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Pension)+기금(Fund)인 연기금은 연금을 위해 마련된 자금을 말합니다. 매달 월급에서 이것저것 공제되는데 거기에 연금도 포함되죠? 연금은 노후를 대비해 소득의 일부를 미리 내고서 나중에 돌려받는 급여입니다. 연금이 제때 지급되려면 연기금을 장기적으로 투자·운용할 곳(=이런 기관들도 연기금이라고 부름)이 필요한데요. 우리나라에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이 있습니다. 이중 국민연금 규모가 가장 큽니다(전국민 의무가입 효과이기도). 작년말 기준으로 순자산이 833조원을 넘는데 이는 우리나라 1년 총생산의 45%에 달하거든요. 이 자금으로 국민연금은 많은 기업의 대주주가 되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요. 그래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을 국내증시의 큰손이라고 부른답니다.

큰손인 연기금이 폭풍 매도에 나서자 국내증시의 상승세가 둔해졌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연기금의 매도를 막아달라는 청원글(+50대 주린이의 고백도)이 올라올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졌구요. 이런 매도세는 작년 말부터 시작(=12월 24일부터 하루도 안 쉬고)됐는데 신기록을 세울 만큼 오랫동안 주식을 팔았던 건 리밸런싱(Rebalancing)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다시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에요. 전쟁 중 상황에 따라 전술이 달라지듯 투자하기 전에 만들었던 포트폴리오(=수익을 위한 전술)도 투자가 시작되면 거듭 수정됩니다.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데다 그 돈을 연금으로 돌려줘야 하는 연기금이라면 투자에 더 신중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