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4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43호

코로나로 여전히 갑갑한 일상이지만 알록달록 피어나는 꽃을 보며 마음도 화사해지는 걸 보니 확실히 봄은 봄인 것 같아요. 딱 1년 전, 봄꽃이 피어나던 3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에그브렉은 1호 레터를 발송했는데요. 어느덧 또 한번의 3월 마지막 주가 찾아왔네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에그브렉이 1년이란 시간 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해주신 에그브레이커들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에그브렉은 '즐거운 읽기 생활'을 위해 차근차근 걸어갈게요. 모두 고맙습니다.

3월 4주, 이 책 어때?

📚 과잉존재

📚 하버드 스트레스 수업

📚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 우리는 같은 눈빛을 가졌구나!

1주년 (셀프) 축하 뉴스

🎤 뉴스레터 발행인들의 축하 메시지: COFFEEPOT, #ㅎ_ㅇ

🐣 그동안 소개한 책 다 모았다! 에그브렉 책장 업데이트

📌 1주년 축하 게시판 오픈

* 책 정보를 더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네이버책에 등록되지 않은 신간의 경우 인터넷 서점 상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3월 4주, 이 책 어때?

📚 과잉존재(김곡 지음, 한겨레출판)

🧲 #한국사회 #분석 #진단

하나의 키워드로 사회 흐름을 읽어내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게 비평적인 관점을 담은 책이면 더더욱 그렇고요. 바쁘게 살다보면 무엇이 왜 문제인지 생각하는 일조차 놓치기 쉽잖아요. 어떤 렌즈를 통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기도 하고요.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시선이 머물렀어요. 영화감독 김곡이 집필한 <과잉존재>는 '과잉'이라는 렌즈로 한국사회와 문화를 전방위로 훑어내는 책입니다. 저자는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 왜 유독 소통장애와 이상범죄, 신경학적 질환이 유행하는지"를 파헤치는데요, 철학자들의 논증부터 정신분석학자들의 이론, 또 범죄심리학 전문가들의 주장까지 두루 살피며 과잉주체가 되어버린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을 진단합니다.

조울증, ADHD, 공황장애 등의 질환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묻지마 범죄와 아동학대 등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현상들의 핵심에는 기술 발전과 자본으로 뒤엉킨 사회 속에서 만들어진 '과잉자아'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과잉의 뜻은 무엇이고 어디로부터 왔는지, 위에서 말한 현상들과 과잉이 무슨 관계인지, 그래서 결국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설명해가는 과정이 8개의 목차 안에서 펼쳐지는데요. 과소비, 과공급, 과잉개발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 속에서 우리 모두 이대로 괜찮을지, 과잉주체가 아닌 그냥 '주체'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색하는 마지막장을 꼭꼭 씹어가며 읽고 싶습니다.

🔎 "과잉주체는 주체가 아니다. 주체는 지난 세기 경계의 패러다임을 살아가던 근대적 인간이다. 그가 경계를 통해 누리던 행동과 생각의 조절방식 자체가 과잉주체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니, 과잉주체는 주체처럼 행동하고 반응하지 않는다. 그는 과잉행동하고 과민반응한다. 과잉주체는 사유하지 않는다. 그는 과몰입한다. 과잉주체는 상상하지 않는다. 그는 과대망상한다. 과잉주체는 말하지 않는다. 그는 과장한다. (...) 과잉주체는 일하지 않는다. 그는 과로한다." (19~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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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SPOTVNEWS, <'내년엔 꼭 보고 싶다'…기대작 쟁여놓은 2021 韓영화 라인업>(2020.12)

(위에서 잠깐 나왔지만) 저자의 직업은 영화감독입니다. 그가 쓴 글에 흥미가 생겨서 찾아보다가 공동작업자 김선과 함께 메가폰을 잡은 영화 <보이스>(주연 변요한, 김무열)가 (아마도) 상반기에 개봉할 거라는 포스팅을 봤어요. 이참에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뤄야 했던 영화들을 포함해 2021년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영화들을 배급사별로 정리한 기사를 가져왔습니다.

📚 하버드 스트레스 수업(왕팡 지음, 와이즈맵)

🧲 #스트레스 #관리 #솔루션

"스트레스성 XX입니다...!" 우리 모두 병원에 가면 한 번씩은 꼭 들어보는 말일 텐데요. 그런데 그다음이 항상 문제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냐고 물으면 의사 선생님도 뾰족한 방법을 알려주기 어려운 표정을 짓곤 하니까요.

늘 우리 곁을 맴도는 스트레스는 슬며시 찾아와서 조용히 존재감을 키운 후에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잘 관리하는 방법 정도는 알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골라본 책이 <하버드 스트레스 수업>입니다. (TMI: 하버드 OO 수업이라는 제목이 왜 이렇게 많은지...😅 제목 때문에 스킵할 뻔했다는)

이 책은 오랜 기간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하고 개발하여 탄생한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인 'SMART(Stress Management and Resiliency Training)'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스트레스의 원인과 영향을 다루는 동시에 스트레스의 신호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평상시에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꿀팁들은 무엇인지 등 뚜렷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장점입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교, 스포츠 구단에서도 직원, 학생,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채택했고, 이를 조직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게 다듬은 결과물이 이 책이라고 하네요.

