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Vol.64 공간(Space) (2019, March Issue)

그때의 온도, 오늘의 걸음

여름 공기가 피부를 스치는 계절입니다. 이제 장마가 시작될 것 같아요. 비가 내린다고 해서 집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죠. 장화를 신고, 우산을 들고, 가벼운 산책을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 곧 발행될 《AROUND》 84호의 주제는 '산책자(A Walker)'입니다. 이번 주제와 이어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 걷고 싶은 님의 마음을 대신 채워줄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얼마 전, 한국에서 열린 전시로 주목을 받은 스페인 사진작가 요시고를 아시나요? 오늘로부터 3년 전 그는 《AROUND》 64호에 우리와 함께 해주었어요. 바르셀로나의 따스한 기운이 가득 담긴 그의 사진과 함께 실렸던 짧은 인터뷰를 오늘 다시 소개합니다. 요시고가 담은 그곳의 풍경을 곁에 두고, 오늘 나의 주변을 걸어볼까요?

06.23. A Piece Of AROUND—그때, 우리 주변 이야기

AROUND Vol.64 공간(Space)

(2019, March Issue)

<그곳이 주는 온도를 담아서> Yosigo—포토그래퍼


07.07. Another Story Here―책 너머 이야기

책에 실리지 못한, 숨겨진 어라운드만의 이야기를 전해요.


07.21. What We Like―취향을 나누는 마음

어라운드 사람들의 취향을 소개해요. 

<그곳이 주는 온도를 담아서>

Yosigo—포토그래퍼

따스하고 아늑한 햇살, 돌의 표면을 닮은 벽의 질감, 포근한 기운을 주는 그림자. 요시고는 길 위에서 온정이 느껴지는 풍경을 발견하고 수집하는 사진가예요. 여름이라는 계절의 온도를 떠올리면 어쩐지 그의 사진 속 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치기도 합니다. 거리로 나가 매일 보던 건물들을 달리 바라보게 하는 힘이 느껴져요. 몇 해 전 어라운드와의 인터뷰에서 빛을 다루는 자신만의 방식과 필름 사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는데요. 올해 초, 서촌 그라운드 시소에서 진행했던 그의 사진전을 관람하며 다시 한번 요시고만의 무드를 가득 느끼고 왔습니다. 문득 그의 지난 작업들이 궁금해져 《AROUND》 64호 펼쳐보았어요. 함께 살펴보며 지난 시간의 흐름을 느껴볼까요?


  에디터 김지수

요시고가 빛을 이용하는 방식이 궁금해요.

빛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서 온종일 같은 장소를 다른 시간에 방문할 때가 있어요. 아주 짧은 찰나의 시간이라도 빛이 주는 인상은 기민하게 달라지죠.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빛에 따라 풍경도 함께 변화하고 모습을 마주하는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감정을 느낄 있어요.


공간이 작업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있나요?

공간에 혼자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해요. 마음이 평화롭도록 조용한 상태에서의 산책은 저에게 무척 중요해요.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도 아무에게도 강요받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길 바라죠.


요시고의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겨 주세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한다면, 계속해서 사진을 보고, 찍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멈추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무엇을 찾을 때까지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요.

저마다의 기록 취향

지난 뉴스레터에서는기록 주제로 어라운드 사람들의 취향 이야기를 소개했어요. 기록의 방식은 무궁무진하다는 새삼 깨닫게 소식이었는데요. 어라운드는 독자분들의 답장을 통해 기록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지게 됐습니다. 우리는 왜 계속 기록을 이어가는 것일까요? 아래 다양한 독자분들의 답장을 살피며 오늘 남겨갈 나만의 기록을 구상해 보세요.

김기린
9(9와 숫자들) '앞바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졸업 논문을 쓰며 저의 다음 발걸음을 고민하고 있어요. 좋은 음악을 들으면 뭔가를 쓰고 싶어 진다는 김이경 편집장님의 말씀에 공감했어요. 저도 좋은 음악을 들으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거든요. 항상 어떤 '이미지' 연상한다고 할까요. 그것이 지나간 과거의 기억, 또는 원하는 미래가 수도 있고요. 저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은 편이라 어둠이 깔리고, 밤의 소리가 깊어지면 고민과 잠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시작해요. 그럴 때면 마당에 나와 전철이 지나는 풍경을 보면서 노래를 듣곤 합니다. 매번 듣는 '9(9와 숫자들)' '앞바다'예요. 불안한 미래를 고민하는 청춘에게 알맞은 노래죠. 노래를 들을 때마다 지난 고민들이 떠올라요. 어떤 해결이 되었고, 어떤 아직 진행 중이에요. 곡과 함께 매일 '고민 일기장' 펼쳐 보고 있어요. 일기장을 덮으면, 어서 잠에 들어 내일을 시작해 용기를 충전할 있게 된답니다.

