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4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40호

마흔 번째 찾아온 에그브렉입니다. 오늘은 귀여운 다짐을 소개하는 글로 뉴스레터를 열어볼게요. 에그브렉은 매주 레터 하단에 '흥미로운 책' 투표 링크를 업데이트해두는데요. 지난 주에 걸어둔 링크의 답변에서 "지금 읽는 책 완독하면 꼭 자랑할 거예요!"라는 코멘트를 발견했답니다. (너무 귀여워서 혼자 꺅꺅거림..👉👈) 완독 자랑, 책 산 자랑 모두 환영하니 언제든 편히 남겨주세요😉 이 레터를 보고 계신 에그브레이커 모두 며칠 안 남은 2월 따뜻하게 보내시고, 3월에 만나요!

2월 4주, 이 책 어때?

📚 휴먼 네트워크

📚 인생에는 특별한 것과 평범한 것이 모두 필요하다

📚 가짜뉴스의 심리학

📚 연중무휴의 사랑

우리가 발견한 책

📚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 책 정보를 더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네이버책에 등록되지 않은 신간은 인터넷 서점 중 출고일이 빠른 곳으로 연결합니다.

2월 4주, 이 책 어때?

📚 휴먼 네트워크(매슈 O. 잭슨 지음, 바다출판사)

🧲 #인간관계 #네트워크 #능력주의 #양극화

요즘 '클럽하우스'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는 곳이 없죠. 오디오 SNS인 클럽하우스를 접한 이들의 의견은 대략 두 가지로 나뉩니다. '평소 쉽게 만나기 힘든 사람들의 캐주얼한 대화를 가까이서 듣고 참여할 수 있으니 너무 좋다' VS '초대장이 없으면 가입도 못 하고 아직 iOS에서만 실행할 수 있는 데다 뭔가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져 불편하다'

물론 클럽하우스만 명암이 분명한 건 아니에요. 대다수의 SNS 역시 명암이 존재합니다. 오랫동안 네트워크를 연구해온 저자는 "기술 발전으로 더 많은 연결이 가능해졌지만, 동시에 더 많은 분열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해요.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소셜미디어지만, 정작 그 안에서 우리는 '생각과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과 어울리면서' 사회가 점점 양극화된다는 것이죠.

여기까진 많이 들어본 이야기인데요.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저자의 분석이 네트워크의 속성과 구조를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데 있어요. 네트워크에서 개인의 역량보다 '중심 위치'가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네트워크와 동종선호(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선호하는 인간의 기본 성향)가 합쳐지면 왜 다양한 불평등과 양극화가 생기는지, 금융위기의 전염과 가짜뉴스의 확산이 네트워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는 겹겹이 얽힌 구조적 문제를 한꺼풀씩 벗겨가는 작업을 시도합니다. 우리가 네트워크의 진짜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요.

🔎 "우리가 살펴볼 모든 사회경제적 네트워크는 어느 정도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모두 '인간 네트워크'의 일종이다."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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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DBR, <메디치 가문 성장시킨 '강건한' 기회주의>(2012.03)
책에는 르네상스 시대, 네트워크의 핵심이었던 '메디치 가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비슷한 이야기를 '양다리 전술'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풀어낸 글입니다. 메디치 가문이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분석한 글이라 조금 길지만 재밌게 읽혀요.

📚 인생에는 특별한 것과 평범한 것이 모두 필요하다(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엘리)

🧲 #여행 #프랑스 #자취생활 #에세이

여행지에서 일상처럼 살아보는 것,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어 하는 버킷 리스트가 아닐까 하는데요. 코로나가 우리를 휘감기 전, 이 생각을 실행으로 옮긴 이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아사히신문사 기자로 일하다 50대 초반에 퇴사한 후 미니멀리스트로 살아온 이나가키 에미코. 그는 2주간 프랑스 리옹으로 떠납니다. '도쿄에서의 일상을 리옹에서도 그대로 살아보겠다'는 목표만 달랑 갖고요. 여행을 갔다고 해서 평소 흥미가 없던 것이 갑자기 다르게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그는 도쿄에서도 가지 않은 박물관은 리옹에서도 가지 않겠다고 다짐하죠.

그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4일 동안 에미코는 '카페 단골 되기, 시장에서 장을 봐서 집에서 밥 해먹기' 이 두 가지 일을 끈질기게 해냅니다. 지금껏 해오던 단순한 일을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해야 하기에 때로는 의기소침해지고 때로는 당황하기도 하지만, 점점 자신과 타인의 모습을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게 되죠. 미니멀리스트다운 여행을 해내고 자신과 좀 더 가까워진 그의 여행이 문득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 "리옹에서도 '평소의 생활'을 한다. 그게 이번 여행의 목표다. 그렇다면 우선 평소 생활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해야겠지. 어디 보자. 내가 평소에 어떻게 사는지를."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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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SBS 스페셜, <50살에 돌연 퇴사! 퇴사할 거면 이분처럼>(2017)
저자의 첫 책, <퇴사하겠습니다>는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그는 2017년 SBS 스페셜 다큐멘터리 <퇴사하겠습니다>에도 출연했는데요. 그가 나온 부분만 따로 편집된 4분가량의 영상입니다.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보게 됐어요.

📚 가짜뉴스의 심리학(박준석 지음, 휴머니스트)

🧲 #가짜뉴스 #백신 #음모론 #미디어소비

오늘부터 한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됩니다. 백신, 하면 함께 떠오르는 게 음모론인데요. 빌 게이츠가 타깃이 된 황당한 음모론까지는 믿지 않더라도, 가벼운 음모론이 여기저기서 자꾸 들려오면 나도 모르게 '혹시...?'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하죠.

