업에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요.

때마침(?) 제프 베조스가 쓴 책이 한국에도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프 베조스가 그동안 쓴 기록들을 엮은 것으로, 연설 모음과 연례 편지를 엮은 1부, 주주서한을 모은 2부로 나뉘어 구성돼 있어요.

영문판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꽤 긴 시간 동안 써온 글을 묶었음에도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제프 베조스의 철학이 농축되어 있어서 좋다는 평과 그동안 공개된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 새로움을 주기는 어렵다는 평이 함께 있습니다. 아참, 이 책의 백미는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인물 전기를 써온 월터 아이작슨이 쓴 서문이라고 하네요. (언젠가 아이작슨 버전의 <제프 베조스>도 나오지 않을까요?)

🔎 "마음과 직관을 이용해야 합니다.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본능을 믿어야 합니다. 모든 좋은 결정은 그런 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함께해야 합니다. 또한 대단히 겸손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틀리는 것은 그렇게 나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저 또 다른 사건일 뿐이죠." (75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영상] BBC NEWS 코리아, <세계 1위 부자 제프 베조스: 당신이 알아야 할 인물>(2020.07)
이제는 모르는 사람을 찾는 게 더 힘들 만큼 유명해진 제프 베조스의 일대기를 담은 6분 남짓한 영상입니다. 역설적인 이미지를 가진 제프 베조스에 대한 평가부터 그의 어린 시절, 수치에 집착하며 본격 비즈니스를 성장시킨 모습, 아마존의 문화 등 다방면의 이야기를 압축했어요.

📚 식탁과 화해하기(루비 탄도 지음, 민음사)

🧲 #에세이 #음식 #음식문화 #식탁

요즘 제가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아침'입니다. 툭 하면 거르고 나가기 일쑤였던 아침을 제 손으로 꼬박꼬박 차려 먹기 시작했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시작한 아침 차려먹기 습관...)

그런데 생각보다 아침을 준비하고 차려 먹는 게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일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을 보는 순간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철학과 예술사를 전공한 후 독학으로 요리를 배워 제빵사이자 음식 에세이스트가 된 저자는 "음식을 먹는 단 하나의 옳은 방법 따위는 없으며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그는 하나의 상품이 된 웰빙 문화와 섭식 장애를 일으키는 다이어트 문화, 입맛의 서열화를 부추기는 엘리트 문화 등에 쓴소리를 던집니다. 매일의 삶에서 마주하는 음식의 의미를 찾는 일, 식탁의 온기를 느끼는 일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면서요. 결국 음식이라는 대상과 식사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는 에세이가 아닐까 싶어요.

🔎 "음식을 대하는 방식과 자기 스스로를 대하는 방식은 함께 가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열중해서 식사를 즐긴다면 음식은 우리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리라. 앞뒤가 맞지 않고 충동적이며 종잡을 수 없는 식욕을 기분 좋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때로는 더 먹기도 하고 때로는 덜 먹어도 괜찮다. 나는 우리가 이 거대하고 기이한 세계를 가능한 한 많이 흡수하면 좋겠다."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글] 브런치,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넷플릭스 음식 콘텐츠 탑10>(2020.11)
음식이야말로 다른 문화를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통로입니다. 요리는 그 자체로 예술이기도 하고요.그런 의미에서 음식과 요리야말로 무궁무진한 콘텐츠 소재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중에서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음식/요리 콘텐츠를 정리한 글입니다. 저는 <

Cooked : 요리를 욕망하다> 시즌 1을 즐겨찾기해두었어요.

📚 사장의 탄생(데이비드 색스 지음, 어크로스)

🧲 #창업 #사업 #기업가 #기업가정신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입니다. 직장을 다닌다고 해도 '언제가는 내 손으로 일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1인 기업' '프리 에이전트' 등 독립적으로 일하는 형태도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다시 말하면 누구나 새로운 형태의 일하기에 뛰어들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사장의 탄생>은 <아날로그의 반격>으로 알려진 작가 데이비드 색스의 책입니다. 원제는 'The Soul of an Entrepreneur', 부제는 'Work and Life Beyond the Startup Myth'이지만, 한국에서는 (문화나 배경에 맞게) 조금 다른 결의 제목으로 나온 것 같아요. 색스는 이 책에서 기업(사업)가의 정의를 "본인이 스스로의 상사가 되는 사람,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내리고 있습니다.

그는 2년 동안 200여 명의 기업(사업)가를 만나 '왜 이들은 기업가가 되었는가'를 탐구했다고 해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출발점에 선 사장, 이미 시작한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장, 삶의 의미를 찾아 뒤늦게 사업을 시작한 사장까지 여러 유형의 기업(사업)가를 찾아다니며 '내 일을 시작해서 돈을 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았죠. 지금 '나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새로운 길을 찾아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 "창업가가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지를 설명해주는 가장 중요한 단일 요일은 독립성이다. 그다지 놀랍지는 않다. 결국 자유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창업이 보증해주는 하나의 가치다."(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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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인터뷰] 매일경제, <코로나시대 기업가정신은 매출보다 '생존'이다>(2021.01)
이 책이 한국판으로 나오기 전에 진행된 데이비드 색스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스타트업 붐에 대한 글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행하면 할수록 이들의 이야기는 아주 일부일 뿐 세상에는 여러 산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기업(사업)가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방향을 바꾸었다고 해요. 그리 길지 않은 인터뷰라 한번 읽어봄직 합니다.

행신소(행복한 순간들의 신간 소설을 소개합니다)

#행신소는 격주로 돌아오는 신간 소설 큐레이션 코너입니다. 출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간 소설을 에그브렉의 소설 큐레이터가 직접 골라 읽은 뒤 솔직한 리뷰를 건넵니다.

