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4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46호

2주 만에 인사드리는 에그브렉이에요. 그 사이 날씨는 초여름에 좀 더 가까워졌네요. 참, 오늘(4월 23일)이 '세계 책의 날'이라는 사실 아셨나요? 교보문고에서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해 '책 좀 아는 사람들이 권하는 책'이라는 짧은 인터뷰 코너를 만들었더라고요. 16명의 저자들이 저마다 권하는 책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여기 실린 질문들을 놓고 각자의 대답을 붙여봐도 재밌을 것 같아요. 다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즐거운 책의 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4월 4주, 이 책 어때?

📚 비트의 세계

📚 단독주택에 진심입니다

📚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행신소

📚 클라라와 태양

[EVENT] 이 책 읽고 싶은 사람 소개시켜줘

📚 2021 공간 트렌드

📚 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 책 정보를 더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4월 4주, 이 책 어때?

📚 비트의 세계(데이비드 아우어바흐 지음, 해나무)

🧲 #프로그래머 #컴퓨터 #코드 #인문학 #인간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되는 인공지능을 보면 '과연, 정말,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날이 올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0과 1의 세계로 이루어진 컴퓨터의 언어와 수많은 맥락과 감정이 얽힌 인간의 언어는 너무 다르지만, 두 언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금의 세계가 만들졌으니까요.

두 언어가 얼마나 다르고, 이 차이 안에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짚어간 책이 <비트의 세계>입니다. 우선, 저자의 이력이 눈길을 끌어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초창기 시절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저자는 의외로 문과 재질(?)이거든요.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하고 인문학 칼럼도 꾸준히 써온 이답게 미묘한 포지션을 가진 그는, 이 책에서 코드-인간-세상으로 이어지는 목차를 구성하고 "모호한 현실 세계를 무 자르듯 분류하고 꼬리표를 다는 컴퓨터의 작업을 설명"합니다.

저자는 컴퓨터와 인간의 언어가 갖는 차이에 기반해 우리의 인식 체계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럼에도 기술이 가진 힘 또한 분명히 존재하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비관적인 태도가 아니라, 기술과 인간, 그리고 사회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 "코더이자 저술가로서, 나는 늘 양쪽 세계에 발을 딛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둘이 수렴될 수 있을지 오랜 세월 동안 감조차 잡지 못했다. 그렇다고 둘이 서로 별개인 것도 아니었다. 나는 논리와 프로그래밍을 이해하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했고, 언어와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을 공부했다." (15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기사] 중앙일보, <[팩플] 인간의 편견 그대로 배웠다, 혐오 내뱉는 AI 이루다 쇼크> (2021.01)
기술 발전과 인간, 그리고 사회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은 올해 초 논란이 된 AI 챗봇 '이루다' 사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태를 계기로 AI 윤리 원칙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는데요. 기술이 이상적으로 구현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선 균형 잡힌 시각과 총체적인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가 떠오르는 건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

📚 단독주택에 진심입니다(봉봉 지음, 북스토리)

🧲 #집 #단독주택 #리모델링 #에세이

'나는 어디서 어떻게 살고 싶을까' 독립이라는 단어 앞에서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리게 되는 생각일 텐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확인조차 부담스러운 서울의 아파트값과 과열된 청약 경쟁 사이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꾸려간 이야기들에 눈이 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라디오PD로 일하던 저자는 나날이 오르는 아파트 전셋값과 층간소음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단독주택을 구입합니다. 이 책은 그 과정, 그러니까 구도심에 있는 작은 단독주택을 구입하고 리모델링해 살게 되기까지 겪은 에피소드를 담은 기록이라고 볼 수 있죠.

저자는 10대에는 단독주택에, 20대에는 상가주택에, 30대에는 아파트에 살다가 40대에 다시 단독주택으로 오게 되는데요. 동네의 정취가 남아 있는 구도심에서 갖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리모델링을 마친 그는 이 과정을 통해 '현재를 행복하게 만드는 공간'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아파트든 상가주택이든 단독주택이든,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고민하며 거주환경을 다양하게 가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골라본 책이었네요.