다행히(?)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다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심리학자이자 데이터과학자인 저자는 "누구든 가짜뉴스의 함정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말해요.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인지 편향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감정적인 요인까지 겹치면 고치기가 어렵다는 거죠. 때문에 오히려 '가짜뉴스에 속기 쉽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순서라고요.

책에서는 '코로나19, 4.15 총선, 독감 백신' 등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례들을 분석하며 가짜뉴스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파헤치고 있어요.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가짜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어떤 행동과 자세를 취해야 할지 자세히 알려주죠. 앞으로는 지금까지 경험한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한 가짜뉴스가 나올 텐데요. 그에 대비한 근육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읽어보면 어떨까 싶어요.

🔎 "필터버블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만약 정치/사회 인플루언서들을 열성적으로 따르고 있다면 그 영향력에서 어느 정도 빠져나오는 것이다. 당장 구독을 끊으라는 말이 아니다. 인플루언서들의 영상은 그 자체로도 재밌고, 그들이 하는 말 중에는 유용한 정보도 많다. 다만 그들의 의견도 일종의 의견이고, 다른 관점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22~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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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테이젼>(2011), <소셜 딜레마>(2020)
2011년에 개봉한 <컨테이젼>은 코로나19와 유사한 전염병 창궐을 그려내며 다시금 회자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주드 로는 바이러스의 확산과 함께 가짜뉴스를 퍼뜨려 수십 억의 돈을 챙기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어요. 한동안 화제였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 역시 가짜뉴스에 대한 메시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알고리즘이 소셜 미디어 중독을 불러오고, 소셜 미디어 중독이 가짜뉴스와 만났을 때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화이기도 해요.

📚 연중무휴의 사랑(임지은 지음, 사이드웨이)

🧲 #페미니스트 #에세이

우연히 SNS에서 보게 된 조금 긴 글을 정성스레 끝까지, 그것도 두세 번에 걸쳐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SNS에서 꽤 긴 글을 끝까지 정성껏 읽으려면 적어도 관심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거나, 저자에게 호감이 있거나, 글이 주는 매력이 아주 크거나, 셋 중 하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글은 흡입력이 강했고, 무엇보다 매력적이었어요.

그 글을 썼던 이가 펴낸 첫 책이 <연중무휴의 사랑>입니다. 저자 소개를 키워드로 하라면 #90년생 #페미니스트라고 쓸 수 있겠지만, 책에는 한두 개의 키워드로는 압축할 수 없을 만큼 여러 굴절로 꺾여 들어오는 복잡다단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글은 솔직합니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엉성한 것을 면밀하게 포장하지 않아요. 페미니즘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헌신적인 사랑으로 자신을 키운 엄마에 대해, 약자도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여성으로서 비혼을 고민하게 되는 세상에서 한 남성과 사랑에 빠진 자신에 대해 지긋이 바라보며 말을 건네죠. 우리는 각기 다른 존재인데다 "복잡하고 유해한" 존재라는 사실을 계속 상기하는 데서 어쩌면 더 나은 미래가 열릴지 모른다는 말이 오래 남습니다.

🔎 "모르는 사람보다 가까운 사람을 더 견디지 못할 것만 같다고 쓴다. 항상 그런 문장에 마음이 쓰인다. 왜 나는 안희정보다 미경에게 상처를 받는가. 나의 페미니즘은 왜 엄마를 밀어내는가. 페미니스트이길 바라게 되는 얼굴, 나를 페미니스트로 만든 얼굴···. 가장 이해받고 싶은 사람과 가장 이해하고 싶은 사람은 자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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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저자 페이스북(2021.02)

책이 출간된 후 저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팅입니다. 이 부분이 특히 좋아서 공유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무해 임파서블이다. 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겐 그 자신의 고유한 맥락으로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에게 독해 권리를 내주지 않고 내 쓸 권리를 이야기하는 건 똥같은 일이다. 서로를 북돋거나 해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사이에 두고서야 관계가 된다. 출간이란 내가 그 관계를 결국 포기하지 않고 무릅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역시 내 글을 무릅써준다면, 나는 그에게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놀)

🔎 나에게 좋은 사람은 나의 선함을 알아본다. 나의 호의를 우습게 여기거나 이용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진심으로 소중히 여긴다. 그런 사람은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고, 자신 역시 또 다른 선의로 돌려주고 싶어 한다. 다툼이나 오해가 있을 때에는, 서툴게나마 진지하게 해결하려고 애쓴다.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거나 도망치지 않는다. (87쪽)

'소여름'님의 발견의 기록

단순히 표지가 예쁘고 제목이 마음에 들어 소장하고 싶어서 산 책이었는데, 읽다 보니 마음에 꽂히는 문장들이 많더라고요. 에세이다 보니 호불호가 갈리긴 하겠지만 저같이 작가와 가까워지는 느낌을 원하거나 다른 사람의 삶에서 괜찮다는 위로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은근히 꼬집는 문장도 있어요. 부드럽고 유쾌한 말투로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겼던 것들을 꼬집어주는데, 그게 참 도움이 돼요. 마음이 괜찮아지더라고요. 힘들 때마다 넘겨보면서 나에게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Egg Break's comment

이번 주 '우리가 발견한 책'은 에그브레이커 '소여름'님이 추천해주신 책,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입니다.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을지 짚어주신 덕분에 이 책이 궁금한 에그브레이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나에게 관대해지고 싶을 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나를 인정하고 싶을 때 마음을 토탁여줄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지금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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