🔎 "화가 머리끝까지 난 채로 메일을 쓰고 씩씩거리며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손가락을 떼기도 전에 방금 왜 그렇게 감정을 가라앉히지 못했는지 후회한 적이 있는가? 길고 긴 하루를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귀가해서는 별것도 아닌 일로 가족과 싸운 일이 있는가? 기억하자. 우리는 이미 일어난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 다만 상황에 대한 태도와 반응을 바꿀 수 있을 뿐이다. 급성 스트레스 사건에 노출되었다면 '멈춤-호흡-생각-선택'을 떠올려라. 이 프로세스가 당신이 지금껏 해온 습관적인 스트레스 반응 대신 적절한 적응반응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Part2 3장. 감정을 갉아먹는 스트레스와 이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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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세바시, <일의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기술(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2018.07)
일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게 들려주는 조언이 담긴 세바시 강연 영상입니다. "스트레스는 풀 수 있는 감정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다", "자존감은 마음으로만 쌓이는 게 아니라 몸을 쓰고 헌신할 때 따라온다", "일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나의 이야기를 써라"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물론 알면서도 쉽지 않다는 게 함정...!)

📚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김민철 지음, 미디어창비)

🧲 #여행 #편지 #기억 #에세이

여행을 가지 못하는 나날이 길어지면서 여행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딘가로 떠나는 행위 자체를 그리워하다가, 다음에는 그동안 다녀왔던 곳들을 하나씩 떠올렸고, 지금은 가본 적 없는 도시의 이야기들을 읽고 있는 방식으로 여행을 추억하고 있어요.

여행을 기억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를 소개하고 싶은데요. <모든 요일의 여행> <모든 요일의 기록>으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저도 아껴 읽고 좋아한 책들) 김민철 작가의 신작 에세이로 여행과 편지의 조합이 돋보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거에 머물렀던 20여 개의 도시 풍경과 그때의 기억을 담아 아끼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길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을 이야기, 그리고 소중한 존재를 향한 애정을 모아 다시 꺼내는 일을 편지라는 형식에 녹여내 더욱 기대가 되는데요. 어쩌면 이 에세이는 지난 여행을 완성해내는 작업이자 독자들을 여행으로 안내하는 색다른 초대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읽고 나면 편지가 쓰고 싶어질 것 같아요.

🔎 "밤의 곤돌라라니. 그 섬세한 순간이라니. 그 떨림 가득한 감정이라니. 그 한순간을 만나기 위해 그 비싼 티켓을 사고, 그 고생을 해가며 여행을 떠난 걸지도 몰라. 그 한순간만으로도 여행의 의미는 다 충족되고도 남아. 물론 그 순간이 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도대체 어떤 소용이냐고 묻는다면 입을 다물게 되지. 하지만 이미 경험한 사람의 별은 아무나 훔쳐 갈 수 없어. 그 별은 누구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는 너만의 별. 여행자라면 누구나 이마에 박고 살아가는 자신만의 별.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도 이마엔 자신만의 별이 박혀 있단다." (57~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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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월터의 상상의 현실이 된다>(2013)
잡지사에서 일하는 주인공 월터가 마지막 이슈의 표지를 장식할 사진을 찾아오기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이야기로, 영화 내내 이색적인 풍경이 끊임없이 펼쳐집니다. 스토리가 재밌기도 하지만 메시지가 주는 감동도 커요. 저는 이 영화를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에서 처음 본 이후로 1~2년에 한 번은 꼭 챙겨보는데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 여행 대신 이 영화를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우리는 같은 눈빛을 가졌구나!(권민경 지음, 자연과생태)

🧲 #사진에세이 #합성 #동물

재미있는 사진 에세이를 발견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나타난 사슴이 담긴 사진을 표지로 내건 이 책은 '합성 이미지' 사진집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서양화를 전공하고 유화를 그리던 저자는 디지털 드로잉의 매력에 빠져 사진 합성을 이용한 이미지를 만들다가 영화 VFX(visual effects) 회사에 입사합니다. 그곳에서 영화와 드라마에 쓰이는 정교한 실사 배경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퇴사를 하죠.

