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해법? 러시아와 터키에 달려 있다~

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과 토요일의 Surfing Summary 를 함께 할 세레니디피티에요 🧚 6년 전 스웨덴에 있을 때에요. 같은 스웨덴어 반에 계신 점잖은 중년의 아저씨가 자신을 시리아에서 온 평화연구가라고 소개했을 때 제가 생각했던 난민의 이미지와는 너무 달라 상당히 놀랐어요. 게다가 평화를 연구한다니! 정말 멋지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분은 난민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고 만약에 맞다고 하더라도 극소수의 운이 좋은 편에 속했을 수도 있어요. 그때 그분이 저의 난민에 대한 편견을 깨어 주기도 했지만 난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잊게 되기도 했네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델타 월딩을 통해 다시 시리아 문제를 들여다 보면서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어요. 언제 어디서 폭탄이 떨어지고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끔찍한 하루 하루를 버텨낸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어제인 6월 25일은 한국전쟁 발발일이기도 했죠. 이와 같은 비극은 한국만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다시 생겨나선 안 될 거에요. 하지만 무기를 몽땅 없애버렸으면 좋겠다라든지, 막연히 전쟁을 끝내면 되지 않는가 등의 탁상공론으로 그치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제 to-do list에 올리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해결책을 찾아가 보려고 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Sunday Seesaw 는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님을 모시고 진행하려고 해요. 직접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게 되어 기대가 아주 커요. 아는 게 힘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니 작전력 스킬업 하러 Surfing Summary 가시죠!

1. 시리아 내전과 난민

1-1. 시리아 세습독재 정권의 생존과 다종파 엘리트 연합의 역할

1-2. 네트워크 사회와 시리아 난민의 이동

1-3. 실패로 판명난 미국의 시리아 전략 (이제는 러시아와 터키에 의존해라)

#시리아 #syria

1. 시리아 내전과 난민

무엇을 알 수 있나요?

'세계 난민의 날(6/20)'을 맞아 이번 주 델타 월딩은 '시리아 내전과 난민'을 다뤘습니다. 발생한 난민을 보호하는 것만큼이나 난민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동'의 분쟁 구도는 아무리 많은 자료와 다큐멘터를 접한다 하더라도 쉽사리 이해되지 않습니다.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주의 열기 위로 종교와 민족・부족 간 갈등이 더해집니다. 이런 과정에서 발생한 '극단적 폭력주의 단체'와 지정학적 역학 관계 그리고 원유를 둘러싼 이권 다툼으로 인해 다종 국가 및 집단 간의 복합 전쟁으로 변질됩니다. 그런데 전쟁의 양상마저 과거와 같지 않습니다. 총력전이 아니라 게릴라전의 연속으로 끝없이 이어집니다. 여기에 난민을 보호・수용하는 방식의 차이와 소셜 네트워크 상의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들로 인해 변수들이 다차원으로 증가하며 셈법은 더욱 꼬여 갑니다.
그래서 이번 주 Sunday Seesaw 에선 한국에 몇 없는 중동 전문가입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장지향 중동센터장이 작성한 시리아 보고서입니다. 다른 하나는 시리아 난민 이동에 소셜 네트워크가 미친 영향을 다룬 저널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시리아 정책을 분석한 글입니다.
단, 추천 아티클은 델타 월딩의 공식 의견이 아니며 비밀요원님의 자율적 판단을 도모하고자 팽팽히 맞서는 주장을 동시에 보여 주기도 할 것입니다. 또한, 원문을 기계적으로 번역・요약한 것이 아님을 미리 밝히며, 원문이 델타 월딩의 요약글보다 더욱 훌륭함을 알립니다.

1-1. 시리아 세습독재 정권의 생존과 다종파 엘리트 연합의 역할

아산정책연구원 | 2019.06.17. | 장지향

시리아만은 아닐 겁니다. 조선(북한)도 그렇거니와 전 세계에 있는 다양한 독재국가를 접할 때마다 왜 무너지지 않는지, 즉 내부에서 민중봉기나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을 겁니다. 물론 시리아에서는 2011년에 아랍의 봄이 일어났지만 내전으로 번졌고, 현재는 시리아 정부군이 국토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결국 살아남았습니다.

