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이 아니고, 진지하게.
오픈하우스 서울: 10월 12일 오후 2시에 예약하세요.
내가 지난 뉴스레터에서 오픈하우스 서울을 소개하며 프로그램 개수가 적다고 아쉬워했는데, 그건 일부 프로그램만 사전에 공개된 거였다. 전체 메인 프로그램이 공개되었고, 역대급 구성이다. 시간을 들여 링크로 들어가서 프로그램을 하나씩 클릭해보고 가보고 싶은 걸 고르길 추천한다.
홈페이지의 HowTo에도 적혀있는 것처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욕심부리면 예약하다가 꼬인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다 매진된다.

회의 시간이 겹치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예수의 성기 묘사에 대한 진지한 고찰
오스텐타티오 제니탈리움(Ostentatio genitalium)은 르네상스 시대에 그리스도의 성기를 강력하게 표현하는 유행을 일컫는 용어다. 미켈란젤로의 "부활한 그리스도"(Risen Christ)와 같이 성기가 축 늘어진 이완된 형태로 묘사된 르네상스 예술품이 익숙한 우리들에게 거대한 실루엣의 물건을 가진 예수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13세기 전까지는 성을 원죄시 여긴 아우구스티누스의 관점에 따라 중요부위를 밋밋하게 표현하고 그 위를 베일로 가리는 비잔틴식 표현이 흔했다. 오스텐타티오 제니탈리움은 1260년경부터 17세기까지 유행했다. 이 시기에 시각화된 정력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확증하는 것이었다. 
오스텐타티오 제니탈리움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다.
  • 13세기에 "벌거벗은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벌거벗다"(nudus nudum Christum sequi)라는 슬로건을 따르는 프란치스코회의 영향력이 커진 것에서 비롯했다는 설
  • 성기를 표현하는 것이 생식기관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표현을 하기 위해 노력한 르네상스 경향의 일부라는 설
  •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재발견하고 연구하던 르네상스 시대에 프리아포스, 바커스, 판과 같이 거대한 성기를 가진 그리스 신들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설
롱기누스의 창에 찔려 생긴 상처의 틈이 자궁과 연결된 것처럼 묘사되어 그리스도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표현한 그림, 그리고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가 환상 속에서 그리스도와 결혼하며 그리스도의 포피를 결혼반지로 사용했다고 언급한 걸 볼 때, 21세기 우리의 시각으로는 지극히 성적으로만 보이는 행위나 표현이 한때는 신학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쉽게도 현대에 오스텐타티오 제니탈리움을 제대로 연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데, 성상 파괴로 인해 많은 그리스도의 성기가 잘려나갔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어려워서 해석에 애를 먹었다. 위 링크의 글은 "The Sexuality of Christ in Renaissance Art and in Modern Oblivion"라는 책을 참고했는데, 학술적인 책인데다가 종교 용어가 많아서 번역기 도움을 받아도 이해하는데 한참 걸렸다. 위 내용은 전체 기사 중 일부 내용만 소개한 것이므로, 글이 흥미롭다고 느낀다면 원문을 직접 읽길 추천한다.
넷플릭스: DVD 사업을 종료하며 (1:13)
영상 진짜 잘 만들었다! 넷플릭스가 드디어 DVD 대여 사업을 접고, 9월 29일에 마지막 DVD 발송을 마쳤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영상이다. 기계음으로 만든 음악부터 마지막 DVD Logo Hitting the Corner 밈까지, 일상과 함께해온 DVD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넷플릭스와 DVD 대여 사업에 대해 모르는 이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넷플릭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라 원래 DVD 대여 시장을 혁신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DVD를 대여하면 보통 반납 기간이 있는데, ① 다 본 DVD를 반납하는 건 귀찮고, ② 반납하지 않으면 연체료가 쌓이고, ③ 연체료가 쌓인 고객은 그냥 서비스를 이탈해버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있었다. 넷플릭스는 DVD 대여에 구독 모델을 도입해서 빌릴 수 있는 기간을 무제한으로 책정하고, 다만 이미 빌려간 DVD를 반납하지 않으면 새로운 대여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DVD가 배송되는 봉투는 다 본 DVD를 포장해서 우편함에 넣으면 바로 픽업해서 반납할 수 있도록 반납용 봉투의 역할도 하는데, 이 빨간색 넷플릭스 봉투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넷플릭스의 아이덴티티다.
