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20호

10호를 발송했다고 기뻐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0호를 맞이한 에그브렉입니다. 꾸준히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에그브레이커들 정말 고맙습니다😍 (또 자축모드🎉) 어느덧 2000명 가까운 구독자분들이 매주 에그브렉과 만나고 계신데요. 앞으로도 흥미로운 신간을 발견하는 통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주 신간 소개도 시작해볼게요!

p.s. 19호 '이 책 읽고 싶은 사람 소개시켜줘'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정말 고맙습니다. 40명 넘는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선정된 열 분께는 오늘 개별 메일을 드릴 예정입니다. 선정되지 않은 분들은 다음 기회에 다시 만나요🙏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26일 동안의 광복

📚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

📚 이름들의 인문학

📚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우리가 발견한 책

📚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 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 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8월 2주, 이 책 어때?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26일 동안의 광복(길윤형 지음, 서해문집)

🧲 #광복 #한반도 #조선 #근현대사 #역사

내일(2020년 8월 15일)은 75번째 '광복절'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 일본에게 빼앗겼다 찾은 주권을 기념하고자 지정한 국경일이기도 하죠. 하지만 '빛(光)을 되찾(復)은 날' 이후 한반도를 덮친 카오스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랐던 것 같아요.

히로히토 일왕이 연합국에 항복을 선언했던 1945년 8월 15일, 그리고 그 후 3주간의 시간을 밀도 높게 들여다 본 기록이 있습니다. 한겨레 기자인 저자는 건국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진 8월 15일부터 외세의 입김이 불어닥치기 직전인 9월 9일까지를 주목합니다. 이 26일이야말로 진짜 '우리' 손으로 미래를 준비한 기간이자 광복의 의미가 살아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말하면서요.

광복 이후를 준비하던 건국 프로젝트가 어떻게 좌초했는지, 왜 여기서 분단의 씨앗이 싹틀 수밖에 없었는지 등 한국 현대사를 만든 사건들이 26일 안에 압축적으로 펼쳐집니다. 촘촘한 취재 위에 새롭게 재현된 1945년 8월과 9월 속으로 떠날 준비, 되셨나요?

🔎 75년 전 8월 15일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날이면서 가장 어두운 날이었다. 그 까닭은 아이러니하게도 냉전을 눈앞에 둔 미소라는 ‘외세에 의해 주어진 해방’에 있었다. 이 모순을 딛고 독립국가를 세우려면 전 민족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수밖에 없었다. 조선 내 모든 정치 세력을 아우르는 ‘좌우합작’은, 그래서 반드시 성사시켜야 했던 건국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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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유퀴즈온더블록> 역사를 담은 사람들의 이야기, 끝까지 기억하겠습니다(EP.67)
<유퀴즈온더블록>의 광복절 특집 중 일부로, 엊그제(8월 12일) 올라온 따끈따끈한 영상입니다. 19분가량 되지만, 세 명의 인물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시간이 금방 지나가기도 해요. 멀게만 느껴진 1945년 8월 15일이 조금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구도 에미코, 미키 요시코, 이토 마리코 지음, 안테나)

🧲 #정리정돈 #공간 #수납 #아이디어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을 보면 늘 부럽습니다.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가도(원대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부터 잘못된 건지도 모르지만) 중간에 지쳐 계획을 축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정리정돈으로 늘 고통받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은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이자 살림을 하고 있는 세 명이 모여 집정리하는 과정을 그려낸 책입니다. 이들은 거창한 정리 계획보다는 작은 단위로 정리를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효율적인 동선과 수납이야말로 어수선한 생활을 잡아주기 때문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하면서요.

그림으로 설명된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가다 보면 거실·식당부터 침실·옷장을 거쳐 현관까지 중도 포기 없이 정리를 완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가 생깁니다. 이 책과 함께 정리의 기본기를 다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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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tvN <신박한 정리> 신애라 집 공개 에피소드
얼마 전, 우연히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됐어요. 남의 집이 정리되는 것만 봐도 마음이 시원(?)해지더라고요. 그중에서도 메인 진행자이자 정리고수인 연예인 신애라의 집을 공개한 영상을 가져왔습니다. 미니멀의 극치를 보여주는데,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 이름들의 인문학(박지욱 지음, 반니)

🧲 #이름 #신화 #역사 #우주

'잠실'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얼핏 거대한 롯데타워가 먼저 스쳐가지만, 원래 잠실(蠶室)은 '누에를 키우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조선시대에는 이곳이 대규모 뽕나무 밭이었고, 뽕나무잎을 먹는 누에를 키우는 장소인 '잠실'이 곳곳에 많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부르는 이름에는 저마다의 의미가 담긴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 익숙해진 탓에 굳이 그 뜻을 궁금해하지는 않지만요. 그래서인지 각종 이름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는 의학용어 안에 담긴 이야기에 주목하게 되면서 각종 '이름'의 속사정을 살펴보는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름이야말로 인류의 역사와 밀접하게 붙어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요. 익숙한 이름 안에 담긴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우리는 플루토를 명왕성(冥王星)이라고 부른다. 이 이름은 일본천문학자가 플루토의 의미를 헤아려 붙인 것이다. 흔히 조문인사로 쓰는 표현인 '명복을 빕니다'의 명복(冥福)은 저승에서 누리는 복을 말한다. 하지만 명왕(冥王)이란 단어는 우리 문화에는 없는 이름이다. 우리말로 대신한다면 '염라대왕'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본을 무작정 따라 쓸 게 아니라, 플루토를 염라대왕성이나 염라성(閻羅星)으로 부르는 게 어떨까?" (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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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이언스타임즈 [이름들의 오딧세이] 모든 군중을 뜻하는 '팬데믹'
<이름들의 인문학>은 사이언스타임즈에 실린 저자의 연재글을 묶고 보완해 나온 책이라고 하는데요. 책에는 실리지 않은 글 하나를 함께 소개하려고 합니다. 코로나19와 함께 언급되는 '팬데믹'에 관한 글로, 접두사 'pan-'의 쓰임새를 알고 나면 더 가깝게 다가오는 몇몇 단어가 생길 거예요.