🔎 "우리가 구도심 주택에 살기로 결심하며 바란 것은 딱 하나였다. '독립적이고 아늑한' 우리만의 공간을 갖는 것. 아파트 층간소음과 남의 집에 전세로 사는 불편함을 더 이상 참고 싶지 않았다. 이제 단독주택을 계약하며 바라던 '독립성'은 확보했고 남은 과제는 '아늑함!' 그런데 이 아늑함이란 개인마다 모두 달리 느끼는 취향의 영역이어서 끝없는 고민과 선택을 요구했다. 쉽게 말해 시간과 돈이 드는 일이다." (건축사와의 인터뷰 中)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영상] EBS, <건축탐구 집 - 원하고 바라는 대로 1편>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가 살고 싶은 집'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기 위해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EBS <건축탐구 집>인데요. 15~20여 분 정도의 길이의 영상마다 고유한 이야기가 잔뜩 묻어난 단독주택과 그 집을 닮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김혜영 지음, 후마니타스)

🧲 #에세이 #이한빛PD

4월은 기억의 힘을 믿어야 하는 달입니다. 기억해야 할 것을 다시금 새겨야 하는 달이고요. 이번 주에 소개할 신간 리스트를 살펴보다가 이 책을 가장 먼저 골랐던 이유는 저 역시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기억'의 중요성을 붙잡고 싶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드라마 제작 현장의 부당한 노동 현실을 고발하며 세상을 떠난 고(故) 이한빛PD의 어머니이자 오랜 시간 교사로 살아온 저자가 마음 한켠에 사라지지 않는 슬픔을 품고 어렵게 써내려간 기록입니다. 그는 곁에 없는 아들을 떠올리며 자신이 어떤 부모였는지 돌아보고, 함께했던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보며 미처 몰랐던 아들의 모습을 조금씩 그려갑니다. 그리곤 아들이 세상에 던진 메시지가 어떻게 퍼져나가고 있는지, 참사가 끊이지 않는 세상에서 어중간하지 않은 슬픔이 어떤 힘을 갖는지 조용히 말을 이어가죠.

"그 어떤 위로보다도 이런 말이 큰 힘을 준다. 한빛의 죽음이 지옥 같은 방송 현장에 빛을 몰고 왔다는 말, 한빛의 이야기가 계속될 거라는 말, 한빛을 기억하며 잘 해볼 거라는 말." 책 말미쯤 나오는 저자의 고백 뒤에 어떤 말이 더 붙을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조용히, 하지만 힘주어 이 책을 읽는 일도 '기억하고 잘 해보겠다'는 또 다른 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한빛에게 부모의 삶은 어때 보였을까? 부모의 삶을 좇고 싶을 만큼 부모가 멋지게도 보이고 존경심이 들기도 했을까? 자본주의와 세속적 가치관에 흔들리며 갈팡질팡하는 부모를 보면서 칼럼 속 고등학생처럼 때로 냉소적이었을까? (중략) 내가 갈팡질팡할 때마다 한빛은 얼마나 헷갈렸을까? …… 한빛은 유서에 엄마, 아빠 사랑을 넘치게 받았다고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끝까지 철저했다. 내 마음을 이렇게 정확히 내다봤던 아들을 나는 왜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을까." (42~43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기사] 주간경향, <영화의 현재에서 드라마의 미래를 고민하다>(2021.01)
이한빛PD의 죽음 이후 미디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가 세워졌는데요. 이 기사는 한빛센터의 활동가들이 제작비 2억 원 규모의 영화 <내가 누워 있을 때>의 촬영 현장에서 보고 들은 변화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행신소

#행신소(행복한 순간들의 신간소설을 소개합니다)는 격주로 돌아오는 신간소설 큐레이션 코너입니다. 출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간소설을 에그브렉의 소설 큐레이터가 직접 골라 읽은 뒤 솔직한 리뷰를 건넵니다.

📍 CURATOR: HAPPY MOMENTS(행복한 순간들)

개발자이지만 코딩보다 독서를 더 좋아하는 책 읽는 프로그래머입니다. 소설을 좋아하고 책 관련 팟캐스트를 잔뜩 듣습니다 :D

📚 클라라와 태양(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민음사)

🧲 #노벨상작가 #일본소설 #인공지능 #사랑

<클라라와 태양>은 가즈오 이시구로가 201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 발표한 첫 장편소설이에요. 소설은 AF(Artificial Friend)라 불리는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와 클라라의 주인이자 친구인 소녀 '조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몸이 약한 조시를 중심에 두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클라라의 모습과, 또 다른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조시 부모의 에피소드가 함께 펼쳐져요.

