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보내드렸던 파인애플주스(+잠깐 소개해드리자면, 파인애플엔 담지 못했지만 알려드리고 싶은 주식 소식이 생길 때마다 월요일 저녁 6시에 발송되는 파인애플 번외편🥤) 보셨나요? 지난주 특징주였던 로블록스는 미국의 게임업체로 코로나의 수혜를 본 곳입니다.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쿠팡(+지금은 제자리 찾아가는 중?)도 코로나로 급증한 온라인쇼핑 덕에 매출이 쑥 늘었죠. 게임과 이커머스 말고도 코로나로 흥한 산업이 또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인데요. 같이 한 조각 뜯으러 가볼까요?😋

어떤 분야에서든 수요와 공급에는 시차가 생깁니다. 지금의 반도체 시장처럼 수요가 한꺼번에 쏠리면(+주된 원인인 코로나에다 5G통신 상용화와 비트코인 열풍까지 더해진 결과) 공장을 풀가동하더라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워요. 특히 반도체를 만들려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서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죠. 이런 반도체 수급난은 연초부터 나왔던 이슈입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12주였던 리드타임이 52주까지 늘어난 적도 있어요. 자동차 부품들 가운데 반도체의 비중은 작지만, 각 부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서 없으면 안 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도요타나 GM, 테슬라 같은 굵직한 자동차 기업들도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생산을 줄이거나 잠깐 중단했어요. 이후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비싼 반도체를 사용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으로 자율주행차나 전기차 등 미래차가 보편화될수록 전망이 밝은 분야입니다. 일반 자동차에는 오디오나 내비게이션 등을 위해 200~300개의 시스템 반도체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미래차에는 2000개가 넘는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처음이 아닙니다. 집마다 컴퓨터가 놓였던 2000년대 중반, 사람마다 스마트폰이 생겼던 2010년대 초반,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이 주목받았던 2010년대 후반에도 찾아왔었죠. 당시 반도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기업들은 호실적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슈퍼사이클이 끝날 무렵 파산(독일의 키몬다)이나 구조조정(일본의 엘피다)을 겪은 기업도 있었어요. 동일한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물건은 넘쳐나고, 수요를 넘어선 공급은 결국 물건값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이번에 찾아올 슈퍼사이클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