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푸틴이 만납니다. 전쟁의 세 가지 유형을 소개하고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국제사회를 분석합니다.
<목차>
  1. 전쟁의 세 가지 유형
  2.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3. 그래서 김정은과 푸틴
화요일의 Tea Talk을 시작하기 전 두 개의 질문을 드릴게요.

  정답은 없으며 고교 수준의 지식만 있으면 충분히 답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빨리 풀려기보다 3분 정도 곰곰이 생각해 보는 걸 권장합니다.
1. 전쟁은 어떤 ❤️‍🔥마음에서 비롯될까?
①물러설수록 손해!
  •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선제공격으로 협상 우위를 차지한다.
②내일이 너무 암울하다.
  • 미래가 두려워 차라리 예방전쟁을 한다.
③전쟁으로 얻을 게 잃을 것보다 더 많다는 판단
  • 침략 계획을 꼼꼼히 수립하고 임하자.
 
2. 제1차 세계대전,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클까?
  • ①모든 것의 시작, 오스트리아
  • ②오스트리아 황제를 피살한 세르비아人
  • ③오스트리아 지원을 약속하고 슐리펜 (전쟁)계획을 작동시킨 독일
  • ④세르비아를 지원하기 위해 총동원령을 발령한 러시아
  • ⑤국력이 커나가던 독일을 압박하던 프랑스
  • ⑥중립보다 파병을 결정한 영국
1. 전쟁의 세 가지 유형
첫 번째 질문부터 하나씩 풀어나갈 텐데요. 비밀요원님은 몇 번을 선택하셨나요?

  전쟁이라는 게 한 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으며 많은 수의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참담함의 크기는 다르지 않지만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도 구체적입니다.

  전쟁이 일어나는 과정을 따라가면 내적 서사에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③번, 전쟁으로 얻을 게 잃을 것보다 많다는 판단. 침략 계획을 꼼꼼히 수립하고 임하자.“를 선택했다면
  • 비밀요원님은 제2차 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을 떠올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전쟁이 이같은 유형입니다. 침략자는 전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판단하고 일으키는 것입니다. 사실, 자신이 이길 가능성이 적은데 전쟁을 일으키는 멍청한 지도자는 없을 겁니다.

  때문에 국제사회의 안보는 ‘억제’라는 개념으로 작동합니다.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한다면 감당하지 못할 보복을 가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전쟁을 못하게 막는 것으로 억제란 “이 선을 넘지 마시오“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힘이라는 게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는 겁니다. 팽팽하게 힘의 균형을 이루다가도 특정 시점에 하나의 국가가 월등히 커질 수 있으며 전쟁은 정보전이기도 합니다. 상대의 국력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하거나, 혹은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며  전쟁, 해볼만하다”는 오판으로 전쟁이 일어나기도 니다.
  
  그럼에도 요지는 내가 이길 있다 판단과 계획 갖고 전쟁에 임한다 겁니다. 쉽게 말해 억제의 실패, 그로 인해 전쟁이 발발합니다.
하지만 모든 전쟁이 이처럼 “이길 가능성“만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②번, 내일이 너무 암울하고 미래가 두려운 나머지 잠재적 위협을 없애기 위해 차라리 먼저 예방적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전쟁의 승산 여부는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전쟁 외에는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안 보이는 겁니다.

  최악의 수임을 알고서도 두는, 자충수라고나 할까요? 혹은 연인으로부터 이별 통고를 받을까 무서워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는 것과도 비슷한데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 전쟁이 이같은 유형입니다.

  전쟁에 임하는 마음이 무엇에서 비롯됐든 여기까지는 전쟁의 침략자가 명징하게 구별됩니다. 승패를 떠나 전쟁 목표와 계획 등도 구체적입니다.
그러나 여기 또다른 전쟁이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입니다.