📚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이길보라 지음, 문학동네)

🧲 #배움 #네덜란드 #유학 #로드스쿨러 #에세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갈래의 길 앞에 섭니다. 선택은 늘 쉽지 않아요. 때론 누군가 먼저 걸어간 길을 따라가기도 하고, 주변 사람의 권유나 조언을 받아 선택지를 좁히기도 하죠.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저자는 '지도에 없는 길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그는 제도권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로드스쿨러(Road Schooler)로 살아왔고, CODA(Children of Deaf Adults)*로서 목소리를 내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죠.

* 농인 부모 아래서 태어난 자녀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유학을 떠납니다. 다큐멘터리를 더 잘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죠. 그렇게 도착한 낯선 환경에서 마주한 자신의 모습과 새롭게 솟아난 질문, 깨어지고 다시 일어선 경험 등 힘껏 부딪히며 몸과 마음에 새긴 배움의 결과물이 이 책이고요. 경계인으로 살아온 그가 또 다른 경계 속으로 들어가 품게 된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 "완전히 배제하지는 말고 일단 시간을 두고 들여다봅시다. 모든 촬영분과 아이디어는 다시 들여다볼 가치가 있어요. 버린다면 버리는 이유 역시 확실해야 하고요. 그걸 사용하지 않는다면 왜 사용하지 않는지 들여다봐야 해요. 거기에 답이 있을 테니까."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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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라클 벨리에>(2014), <반짝이는 박수소리>(2014)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가 CODA인 주인공이 가족을 이해하고 꿈을 찾아 독립하는 과정을 다뤘다면, 이길보라 감독의 <반짝이는 박수소리>는 청각장애를 가진 부모님과 CODA인 자녀들의 삶 자체를 조망합니다. 수어의 아름다움과 소통의 본질에 관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고요. 두 영화를 통과하는 키워드를 꼽으라면 'CODA와 가족'인데요. 제게는 청각장애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꿔준 영화들이기도 합니다.

📚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마스다 미리 지음, 이봄)

🧲 #어른 #40대 #일상 #마음 #에세이

평범한 일상 속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내는 작가, 마스다 미리의 새로운 에세이입니다. 예쁘고 불편한 신발보단 내 몸에 맞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게 된 사람으로서 책 제목을 보자마자 격한 공감에 빠져버렸달까요.

첫 번째 에세이였던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에서 40대에 들어선 싱글 여성으로서의 질문과 고민을 털어본 마스다 미리는 이번 책에서 40대 이후의 일상을 소소하게 펼쳐놓습니다. 이미 다 커버린 어른이 아닌, 여전히 성장하고 고민하는 어른으로서 겪는 일상과 마음이 담겨 있죠.

마스다 미리의 이전 책들이 그랬듯, 부담 없이 책을 펼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때로는 지금 이 순간에 딱 맞는 위로와 공감도 필요하니까요.

🔎 "구두를 찾는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 신발에 쓸려 까지지 않는 외출용 구두를 찾는 중이다. 내 경우 신발에 쓸려 까지는 부분은 항상 복사뼈 아래. 깔창을 넣어 조정해보기도 하지만 별로 효과가 없다. 처음에아픈 구두는 결국 자신의 발에는 안 맞는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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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봄 <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의 책 중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은 책을 물어본다면 <주말엔 숲으로>를 꼽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요즘, 저 역시 주말엔 숲으로 자주 가고 있거든요. 시골로 이사한 주인공 하야카와와 그를 찾아가는 두 친구의 일상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대화가 좋기도 하고요.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민음사)

🔎 그러나 내가 내 인생을 다시 한번 시작한다 해도, 나는 역시 지금 같은 인생을 보내지 않았을까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계속 잃어 가는 인생이-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내게 나 자신이 되는 길 외에 다른 것은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버리고, 또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버리고, 갖가지 아름다운 감정과 뛰어난 자질과 꿈이 소멸되고 제한되었다 해도, 나는 나 자신이 아닌 무엇이 될 수 없다.

'릴리'님의 발견의 기록

워낙 하루키 빅 팬이라 최근에 민음사에서 재출판하면서 읽어보게 되었어요. 여태까지 읽었던 하루키 소설 중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Egg Break's comment

이번 주 '우리가 발견한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라고 소개해주신 '릴리'님이 추천해주신 책과 코멘트를 실어봤어요. 이 소설은 1985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세계의 끝'이라는 두 세계가 등장하고, 각각의 세계에 존재하는 '나'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펼쳐진다고 해요. (이미 읽어보신 하루키 팬들도 많을 것 같네요) 이번 출간을 위해 28년 만에 소설을 다시 번역한 번역가 김난주의 이야기가 실린 기사를 함께 공유합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은 오픈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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