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3, 2024
아피스토의 풀-레터 S1.5-9 vol.40
아피스토, <칼라데아 오르비폴리아와 파르디에 아 바푀르, 그리고 가마솥>, 2024


저를 처음 관엽식물에 빠지게한 식물이 있습니다. 칼라데아 오르비폴리아입니다. 볼리비아 열대우림이 원산인 이 식물은 화려하고 큰 잎을 가지고 있어 한눈에 반해버리고 말았지요. 둥근 잎에 하얀색 줄무늬가 새겨진 이 식물은 그야말로 유니크함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SNS를 통해 사진으로만 감상해야 할 뿐, 그야말로 실물영접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 즈음 남미의 관엽식물들이 하나둘 수입되면서 저도 오르비폴리아를 키울 기회가 있었는데요. 식물이라는 것을 처음 키운 데다 높은 습도가 필요한 이 식물을 잘 키울리 만무했죠. 무려 3번이나 새로 키워야 했습니다. 지금은 대품이 되어 크기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졌지만요. 


이 식물을 처음 봤을 때 그 설렘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무엇이든 생경한 것을 처음 볼 때는 그런 느낌이 들겠지요. 파르디에 아 바푀르라는 자동차도 그랬을 겁니다. 이 차는 1770년 선보인 인류 최초의 자동차입니다. 프랑스어로 '증기마차'라는 뜻입니다. 증기기관을 이용한 최초의 탈것이었지요. '마차'라는 이름처럼 아직까지 자동차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무언가 앞에서 끌어주는 동력이 있어야 나아간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생김새 역시 마차를 닮았습니다. 앞에서 끌어주는 동력은 증기가마였습니다. 처음 이 '물건'을 본 사람들은 증기가 끄는 마차라고 생각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이 탈것을 보고 느꼈을 생경함과 낯섬이 어땠을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르비폴리아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생각하면, 그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제가 5월에 있을 전시에 소개할 작품 중 하나는 제목이 <칼라데아 오르비폴리아와 파르디에 아 바푀르, 그리고 가마솥>입니다. 이 그림에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가 등장합니다. 물론 이 그림의 자동차에는 있어야 할 증기가마가 없습니다. 이전 레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의 오브제가 은근슬쩍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저는 증기가마 대신 가마솥과 풍로를 달았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드는 생각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끼리도 제법 잘 어울릴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 드는 것이지요.


5월에는 다른 콘셉트의 저의 전시가 2번에 걸쳐 열립니다. 

5월 4~6일까지는 구근이 캐릭터를 전시하는 <2024 어린이 일러스트 페어>에 참여합니다. 

5월 11일~ 6월 6일까지는 오늘 소개한 그림들을 전시하는 <녹색소음 전>이 열립니다.


모두 파주출판단지 지혜의숲에서 열립니다. 푸르른 5월,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며 놀러오세요. 


p.s. 전시 준비하느라 4월 한달은 영상도 쉬었습니다.

5월부터는 다양한 식물 영상으로 찾아뵐게요. :)


아피스토 드림.


  
  
오늘의 풀-레터 어떠셨나요?
당신의 식물 이야기나
식물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답장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