  앞서 두 번째 질문으로 제1차 세계대전의 책임이 누구에게 가장 큰지 물어봤는데요. 많은 수의 비밀요원님이 독일을 선택했을 겁니다. 하지만 독일이라 고르면서도 개운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런 거죠.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이 오스트리아 황제를 피살한 사건이 어쩌다 이웃 국가들의 전쟁으로까지 확전됐는지, 이들 국가가 전쟁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 했던 건지, 4년이나 넘게 지속된 참호전에서 승자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건지, 단지 오스트리아를 지원했을 뿐인(?) 독일에게 왜 가장 큰 책임이 지워지는 건지 등등 많은 게 간결하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양차 세계대전으로 패키지로 묶이지만 제1차 세계대전의 양상은 제2차 세계대전과는 분명 다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전쟁의 세 번째 유형입니다. 일어는 났지만 주도적인 침략자가 없으며 계획된 침략도 아닌 전쟁.

  제1차 세계대전은 전쟁에 참여한 국가들 간에 국익이 팽배하게 충돌한 것이 아닙니다. 제국주의적 침략 야욕이 깔려 있지도 않았으며, 국내정치적 요인이라든지 민족주의적 전쟁 기운이 크게 작용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물러설수록 손해!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신화가 팽배한 가운데 어차피 치러야 할 전쟁이라면 선제공격으로 협상 우위를 차지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나를 따르라!”는 전쟁이라기보다 이렇게 이상 전쟁으로 간다 가까웠던거죠. 전문 용어로 표현하면 안보적 불안 심리가 고조되며 상황을 오판하고 상호 간 위기 관리 실패로 발발한 전쟁입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전쟁은 기본적으로 억제가 실패했을 때 발발합니다. 전쟁의 침략자와 침략 목표・계획 등이 명징하게 구별됩니다. 하지만 내적 서사를 세밀히 따라가면
  • 승산이 없더라도 전쟁이 아니고선 현재의 암울한 상황을 벗어날 길이 없을 때 혹은,
  •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믿음 속에서 선제공격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도미노처럼 일어나기도 하는 게 전쟁입니다.

  이를 깔끔한 언어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①억제 실패로 인한 기획된 전쟁
  • ②예방전쟁
  • ③의도하지 않은 전쟁

전쟁의 가지 유형은 시에라 소사이어티에서 운영하는 <세계지도 다시 그리기>에서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전 국방부 기조실장님과 나눈 대화 일부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책 <낙엽이 지기 전에>를 추천합니다.
  • 다만, 전쟁의 세 가지 유형은 완전히 상호배제적인 것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2.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다소 무시무시한 상상이긴 합니다만 국가안보 전략을 수립코자 한다면 시나리오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위에서 다룬 전쟁의 세 가지 유형 중 어떤 경로를 따르게 될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는데요.

  정답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한반도 전쟁은 남북이라는 두 개의 변수로만 구성되는 게 아니라 대만해협에서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어느 전선에서 어떤 이유어떤 순서 발발하는지에 따라 전쟁에 참여하는 국가 규모는 물론 전쟁 양상마저 모두 달라집니다.

  다만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의 결정적 차이는 전쟁의 침략자와 침략 목표・계획 등이 명징하게 구별되는지였습니다. 더하여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한몫했습니다.

  그래서 여쭤봅니다. 비밀요원님이 판단하기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쟁에의 목표와 계획 등이 명징한 국가가 있나요? 즉,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제1차와 제2차 중 어떤 세계대전과 유사한 양상을 띌까요?

  거듭 정답은 없습니다. 이곳에서 서베이에 참여 비밀요원님의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세요.
오늘따라 질문이 많습니다만 비밀요원님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현재의 국제정세를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따라 처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좁게는 한반도, 넓게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침략 목표와 계획 등이 명징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이 높은 국가가 하나라도 있다면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과 유사한 양상을 띌 겁니다.