Vimeo Staff Picks 15년
Vimeo는 유튜브와는 다르게 좀 더 전문가를 위한 고퀄리티의 영상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Vimeo는 Staff Picks라는 이름으로 훌륭한 영상들을 큐레이션하는데, 실제로 추천하는 영상들이 꽤나 볼 만하다. 위 링크에서는 지금까지 15년 동안 운영된 Staff Picks 중 훌륭한 것들을 다시 추려서 소개한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모든 리스트는 내가 여기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다시 정리해 두었다. 총 62개의 영상으로 러닝 타임만 9시간이 넘으니, 심심하고 시간날 때 보길 추천.
리스트에서 내가 본 영상을 체크해 두었고, 내가 특히 추천하는 것은 "YUN 추천"이라고 표기해 두었다.
AI 시대에 사진이란 무엇인가?
구글의 제품 중 하나인 "구글 포토"는 사업부의 미션을 "모든 사진과 동영상을 위한 곳"에서 "모든 추억을 위한 곳"으로 바꾸었다. 새롭게 출시한 구글의 스마트폰 픽셀 8 시리즈를 보면 이 미션이 이해가 된다. 픽셀 8 시리즈에는 여러가지 AI 기반 사진 보정 기능이 적용되었는데, 생성형 AI를 이용해서 사진의 배경을 바꾸고, 방해 요소를 삭제하고, 주인공이 아닌 사람들을 이동시킨다. 동영상을 찍을 때에는 방해가 되는 소리를 삭제할 수 있다. "베스트 테이크"라는 기능을 이용하면 비슷한 이미지를 여러 장 찍을 때 최고의 얼굴 표정을 골라내서 합성한다. 이러한 기능이 새롭게 출시된 기능은 아니지만, 소비자 가전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아이의 사진을 예쁘게 찍기 위해서 눈을 감은 아이의 얼굴에 눈을 뜬 얼굴을 합성하는 것은 무해해 보인다. 하지만 오후에 그랜드 캐년에 방문해서 일출 시간에 찍은 것처럼 보정한다면… 뭔가 조금 선을 넘은 것 같다.
여기에서 본질적인 질문이 떠오른다. 사진이란 (또는 영상이란) 무엇인가?
기억은 탄력적이고 불완전하다. 기억은 우리의 편견과 기분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한다. 생성형 AI로 사진을 편집하는 것은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물리적으로 만들어내어 저장하는 것과 같다.
우리의 추억 속 흐릿한 기억이 플라톤의 이데아가 되길 원하는가?
이번 주 발견한 신랄한 풍자: 일리야 레핀의 19세기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에미릭 뤼셋(Emeric Lhuisset)
원본 그림에미릭 뤼셋이 작업한 사진. 원본이 되는 그림은 우크라이나 출신 예술가 일리야 레핀(Ilya Repin)의 '‘술판 모하메드 4세에게 답장을 쓰는 자포로제의 코사크인들'로, 이 그림에 등장하는 코사크인들은 자신이 싸움에서 이긴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자신의 명령을 따르라는 최후통첩을 받고 비웃으며 답장을 쓰는 장면이다. 즉 이 풍자 사진은 러시아에게 한 방 먹이는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피사체 배우들을 실제 우크라이나 군인들로 구성하여 풍자의 묘미를 더했다.
따옴표를 잘못 사용한 버거킹 TV 광고
영어에서 줄임 표현으로 따옴표, 즉 어퍼스트로피(’)를 쓴다. 예를 들어 메탈리카의 Kill ’Em All에서 Them 대신 ’Em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따옴표의 경우 여는 따옴표(‘&“)와 닫는 따옴표(’&”)가 있다.