소설에서 말하는 AF는 십대 아이의 친구가 되도록 특별 제작된 인공지능 로봇을 가리킵니다. 십대 아이를 타깃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탄생한 것도, 조시가 몸이 아픈것도 사실 같은 이유에서 출발하는데요. (이유가 궁금하다면 소설을 읽어보세요🤣) 인공지능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클라라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사고하고 행동합니다. 그뿐 아니라, 조시의 생명을 위해 태양에게 간절히 소원을 빌기도 하고 신념과 신앙마저 갖고 있죠.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클라라의 행동과 감정선을 읽고 있으면 놀라우면서도 섬뜩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제게는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지, 인간을 무엇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만든 소설이었어요.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로봇과의 공존에 대해, 인간을 정의하는 요소에 대해, 계급과 불평등에 대해, 인간과 로봇의 각기 다른 신념과 사랑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가즈오 이시구로가 쓴 어른을 위한 SF 동화 <클라라와 태양>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나를 보내지마>보다는 여운이 적었지만, 가즈오 이시구로식의 SF소설에는 분명 특별함이 있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답니다.

📝 한줄평

사랑은 인간만의 전유물일까. 로봇에게서 배우는 '진짜' 사랑.

🔎 "사람이 자신에게 외로움을 가져올 방법을 원한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229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영화] <네버 렛 미 고>(2010)
<네버 렛 미 고>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나를 보내지마>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소설 원작 영화 중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고, 가즈오 이시구로식 SF를 영상으로 잘 녹여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캐리 멀리건, 앤드루 가필드, 키이라 나이틀리라는 배우들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강력 추천합니다.
[영상] 민음사TV, <인공지능 친구?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가 그리는 근미래 SF 세계 | 가즈오 이시구로의 삶과 작품 세계>
민음사 공식 유튜브 채널 <민음사TV>에서 <클라라의 태양> 출판 기념으로 제작한 10분 정리 영상입니다. 가즈오 이시구로와 <클라라의 태양>을 가장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는 올인원 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VENT] 이 책 읽고 싶은 사람 소개시켜줘

(본 이벤트는 스페이스뱅크의 도서 협찬을 받아 진행합니다)

📚 2021 공간 트렌드(스페이스뱅크 공간 연구소, 이원희, 이효진, 이동연, 이예빈 지음, 씨이오메이커)

공간공유플랫폼 '스페이스뱅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뱅크 공간연구소에서 발간한 책. 이야기와 가치를 담아 활로를 모색해 나가는 공간들(18개, 대부분 서울에 위치)을 사진과 글을 통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어요. 잡지형 구성을 취하되, 데이터와 키워드를 활용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대형 브랜드의 고객 체험형 공간(5개), 사적인 취향으로 탄생한 공간(5개), 도시 재생이라는 가치 위에 세워진 공간(5개), 제로웨이스트샵, 유기동물 보호, 비건이라는 사회적 흐름을 담아낸 공간(3개) 등 네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습니다.

<2021 공간 트렌드>, 누가 읽으면 좋을까?

✔ (위에서 설명한) 네 가지 분류에 따라 나눠진 공간의 매력이 궁금한 사람

✔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SNS에서 뽑아낸 데이터와 키워드를 바탕으로 입소문 좀 난 공간을 살펴보고 싶은 사람

✔ 앞으로의 공간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할지 가늠해보고 사람

(본 이벤트는 중앙북스의 도서 협찬을 받아 진행합니다)

📚 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라이너 지음, 중앙북스)

영화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내는 유튜브 채널 '라이너의 컬쳐쇼크' 운영자 라이너의 책으로, 영화X철학의 콘셉트를 갖고 있어요. 꽤 널리 알려진 11편의 영화와 11명의 철학자를 유연하게 매칭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의 개념을 쉽게 풀어낸 것이 이 책의 장점인데요. 한 편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둔 듯, 철학을 소재로 다루는 책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구어체를 쓴 점도 눈에 띕니다. 이 책을 본 후 영화를 재감상한다면 장면마다 던질 수 있는 질문의 폭이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누가 읽으면 좋을까?

✔ 영화를 분석하면서 보는 일을 즐겨 하는 사람

✔ 인문학을 잘 몰라도 OK, 영화와 인문학이 만나는 지점을 가볍게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

✔ <어벤져스>, <매트릭스>, <기생충>, <Her> 등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영화들을 철학이라는 렌즈로 새롭게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

각각 에그브레이커 5명에게 나눔합니다!

🔊 참여 기간: 4월 23일(금)~29일(목) 23:59까지

🔊 참여 방법: (1분이면 끝!) 아래 버튼 클릭!👇

<2021 공간 트렌드> 신청하기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신청하기

지난 번 Egg Break

'흥미로운 신간' 순위는?!

3위 <세상에서 커피가 사라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