심지어 지난 5월 26일입니다. 대선이 치러졌고, 바샤르 알 아사드 현 대통령은 4연임(21+7년)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별로 예선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데요. 시리아는 지난 6월 7일,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진출이 확정됐습니다. 이미지 정치라 평할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근본적인 해답은 아닙니다. 도대체 왜 때문에 독재가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가?

시리아는 독특한 정치구도를 자랑합니다. 목요일 Deep Dive 에서 설명했듯이 바트당(집권당)*은 시리아 인구구성에서 소수를 차지하는 쉬아파(16%)로 채워져 있습니다. 자료에 따라서는 쉬아파 비율을 10% 안팎으로 추정키도 하는데요. 델타 월딩은 소수파가 다수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바트당(집권당)이 '반정부적인 입장'을 제외한 모든 세력에게는 포용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아랍 사회주의 바트당(Arab Socialist Ba’ath Party)

학계에서는 이를 전문용어로 '내구성(Durability)*'과 '선별적 포섭(Co-optaion)'으로 설명합니다. 정권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소수의 지배자가 권력을 독점하는 게 아니라 잠재적 위협세력에게 나눠준 후 자기 편으로 포섭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장지향의 글은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시리아에서의 '선별적 포섭' 전략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 내구성: Durability =Duration + Stability

바트당(집권당)의 일당독재는 1963년 군사 쿠데타부터지만 '아사드' 가문의 1인독재와 혈연세습은 1970년부터 시작됐는데요. 당시 아버지 아사드, 즉 하페즈 알 아사드는 '공안통치의 근간인 정보국과 강압기구의 최고 실세 자리'는 쉬아파로 채웠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자리에는 세속적 순니파는 물론 기독교도에게도 폭넓게 문을 열었습니다. 정부나 재계만이 아니라 군의 핵심 간부 자리에 기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은 겁니다.

일종의 거래가 이뤄진 겁니다. 하페즈 알 아사드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이자 국방부장관 자리에도 올랐던 인물입니다. 바트당(집권당)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군 출신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즉, 물리적 폭력을 행사할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순니파는 정부와 재계에 포진하고 있지만 이에 저항할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권력과 이권을 사이에 두고 연합체제를 형성한 겁니다.

장지향은 "대대로 도시 상권을 장악해온 순니파 엘리트 그룹은 아사드 정권의 통치 자금을 확보하고 인구의 70%가 넘는 순니파의 지지를 끌어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하는데요. 이러한 선별적 포섭 전략은 아들인 바샤르 알 아사드 체제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바샤르는 차남이었기 때문에 후계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영국에서 공부했고 아내조차 시리아계 영국인이죠. 그렇기에 정치적 입지가 아버지보다 더욱 좁았기에 선대에 만들어진 '다종파 엘리트 그룹'을 더욱 공고화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민주화 시위가 내전으로 치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알 아사드 가문 및 바트당 정권'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는 내부적 이유입니다.

물론 군에서 또다른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을 점칠 수도 있습니다만, 이론에 따르면 '혁명*으로 수립된 독재체제의 지배 엘리트는 위기 상황에서 응집력이 더욱 강해'집니다. 또한 '1970년 이래 50여년 간 아사드 가문의 부자세습 이외엔 다른 방식의 지도자 선출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정권 엘리트는 불확실한 미래 대신 현상유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내전이 시작되자 군부 내 고위 장성급의 자율권을 철저히 보장'하자 오히려 '군의 직업정신과 사기'는 물론 충성심마저 고조됩니다. 역시 권력 분산의 긍정적 결과인 셈이죠.

* 우리에겐 쿠데타지만 집권당 입장에선 혁명이겠죠.

즉, '아사드 가문과 바트당(집권당)'은 권력을 다종의 파벌에게 전략적으로 분산하며 공고한 연합체제를 형성해 왔습니다. 또한 50년 동안 정치 권력만 세습된 게 아니라 정부, 재계, 군 등 전방위적으로 혈연세습이 이뤄지며 이러한 연합체제는 더욱 단단해졌는데요. 반군이라는 위협 요인은 이를 약화시키는 게 아니라 되려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외부 세력 개입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이란, 시리아는 친 시리아 정부군이니 논외로 두더라도 미국,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이스라엘, 터키, ISIS 를 포함한 몇몇 폭력적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의 유입은 전선을 모호하게 만듭니다. 특히 ISIS(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의 유입은 내전의 흐름을 바꿔 버렸습니다.