  그렇다안보 전략은 억제 실패를 막기 위해 상당히 단호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전쟁을 일으킨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감당하게 된다는 걸 상대에게 확실히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비밀요원님이 군사적 긴장 상태가 고조될 지언정 선제적으로 전쟁을 치르려는 확고한 마음을 가진 국가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지금의 인도-태평양 정세는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직전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도 전쟁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긴장 상태가 고조되며 느닷없이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안보 전략은 우발적 사태가 위기로 증폭될 가능성을 줄이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갈등 관계에 놓인 국가일 지라도 핫라인을 구축하고, 정기적인 대화 채널을 가동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난 날의 전쟁에서 얻어야 하는 교훈이라면 바로 이러한 것들이겠죠.
현재의 국제정세가 군사적 긴장만이 아니라 첨단기술, 식량, 에너지, 기후변화 등 상당히 많은 의제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어떤 것도 단정적으로 예단하긴 어렵습니다만 국제사회에도 트렌드라는 게 있습니다.

  온라인 공간을 휩쓰는 무수의 ‘들이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정부 단위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행동들인데요. 요즘의 트렌트는 우발적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기입니다.

  이를 테면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증강하는 위협인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만 201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한중일 삼국 정상회의가 연내에 개최된다든지, 지난 6월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베이징에 방문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인도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푸틴에 이어 시진핑마저 불참하면서 공동성명서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았습니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지난 해보다 한층 완화된 수준으로 공동성명서를 결국 발표했습니다.(이에 관해선 다음 비밀작전에서 풀어내겠습니다.)

  요지는, 갈등할 지언정 관리하며 물리적 분쟁으로 치닫는 상황은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는데요. 이런 때에 김정은이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해 푸틴을 만납니다.
3. 그래서 김정은과 푸틴?
김정은과 푸틴의 직접 회동은 4년 전인 2019년 4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당시 김정은은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외교적 돌파구가 필요했는데요. 그럴 때에 푸틴을 만나 고립된 상황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푸틴은 북측을 들러리 삼아 자신의 외교력을 뽐내려했죠. 이듬 해 발발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조선(북한)은 스스로 고립을 자처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북측도 만성적 경제위기를 벗어나고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누구와 됐든외교활동 필요하지만 더욱 절박한 건 러시아입니다. 19개월 째 전쟁을 치르며 푸틴 역시 국제적 왕따가 됐습니다. 러시아 밖으로는 나가지도 않고 있습니다. 무기도 필요합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시간의 문제였을 뿐 예견된 수순이었기에 이 자체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닙니다. 또한 두 국가가 무언가를 주고 받더라도 이면합의로 남겨둘 가능성이 큽니다. 북측은 핵개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만큼 양국에 이익이 될 부문만 선택적으로 공개할 겁니다.
그럼에도 흥미롭게 지켜볼 건 러시아가 북측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입니다.

  러시아는 겨울을 앞두고 곡물과 에너지 등으로 승기를 잡으려는 계획이지만 이것이 성공하려면 장기전을 버틸 여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즉, 포탄이 필요합니다. 북측은 155mm 포탄을 가급적 비싸게 팔려고 하겠죠. 하지만 러시아도 장기전의 여파로 인해 북측이 만족할 만큼 경제지원을 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때문에 북측엔 없거나/부족한 군사위성과 군사기술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점쳐지는 데요. 자세한 내용은 회담 종료 후 정보당국의 분석 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한국으로선 또다시 안보딜레마에 봉착합니다. 자국(북측)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상대국(남측)에겐 안보적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즉, 대만해협에서 미중갈등과 별개로 한반도 내에서도 군사적 긴장은 줄어들기는커녕 계속해서 고조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안보적 행위가 명백한 침략 계획의 일환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으로 인해 남은 건 해석과 의지의 문제입니다. 남북 모두에게 예외 없이 해당하는데요.
  • 선제공격을 당하느니 내가 먼저 치느냐 혹은,
  • 제1차 세계대전을 교훈 삼아 위기 관리 매뉴얼을 적극적으로 작동시키느냐.

  정답은 없습니다. 고민과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비밀요원님의 의견을 이곳에 남겨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과 나누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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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9월 24일(일) 20~22시(KST)
  • 박현주 중앙일보 외교안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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