위 링크에서 버거킹은 TV 광고를 통해 “JK YOU ATE ‘EM BOTH”라고 텍스트를 적었는데, 여기에서 THEM의 축약어인 EM 앞에 붙은 따옴표는 여는 따옴표가 아니라 닫는 따옴표(’)여야 한다.
아마 이러한 실수가 발생한 이유는 대부분의 텍스트 입력 도구가 인용구를 적을 때 어퍼스트로피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여는 따옴표로 변환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사소한 실수겠지만, 이 광고를 만든 광고대행사에 많은 돈을 지불한 버거킹은 이 실수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이 기사를 쓴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광고를 제작한 OKRP에게 이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은 없었다.
Posthog라는 개발 도구를 만드는 회사가 디지털 광고를 집행해보고 느낀 점을 정리한 글이다.
좋은 인사이트다. "구글 디스플레이 광고: 피할 것"이 통렬하다.
프라다가 NASA의 달 탐사용 우주복을 만든다.
프라다가 2025년 예정된 아르테미스 III 미션을 위해 우주복을 만든다. 그런데 뭐 엄청나게 디자인이 새롭거나 화려한 뭔가를 만드는 건 아니고… 기존 NASA의 우주복 디자인을 개량하는 정도일 거라고. 어쨌든 우주복은 실용성이 중요한 아이템이니까…
아르테미스 계획은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기 위한 계획이다. 과거의 아폴로 계획은 달에 가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면,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에 체류용 기지를 만들어 더 먼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이 미션을 통해 여성과 유색인종이 최초로 달에 가게 될 예정이다.
라스 베가스의 MSG 스피어
워낙 유명한 뉴스라 이미 알겠지만, 7월에 완공된 거대한 돔 형태의 LED 스크린 공연장인 MSG 스피어가 U2 콘서트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내부 스크린은 높이 76m로, 시야각 180° 이상을 감싼다. 2억 7천만 개의 픽셀 뒤에 16만 개의 스피커가 숨겨져 있다.
보고 드는 생각은 ① 실제로 가보고 싶다 ② 엄청나게 미국적이고, 라스 베가스스럽고, 자본주의 끝판왕같은 건축물이다 ③ 저 건물은 유지보수가 얼마나 힘들까 ④ 17만 명이 앉을 수 있다는데 닫힌 구체 속 공조는 어떻게 할까? ⑤ LED 스크린 사용하면 시간당 전기를 얼마나 쓸까…
외부 LED를 이러한 식으로 활용하는 게 귀엽다.
네옴 프로젝트의 마천루가 공개되었다.
링크를 눌러서 사진부터 봐라. 정말 돈내나게 생겼다.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키 리조트를 위해 만들게 될 빌딩이다. 트로제나는 아직 완성도 안 되었는데 2029년 아시안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곳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역개발 프로젝트인 "네옴"의 네 지역 중 하나다. (네옴 프로젝트는 여러가지로 논란이 많다고 지난 뉴스레터에서 다룬 적이 있다.)
이 빌딩은 완공 시 높이가 330m로 여의도 더현대서울이 있는 파크원 정도 높이라 세계적 수준의 초고층 빌딩은 아니지만, 산꼭대기에 위치해서 해발고도 자체는 꽤나 높을 듯 하다.
디즈니, 월-E처럼 생긴 이족보행 로봇 공개 (00:58)
감정이 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뽐내고, 춤을 추고, 눈을 마주쳐 응시하고, 사람을 따라다닌다. 일단 귀엽다. 아직은 프로토타입 단계라서 최종 디자인은 더 귀여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목소리가 큰 사람을 위한 마우스피스
Mutalk이라는 이름의 제품, 방음이 되는 블루투스 마이크다. 바로 옆에 앉아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차단한다. 뭔가 성인용품처럼 생겼다고 느끼는 건 내가 이상한 걸까…?