퇴사 후 평일에 동물원을 찾은 그는 하이에나 한마리와 눈이 마주치는데요. 어딘지 모르게 권태로움이 가득한 하이에나의 눈빛 속에서 일상에 치여 살았던 자신의 모습을 읽어냅니다. 이 일을 계기로 동물원에 갇힌 동물에 대해, 그리고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는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죠. 이 경험과 생각들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인데요. 합성이라는 방식으로 조작된 허구의 세계이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실재 세계에서보다 많은 이야기를 건져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 "이 책에 실린 모든 이미지는 가짜입니다. 한 프레임 안에 있는 요소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만 실제로는 서로 아무 연관도 없는 요소들을 합성해 재생산한 것이죠. 그런데 이 조작된 세계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허구인 줄 알면서도 내심 이 세계가 실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아름답고 평화롭고 독특한 풍경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작품 하나하나에 깃든 마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출판사 책소개 글 中)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웹페이지] 그라폴리오, #18 The Tourists(권민경)

네이버 그라폴리오에 올라온 작가의 작업물 중 하나입니다. 책을 미리보기 하는 기분으로 살펴보세요! 마지막에 해당 이미지의 작업 과정을 담은 짧은 영상도 있어요.

1주년 (셀프) 축하 뉴스

1주년이니까 마지막 코너만큼은 책 이야기 대신 소소한 (셀프) 축하 소식을 건네보려고 합니다. 며칠 전, 제가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1주년을 맞이했는데요. 동료들의 축하 메시지를 받아서 틀어주는 걸 듣고는 갑자기 삘(😇)을 받은 나머지 제가 즐겨 보는 두 뉴스레터의 발행인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부탁드렸어요. 급작스런 제안에도 기꺼이 너그럽게 응해주신 두 발행인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화, 금마다 친절한 설명으로 세상 보는 눈을 넓혀주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커피팟,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과 성실한 기록의 콜라보가 인상적인 콘텐츠로그 #ㅎ_ㅇ, 두 레터 발행인의 축하 메시지를 들어보시죠. (밑줄을 클릭하면 각 레터를 살펴볼 수 있어요)

☕ 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커피팟(COFFEEPOT)

🎤 "에그브렉은 책에 대해 '조금씩 알을 깨고 나가면서 세상을 만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도구'라고 표현했는데요. 새로운 책을 귀하게 소개해 주는 에그브렉은 우리 주변의 사회문화 흐름까지 짚어주는 고마운 뉴스레터가 된 것 같아요. 1주년 축하드리고요. 더 많은 사람이 알을 깨게 도와주는 귀한 뉴스레터 계속 전해주세요!"

📝 10일에 한 번씩 보내는 나의 콘텐츠로그 #ㅎ_ㅇ

🎤 ""주변엔 온통 책인데 마음속 책장은 점점 더 비어가고 있다고 느꼈다." 서효인·박혜진 편집자가 공저한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 에필로그 속 한 구절입니다. 창간호부터 받아본 에그브렉은 제가 온라인 서점의 장바구니를 비우고, 읽을거리로 내면을 채우는 선순환구조에 톡톡히 도움을 주었답니다. 1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루테인 꼭꼭 챙겨드세요. 오래오래 읽고 싶은 걸 읽으려면 눈건강이 중요합니다!" (구독자 ㅎㅇ 드림)

다음으로는 1주년 기념으로 에그브렉의 책장이 업데이트되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1년간 에그브렉에서는 총 218권의 책을 소개했더라고요. 이중 20권은 에그브레이커의 추천(우리가 발견한 책)을 통해, 4권은 올해 2월부터 격주로 찾아가는 소설 큐레이션(행신소)을 통해, 4권은 출판사와의 협업으로 진행한 책나눔 이벤트를 통해 에그브레이커와 만났답니다. 📚 1년간 소개한 책 다 모았다! 에그브렉 책장 구경하기

마지막 소식! 1주년 축하 게시판을 열어봤습니다. 이 게시판은 로그인 없이도 누구나 쓰고 볼 수 있으며 좋아요를 누를 수도, 댓글도 달 수 있답니다.* (아무도 안 오면 저 혼자 외로이...🐣) 1주년을 맞이한 에그브렉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도 좋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코멘트도 좋으니 편하게 놀러와주세요~

* 페들릿 서비스는 스티비에서 발행하는 스요레터에서 소개해준 방법으로, 김치앤칩스의 뉴스레터를 참고하였습니다.

1주년 게시판 놀러가기

지난 번 Egg Break

'흥미로운 신간' 순위는?!

2위 <케이팝 시대를 항해하는 콘서트 연출기>

1위 <지브리의 천재들>

투표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 "저도 에그브렉님처럼 사람을 자주 못 만나니까 식물에 집중하고 위로받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정원의 쓸모>를 읽으면 그렇게 위로받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뭔지 알게 될 것 같네요."

💌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저로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다는 호기심에 <지브리의 천재들>을 골랐어요."

💌 "부끄럽지만 미국에서 편집을 하며 지내던 시절의 일을 에세이 형식으로 쓰는 글을 생각 중인데 <케이팝 시대를 항해하는 콘서트 연출기>가 이와 비슷한 결인 것 같아 끌립니다."

🔖 이번 주에는 어떤 책이 흥미로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