우혜빈

기록 어플리케이션 ‘세줄일기’


지방 소도시에서 작은 책방을 꾸리고 있는, 이제 막 30대가 된 뚝딱이입니다(웃음). 서울에서 살 때 정독도서관을 좋아했어요. 복잡한 도시 속에서 저만의 한적한 공간을 찾는 습관이 있어서 김지수 에디터님의 정독도서관 소개글에 공감했어요. 글과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다는 것도 우리가 닮았다고 생각했고요. 저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발견하면 꼭 다이어리에 적곤 해요. 일상에서 평범하게 주고받는 대화인데도 울림이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아주 작은 일상이라도 기록으로 남기면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걸 저번 어라운드 뉴스레터 질문으로 깨달았어요. 저는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의힘'을 믿어요. 기록 어플 '세줄일기'에 날마다 찍은 사진과 감사한 일 세 가지를 적어 꾸준히 기록하고 있어요. 지난 기록을 살피면 하루하루 다른 순간에 감사해하는 저를 발견하게 돼요. 평범한 듯 특별한 저의 일상들도 애정 하게 되죠.

이해인

오기가미 나오코 <카모메 식당>(2006)


반가워요, 쌍둥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원래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했는데요. 언젠가부터 멀어지다가 작년에 우연히 《무라카미 T 내가 사랑한 티셔츠》를 발견해 반갑게 읽었어요. 지정현 프로젝트 매니저님의 이야기를 듣고 내적 친밀감이 느껴져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요. 저는 <카모메 식당>을 추천하고 싶어요.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을 때 BGM처럼 곁에 두는 영화예요. 100번도 넘게 봤지만, 아직도 시나몬 롤 굽는 장면과 수영장 장면은 마음을 일렁이게 해요. 사회초년생 때 무작정 떠났던 핀란드 여행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이 영화를 보고 마리메꼬가 너무 좋아서 무작정 핀란드 본사에 찾아가기도 했어요. 도착해선 호기롭게 여기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죠(웃음). 그때 한 직원 분이 친절히 본사 사무실을 안내해 주셨던 감사한 기억이 있네요. 어라운드 뉴스레터를 통해 오랜만에 용감했던 과거의 저를 떠올려 봐요. 소중한 기억을 곱씹어보니 어느새 즐거운 기억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네요.

이산하

오랜 영화 기록, 파스텔 톤을 가진 영화들


안녕하세요, 산하라고 해요. 독일어와 미디어를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요즘은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을 가지며 '온하임'이라는 부캐로 디지털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어요. <러브레터>(1995)를 추천한 양예슬 디자이너님의 소개글이 마음에 남았어요. 나를 소중하게 기억하는 누군가가 남긴 한 장의 기록은 사람의 마음을 아리게 하죠. <러브레터>의 두 여성의 편지는 솔직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이어져요. 함께 누군가를 추억하고, 묻혀 있던 기억을 꺼내는 모든 순간이 소중하게, 또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지죠. 저에게도 그러한 사람이 있었음을, 저 또한 누군가에게 그러한 존재였음을 잊고 살았던 시간들이 조금 애석하게 느껴질 정도로 와닿았던 영화예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어요. 두터운 노트에 보았던 영화를 기록하고, 감상평과 별점을 남기고, 연출한 감독과 출연한 배우들의 마인드맵을 그리며 홀로 즐거워했죠. <러브레터>를 닮은, 저만의 파스텔 톤 영화를 추천하며 인사 드릴게요. <스위트 프랑세즈>(2014),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오만과 편견>(2005)을 꼭 보세요!

이유진

나만의 뉴스레터 발행하기


26살 사무직 회사원 이유진입니다. 최근에 글 쓰는 재미를 깨달으며 마케터를 꿈꾸고 있어요. 언제나 향으로 하는 기록이 가장강렬하게 남는다고 생각해왔는데요. 장희수 마케터님의 향 기록 이야기를 듣고 무척 반가웠어요. 기록의 형태는 정말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글로 순간의 감정을 묘사하고, 사진으로 찰나를 기억하고, 영상으로 그 시간을 담아내는 것. 제가 하는 모든 행위들이 기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모든 기록물을 좋아하고 또 실행하고 있어요. 요즘은 저만의 기록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제 추억을 뉴스레터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보내고 있어요. 레터의 주제를 정하며 문득 떠올린 단어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요. 잃어버린 기억을 글로 쓰며 다시 복기하는 순간은 무척 소중해요. 먼 훗날 이 기록들을 엮어서 책으로 남기는 게 저의 마지막 목표랍니다. 저에게 기록을 남기는 이유를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거예요. “과거의 나를 알고 싶어서”라고요. 기록을 남겨보세요. 오늘 이 기록이 당신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Waiting For A Letter

추적추적 비가 내리지만 다가올 여름을 누릴 생각에 설레는 요즘입니다. 기억에 남을 하루하루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시길 바라요. 다음 뉴스레터는 지면 뒤에 숨은 이야기를 전하는 ‘Another Story Here’ 소식을 전해드릴 예정이에요. 다가오는 6월 29일, 세상에 나올 《AROUND》 84호를 기다리며 어라운드 뉴스레터와 함께해 주세요. 그럼 다다음주 목요일 아침 8시에 만나요. 아듀!


'산책자(A Walker)’을 주제로 한 《AROUND》 84호가 궁금한가요? 책 뒤에 숨겨진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이미 지난 뉴스레터 내용도 놓치지 않고 살펴보실 수 있답니다. 어라운드 뉴스레터는 격주로 목요일 오전 8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 평범한 아침 시간을 어라운드가 건네는 시선으로 채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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