서서 잘 수 있게 해주는 수면의 방
"Giraffnap"이라는 이름의 제품. 서 있는 자세로 잘 수 있게 해주는 작은 방이다. 머리와 엉덩이, 정강이, 발바닥을 지지하는 쿠션이 있어서 선 채로도 편하게 잘 수 있다고… 하는데, 뭔가 현대 바쁜 일상 생활의 안쓰러움을 상징하는 것 같다.
미국 내 무종교인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0%가 무종교인이다. "무종교인"이란 말 그대로 종교가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영적인 것을 믿지만 특정 종교는 없는 사람을 포함한다. 특정 계급, 성별, 나이, 인종, 민족에 국한되지 않고 나타난다. 이들의 공통점은 조직화된 종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종교인이 꼭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는 아니며, 이들 중 43%는 신이 있다고 믿는다.
이번 주 알게 된 멋진 건축물 01: 테네리페 섬의 교회
스페인령 테네리페(Tenerife Island) 섬의 라스 춤베라스(Las Cumberas)에 있는 교회. 공사 기간이 15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이번 주 알게 된 멋진 건축물 02: 사막의 거대한 돔 체육관
칠레에 위치한 체육관으로, 심우주 연구 단지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ALMA의 부속 건물이다. 마치 스타워즈 타투인에 등장할 법한 건축물이다.
(ALMA가 뭐하는 곳인지 찾아봤으나 설명이 워낙 복잡해서 대충 우주 관측을 위한 접시 안테나가 많이 몰려있는 시설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번 주 알게 된 멋진 건축물 03: 모래 언덕 속 숨겨진 박물관
덴마크의 건축사무소 BIG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만든 벙커 옆 모래 언덕에 통로를 뚫어 보이지 않는 박물관을 만들었다. 이미 박물관으로 활용되던 벙커 건물에서 옆 언덕 속으로 확장한 셈. 이 건축물은 2017년에 완성되었다.
엑셀로 그림 그리는 예술가 (2:28)
77세의 일본인은 은퇴하고 그림을 그리고 싶었으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픽 툴을 구매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미 깔려있는 엑셀을 사용했다. 셀 하나하나에 색을 넣는 것은 아니고, 엑셀의 그리기 도구를 이용한다.
백상아리에게도 천적이 있다.
몇 년 전, 남아프리카에서 백상아리가 자취를 감춰서 인간의 환경오염 때문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범고래 때문임이 밝혀졌다. 범고래는 백상아리의 지방간을 좋아해서 지방간만 빼먹고 사체의 나머지 부분은 버린다. 이 때문에 백상아리는 범고래를 피해 남아프리카의 동쪽 지역으로 이동했다.
헐리우드리포터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TV 프로그램 50선
1위부터 매드맨, 소프라노스, 석세션, 30 Rock, 더 와이어. 브레이킹 배드가 5위 안에 있을 줄 알았는데 16위다. 오히려 베터 콜 사올이 7위로 순위가 더 높다. 왕좌의 게임 30위,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33위, 섹스 앤 더 시티 50위.
197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애완용 돌" 키우는 방법 매뉴얼
조직을 와해시키기 위한 CIA의 방해공작 매뉴얼은 몇 년 전 기밀이 해제되어 공개되었을 때 화제가 되었다. 여기에서 한국어 번역을 볼 수 있다.
구글 스트리트 뷰를 보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맞추는 게임
게임을 시작하면 내 캐릭터가 구글 스트리트뷰의 임의의 위치에 놓이게 된다. 시작하면 처음에는 내가 있는 위치, 즉 서울에서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안 어렵다. 나는 14995점으로 딱 5점 감점 당했다.
나처럼 매니악한 RSS 신봉자를 위한 도구다.
요새 유행하는 스이카 게임
떨어지는 과일을 합치고 합치고 합쳐서 수박을 만들어야 한다. 1600점 넘기기가 어렵다. 중독성 개쩐다.
참고로 iOS에서는 위 링크를 사파리에서 연 후, 아래의 가운데 공유 버튼을 눌러 "홈 화면에 추가"하면 마치 별도의 앱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아래 이미지
모래시계 성운: 마치 거대한 눈동자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