미국은 초기에는 정부군에 맞서는 반군을 지원했지만 ISIS가 등장한 이후로는 ISIS 패퇴에 힘을 쏟았고, 결과적으로 정부군이 세를 확장하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이는 시리아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줬는데요. 정부군에 소극적이었던 이들조차 ISIS 섬멸을 위해 시리아 정부군을 차악으로서라도 지지해 버리게 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카타르도 초기에는 반군을 지원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갈등으로 인해 이란과 터키에 밀착 행보를 보이며 결국 정부군에 힘을 실어준 꼴입니다. 시리아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는 터키는 정부군-반군보다는 시리아 내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경 지대를 점령하고 있는데요. 쿠르드족을 후원한 건 미국입니다. 한편, 유럽과 미국은 둘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중동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며 중동에서 영향력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2018년 이후 시리아 정부는 국가 재건 사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란과 러시아는 물론 중국 또한 시리아 재건 사업을 돕기로 약속했습니다. 터키는 과거에는 친미 성향을 띄었지만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내세우는 권위주의 정권으로 인해 지금은 러시아와 가깝게 지냅니다. 즉, 시리아를 매개로 '이란-러시아-터키-카타르-중국 연합'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참! 카타르는 소말리아와 케냐 간의 분쟁을 중재한 적도 있었죠.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아우르며 이들의 경쟁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원문이 너무 좋아 소개글 작성 외에는 별도 요약을 하지 않겠습니다.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사실 시리아는 조선(북한)과 닮은 점이 많기 때문에 조선(북한)을 떠올리며 읽는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일독을 적극 추천합니다.

👉 장지향 중동센터장's 시리아 보고서 원문 보러 가기

함께 읽으면 좋은 글 1: 장지향 중동센터장 인터뷰
함께 읽으면 좋은 글 2: 중동국가 네 가지 분류법(매일경제 기고)

한편 앞서 안내드린 대로 이번 주 Sunday Seesaw 는 장지향 중동센터장님을 모시고 진행됩니다. 한국에 몇 안 되는 중동전문가와 만나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잊지 말고 참석해 주세요. 시리아 내전과 난민, 그리고 중동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봐 주세요. 직접 참여가 어렵다면 아래 링크에 질문을 남겨 주시면 됩니다. 월요일 m&m 을 통해 후기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중동 전문가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1-2. 네트워크 사회와 시리아 난민의 이동

연세대학교 동서문제연구원 | 2021.06.20. | 김성진

2018년 예멘 난민 이슈가 발발했을 때 다음과 같은 이유로 난민을 받아선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받았습니다.

위조 여권을 가진 가짜 난민들
모바일폰을 가진 가짜 난민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전혀 모르는, 무지라기보다 '난민 실태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입니다. 우선 여권에 대해 말하자면 위조 여권을 가진 이들도 '난민'입니다. 목요일의 Deep Dive 에서 말씀드렸듯이 2020년 말 기준으로 강제 실향민이 된 이들은 전 세계 인구의 1%인 8,240만 명입니다. 이중 유엔에 등록된 난민은 2,640만 명, 특히 시리아 난민이 670만 명으로 1/4을 차지하는데요. 시리아가 장기 내전으로 치닫는 것은 물론 주변국과 강대국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간과하기 어려운 의제가 됩니다.

특히 터키 해안가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세살 어린이 '알란 쿠르디' 사건은 국제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시리아 난민'에 한해서는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국가들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리아 난민보다 더 많은 수의 난민이 지구상에 존재하며, 이들이 혼재되어 있다는 겁니다.

이를 테면 이라크 전쟁(2003~11)으로 인해 이라크 난민 수십 만 명이 시리아로 건너 왔는데요. 이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이 뒤섞인 채 주변국으로 피난길을 떠났습니다. 만약 시리아 난민이 현재 머무르고 있는 터키라든지 레바논, 요르단 등에서 정치적 소요가 발생해 다시금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한다면 시리아와 레바논, 요르단 주민 등이 결합된 채 새로운 난민 그룹이 형성됩니다.

그렇기에 '위조 여권'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가짜 난민'이라고 칭하며 배척하는 건 '불행과 고통도 경쟁적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외면하는 것과 매한가지라 볼 수 있죠.

