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큰 변화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무상증자를 하기 전이나 후나 자산은 현금 600만원으로 동일합니다. 자본이 크게 변한 것 같지만, 사실은 무상증자를 하기 전이나 후나 자본 총계는 600만원으로 동일합니다. 단지 자본을 구성하는 항목 내에서 금액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주식발행초과금 200만원이 자본금으로 주소만 살짝 바꿨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즉 무상증자는 회사의 기업가치나 재무구조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럼 회사는 무상증자를 왜 하는 걸까요?
바로 한 주당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상증자 이전에는 한 주당 가치가 3만원이었습니다. 무상증자를 하면 기업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주식 수가 늘어나기에, 한 주당 가치가 떨어집니다. 무상증자 후에 회사의 주식 수는 400주가 되었습니다. 600만원짜리 회사에 대해 400주가 발행되어 있으므로, 한 주당 가치는 600만원을 400주로 나눈 1만5천원이 됩니다. 한 주의 가격이 3만원에서 1만5천원으로 떨어지는 겁니다. 이렇게 무상증자로 인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권리락’이 발생했다고 표현합니다. 현실에서는 무상증자 이후 첫 거래일 주식시장 개장 시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서 장을 시작합니다.
이처럼 무상증자를 하면 주가가 떨어져서 주식을 매입하기가 쉬워집니다. 현실에도 한 주에 몇십만원, 심지어는 백만원이 넘어가는 주식도 있잖아요. 이런 회사가 무상증자를 단행해 한 주당 가격을 낮춰준다면 소액으로도 주식을 살 수 있으므로 주식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주가가 내려가므로 저가 매수를 할 기회라는 착시효과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전 뉴스레터에서 무상증자를 단행한 기업의 주가가 급격히 올랐다가 원상복귀한 사례들을 보여드렸는데요. 이는 무상증자 덕에 주식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로 인해 주가가 올랐다가, 결국 기업가치는 변하지 않았기에 주가가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투기 세력이 개입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긴 합니다.)
무상증자를 하여도 기존 주주의 부는 그대로입니다. 이 사례에서 모든 주주는 회사의 지분을 각각 20%씩 가지고 있는데요. 회사의 총 발행주식수가 200주에서 400주로 변하였으므로, 각 주주의 보유주식수도 40주에서 80주로 두 배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3만원에서 1만5천원으로 정확히 절반이 되었으므로, 기존 주주의 부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즉 각 주주의 부는 무상증자 이전에는 40주×3만원=120만원으로, 무상증자 이후에는 80주×1만5천원=120만원으로 계산됩니다. 이는 무상증자를 하여도 기업가치는 600만원으로 동일하고, 각 주주의 지분율도 20%로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기업가치 600만원에 지분율 20%를 곱하면 120만원이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