📍 CURATOR: HAPPY MOMENTS(행복한 순간들)

개발자이지만 코딩보다 독서를 더 좋아하는 책 읽는 프로그래머입니다. 소설을 좋아하고 책 관련 팟캐스트를 잔뜩 듣습니다 :D

📚 잃어버린 시절(김영애 지음, 북만손)

🧲 #추억 #향수 #자전소설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부모님의 인생을 소설로 엮는 것인데요, 제가 꿈꿨던 소설과 가장 유사할 것 같아서 고른 책이 <잃어버린 시절>입니다. 이 소설은 48년생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가 깊게 배어 있는 주인공 '영길'의 삶을 담고 있어요.

4살 때 기억으로 시작해서 아들의 아들들을 보기까지, 소설에는 긴 터널 같은 생의 순간들이 시간순으로 나열돼 있습니다. 덕분에 독자는 영길이 만든 기억의 징검다리를 순서대로 건너기만 하면 되죠.

저는 이 소설을 읽고 부모님께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어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끓인 우유를 먹고, 퇴비증산 운동으로 뒷산에서 나뭇잎을 모으고, 골목에서 땅따먹기하던 영길의 모습이 한층 더 가깝게 다가오더라고요. (아버지는 가루우유를 먹었다고 하네요..!) 영길의 유년시절 이야기뿐 아니라, 시집살이로 고생했지만 그럼에도 시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고 장례를 치르며 눈물을 흘렸던 영길의 모습도 기억에 남아요. 원망스러우면서도 그리운 감정이 잘 느껴졌거든요. 참고로 <잃어버린 시절>은 추억과 향수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지만, 특정한 주제 혹은 메세지나 특별한 서사는 없어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선택에 참고해주세요!

📝 한줄평

나의 부모님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쓰셨을까,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

👍 (현재 30~40대의) 부모 세대의 젊은 시절이 궁금하거나 어렸을 적 추억을 회상하며 향수에 젖는 감정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

👎 스토리라인을 중요하게 여기거나 임팩트 있는 결말을 원하는 사람, 혹은 '아내' '어머니'로서의 솔직한 삶의 모습을 엿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비추천(소설의 2/3는 영길이 결혼하기 전의 삶을 다루고 있음)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책] 존 윌리엄스 지음, <스토너>(알에이치코리아)

<스토너>는 <잃어버린 시절>의 남자 주인공 버전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스토너>야 말로 생의 시작부터 마침표까지 한 인물의 인생이 온전히 담겨 있는 소설이거든요. 영길의 이야기를 읽으며서 스토너가 종종 떠올랐어요. 영길과 스토너, 두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면서 우리는 인생을 통해 무엇을 얻고, 잃고, 또 기대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책] 박완서 지음, <엄마의 말뚝>(세계사)

'어머니의 삶'이라는 키워드로 가장 먼저 떠오른 책은 <엄마의 말뚝>입니다.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지요. <잃어버린 시절>이 어머니 본인의 시점이었다면, <엄마의 말뚝>은 딸의 입장에서 바라본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2021년 1월 22일은 박완서 작가 타계 10주기였기도 했는데요. 이번 기회에 박완서 작가의 책을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2인조(이석원 지음, 달)

🔎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든, 내 행위에 대한 판단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 다른 사람의 규정 따위는 필요 없다는 것. (340쪽)

'슬봉'님의 발견의 기록

이전에 나온 이석원 작가의 글을 읽을 때면 '참 나와 다른 사람이다, 이 사람은 분명 나를 싫어할 거야'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러면서도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어서 그의 책을 늘 읽었죠. 최근에 나온 <2인조>도 그런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하며 제가 겪었던 강박과 스트레스가 이 책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서 놀랐어요. 나와 참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2인조>에서는 동질감이 느껴졌달까요. 아직 저는 저의 문제를 풀고 있는 중이지만, 이석원 작가만의 매뉴얼을 보며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는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해야겠구나' 하고 다짐하게 됐어요. 사실 전 자기개발서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산문집은 묘하게 자기개발서 같지만 처절한 몸부림 뒤의 고백 같은 글이라 마음이 가요.

🐣 Egg Break's comment

오랜만에 에그브레이커의 추천 책으로 돌아온, '우리가 발견한 책'입니다. 오늘은 '슬봉'님이 발견한 <2인조> 이야기를 나눌게요. 지난 달 교보문고 북뉴스에 올라온 이석원 작가의 인터뷰 기사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왜 이 책을 쓰게 됐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들어볼 수 있어요. "그동안 내가 나를 오랫동안 방치했고 사랑해주지 못했고, 그래서 어느 때는 나와 내가 적대관계이기도 했어요. 단지 지금까지는 내가 '나'를 제외한 타인과 세상에 대해서만 너무 집중해왔기 때문에 이번 책에서는 나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다뤘고요." <보통의 존재>를 좋아했던 독자로서 꾸준히 그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기록을 남겨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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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하기를 워낙 좋아해서 지금도 친구들과 코로나 이후의 파티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TMI이지만 화상회의로 만나 회의할 때가 요즘 가장 즐거운 시간입니다 ㅎㅎㅎ 요즘 영감에 대한 컨텐츠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판을 짜는 사람들의 단단한 기획 노트>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습니다."

💌 "1000년 이상의 시간을 오가는 소설이라니 상상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살만 루슈디 <한밤의 아이들> 사놓고 안 읽었는데, 갑자기 살만 루슈디 소설이 읽고 싶어졌습니다."

💌 "음악 이론이나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다룬 책들은 많이 봤는데 음악 자체에 대한 에세이는 처음 접해봐서 조금 새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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