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비롯한 팬데믹(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새로운 질병이 예상 이상으로 전 세계에 퍼지는 경우)에 대해서는 제가 지난 글들을 통해 수 차례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세 가지 정도를 재차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로 야생동물의 서식지 감소가 팬데믹의 원인이 된다는 점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가뭄, 수몰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 야생동물이 서식지를 잃고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목축지로 이동하게 되므로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이죠. 

둘째로는 우리나라에 만연한 공장식 축산 시스템 특성상 가축 전염병이 퍼지면 밀집 사육과 유전자 다양성 결여 때문에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약 7년 동안 돼지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으로 살처분한 가축의 수는 7,500만 마리에 이릅니다. 또 가축이 밀집된 공간에 있으면 바이러스는 빠르게 변이하면서 더욱 강해지는데, 이때 과도하게 투입되는 항생제는 가축의 면역력을 떨어뜨리죠. 병원균은 더욱 강해지고 가축은 더욱 약해지는 악순환은 결국 이를 섭취하는 인간에게로 이어지게 됩니다.

마지막도 역시 공장식 축산에 대한 이야기인데, 육가공업체 노동자들이 위험에 너무나도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운 좋게 피한 건지 가시화되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브라질 등에서 육가공 산업 집단감염이 발생했는데요. 가장 심각한 미국의 경우, 8월 3일 기준 최소 375개 공장에서 최소 34,2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주로 이주 노동자 같은 상대적으로 약한 계층이 일을 하게 되는 이곳은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아파도 쉴 수가 없죠.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어서 기저귀를 차고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우리가 변화하지 않으면 이러한 팬데믹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2~3월에 이어 심각한 재유행의 조짐이 보이고 있죠. 정부와 기업 등 구조적인 문제도 분명히 변화해야겠지만 개인과 구조 둘 중 하나만의 변화로는 이 사태를 이겨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의 근본을 바라보며 코로나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꼭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이상 기후와 전염병의 확산을 막고, 노동자들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채식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육가공 산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 ‘코로나=채식하자’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해요. 채식이라고 하면 당장 모든 동물성 식품을 끊어야 할 것만 같지만, 한 번에 끊기 보다는 조금씩 줄여가는 방법을 권해드립니다. 예를 들어 소고기만큼은 절대 먹지 않겠다든가, ‘고기 없는 월요일’처럼 일주일에 하루만 채식을 하는 것부터 실천하는 것만으로 세상에는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이에 관련된 이야기는 이전에 자세히 다룬 적 있으니 이만하도록 하고, 이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이 높은 부문 중 하나인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