모바일폰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목요일 Deep Dive 에서 다뤘듯이 모바일폰과 소셜 미디어는 난민들의 이동과 네트워크 형성에 핵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셜 네트워크 특성 상 부정확한 정보가 뒤섞여 있으며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난민들에게 가중됩니다. 그래서 난민을 보호한다는 건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가짜 정보로부터 보호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문제는 이 또한 이분법으로 도식화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오늘 소개하는 저널은 '유럽으로 이주한 난민'을 대상으로 연구한 것인데요. 난민 네트워크가 의지하는 소셜 미디어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가지고 있답니다.

도착지 NGO 혹은 난민지원에 관심 있는 시민으로 구성되는 소셜 미디어에 기반한 난민 네트워크는 초국가적 이동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동 경로나 도착지에서 필요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행위자와의 연결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목적지 도착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래서 NGO나 도착지 정부기관은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난민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코자 하고, 난민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효율적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럼에도 난민 네트워크 에서는 거짓 정보나 확인하기 어려운 루머가 넘쳐 난다. 그로 인해 스마트폰으로 연결되는 공간은 꿈과 희망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착취의 덫’(exploitive trap)이 되기도 하는데 난민들이 이러한 루머에 취약한 이유는 이동과 동시에 기존의 미디어에 대한 접근성이 단절되고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도 별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난민들이 이동과정에서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도착 지와 경로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하고 공유하는 과정은 마치 네비게이션처럼 소셜 미디어를 공유하는 난민들을 동일 경로에 모이게 하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그 결과 소셜 미디어에 기초한 난민 네트워크는 난민 관련 행위자들의 구분을 희미하게 하고 있다. 난민은 정보의 수요자이면서 동시에 이동하면서 현장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 공급자이기도 하며, 나아가 출발지와 도착지를 연결하는 은행의 역할도 겸한다.
소셜 미디어에 기반한 난민 네트워크는 인신매매나 밀입국 알선조직의 적응력 또한 높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밀입국 조직은 합법적인 비즈니스와 연결을 시도하고, 이러한 연결을 통해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널을 읽으면 델타 월딩이 놀랐던 건 두 가지입니다. 바로 ▲난민 관련 행위자들이 공급과 수요로 단일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무엇보다 ▲범죄 조직으로만 생각했던 밀입국 조직이 합법적 비지니스로까지 연결을 시도하며 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역설입니다. 그 결과 난민들은 밀입국 알선에 긍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2015~6년 중 5개국의 200여명의 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3.7%가 밀입국 알선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즉, 난민 이주는 그들만의 독특한 생태계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준의 합법과 불법의 시선으로 제단하기가 어렵다는 건데요.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과학기술의 변화에 따라 제기되는 난민을 둘러싼 행위자와 이들의 상호작용의 변화는 ‘새로운 난민’ 혹은 ‘새로운 환경’에 있는 난민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강화된 국제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테면 밀입국 통제 관련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한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글로 된 글입니다. 분량도 길지 않아 금세 읽을 수 있습니다. 다함께 읽은 후 6월 27일 오후 3시입니다. Sunday Seesaw 에서 중동 전문가와 함께 얘기 나눠 보면 어떨까요?

👉 김성진's 저널 원문 보러 가기

함께 읽으면 좋은 글 1: 난민이 싫으면 석유를 끊어라

함께 보면 좋은 다큐 1: 화이트 헬멧, 시리아 민방위대

<시리아 내전과 난민> 비밀요원님의 의견을 남겨 주세요 🇸🇾

1-3. 실패로 판명난 미국의 시리아 전략: 워싱턴은 국가를 건설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U.S. Strategy in Syria Has Failed: Washington Must Acknowledge That It Can’t Build a State

Foreign Affairs | 2021.01.25. | Robert S. Ford

"시리아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러시아-터키와 협력해라!"

미국과 러시아 간의 갈등 상황을 어렴풋이라도 알고 있는 입장에선 상당히 도발적인 글로 다가올 겁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주장을 펼치냐구요? 바로 미국의 전직 외교관입니다. 그것도 그냥 외교관이 아니라 오바마 정부 시절에 시리아 주재 미국 대사(2011~4)를 지낸 인물인데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미국은 (앞서 설명했듯) 2014년 이후부터 ISIS를 패퇴하는데 모든 전력을 집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 내의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과 협력했는데요. 미국은 쿠르드족이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안정적인 체제를 갖추는데 도움을 주고 터키 등과 같은 적대국으로부터 보호해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계산기를 두드려 봅시다. 미국이 왜 시리아 문제에 참전했는지를 근본적으로 되짚어 봅니다.

미국으로 인해 시리아에 정치 개혁이 이뤄졌나요?
미국으로 인해 지역사회가 안정을 회복했나요?
미국으로 인해 ISIS 잔재가 완전히 사라졌나요?

이럴 수가. 어느 것에도 자신 있게 YES 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은 결과적으로 국토의 70%를 회복했습니다. 독재정부가 지속되는 거죠. 한편 시리아는 시리아 정부군, 반군, 쿠르드군, 터키 연합군, ISIS 세력 등 다섯 개로 쪼개진 채 영원히 끝나지 않을 분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ISIS만이 아니라 극단적 폭력주의 세력이 여전히 잔존합니다. 즉, 미국은 시리아 문제 해결에 큰 기여를 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시리아 문제를 풀기는커녕 오히려 지역 간 긴장 구도를 심화시킨 건 아닌지도 따져 봐야 합니다. 거듭 말하듯이 미국이 쿠르드족에 힘을 키워줌으로써 오랫동안 이어진 쿠르드족과 아랍인들 간의 갈등을 악화시켰습니다. 특히 쿠르드족으로 하여금 유전을 통제케 한 정책이라든지, 쿠르드군의 강압적인 대테러 정책 심지어 차량 폭탄 공격은 지역 사회의 반발만 샀습니다.

결정적으로 진짜 계산기. 6년이라는 시간 동안 26억 달러(2조9천억 원)을 썼지만 미국은 아무 것도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쿠르드족은 자급자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회적 안정을 위해서든 군사적 보호를 위해서든 미군이 쿠르드 자치구에 주둔하는 한 미국이 계속해서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미국의 시리아 참전과 쿠르드족과의 연합 전선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에 다름 아니었던 바, 과감히 철군하고 그 지역을 러시아와 터키에게 넘겨줘야 한답니다. 저자인 로버트 포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국의 국익은 테러 위협을 억제할 때 이뤄지는 것이지 하나의 국가를 만드는 데에 있지 않다."

이렇게도 덧붙입니다.

"돈을 더 써야 한다면 이제는 난민 문제로 옮겨가야 할 때"

그런데 이게 가능하냐구요? 바이든과 푸틴은 지난 6월 16일에 미러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당초 4시간을 예상했던 회담이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는데요. 델타 월딩에서도 다뤘듯이 양국의 주재국 대사를 추방했던 것을 무르고 동시에 복귀시키기로 합의했다든지, 핵무기 통제를 위해 전략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 발표 정도에 그쳤습니다.

시리아에 대해서도 논의는 했습니다만 인도주의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UN 등에서 수송되는 식량, 의약품,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등의 구호 물품이 극단적 폭력주의 단체로 흘러갈 것을 염려하며 오로지 '아사드 정권'을 통해서만 물품이 전달되길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에는 네 곳의 이동 경로 중 세 곳을 폐쇄하기도 했었죠. 당연히 미국 사회는 이 문제를 풀길 요구하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정상회담은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미국의 국익이라든지, 자원의 분배(난민 지원 예산으로의 전용), 무엇보다 지정학적 긴장 관계 해소 측면에서 도발적이면서도 솔깃한 주장이긴 합니다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로버트 포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이 외교다"

불미스러운 파트너들일지라도 상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특정한 의제에 한해 협상을 해야 한다는 건데요. 비밀요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견을 남겨 주세요. Sunday Seesaw 와 월요일의 m&m 을 통해 나누겠습니다.

👉 로버트 포드's 기고글 요약문 보러 가기

함께 읽으면 좋은 글 1: 구호물품에 대한 러시아 관점의 기사
함께 읽으면 좋은 글 2: 구호물품에 대한 미국 관점의 기사

시리아 해법, 러시아와 터키에 의존해야 할까요? 🇷🇺🇹🇷

*이미지 출처

1-1. ➀FIFA ➁AP("Presidential Campaign in Damascus, Syria", May 2021) ➂Foreign Affairs("Soldiers in Damascus, Syria", May 2018 | Omar Sanadiki | Reuters)

1-2. 델타 월딩

1-3. 델타 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