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토요일, 히데코 요리교실 플리마켓을 엽니다. 3년 전 여름이 끝날 무렵 열었던 첫 마켓도 참 즐거웠어요. 그 기억을 떠올리며 거리두기가 해제될 무렵부터 소소하게 준비를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요리교실의 물건보다 히데코 친구들의 물건이 많아졌네요. 만들기로 했던 카레도 더 많이 준비하려고요! 새벽부터 분주할 거 같네요. 5월 29, 30일에 연남동에서 <히데코의 사적인 안주교실> 레시피로 팝업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역시 히데코 친구인 비스트로 사장님이 셰프님과 함께 열심히 히데코의 안주를 준비중이에요. 6월 4일에는 청담동의 한 건물 루프탑에서 열리는 마켓에 참가합니다. 제가 맡은 것은 타파스! 강남, 경기권의 독자분들이 연남동, 연희동 보다는 상대적으로 오시기 편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이렇게 외부활동 일정을 정리해보니 또 시간이 금방 갈 거 같습니다! 책도 한 권씩, 7월까지 세 권이 출간될 예정이에요! 계획하는 팝업은 히데코레터를 통해 다시 소개할게요! 곧 만나요!


마당에 활짝 핀 장미꽃을 보며

히데코 올림


* 연희동 요리교실은 봄학기를 마무리하고 5월 한 달간 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6월부터 시작하는 여름학기를 준비하며 대표적인 강의를 소개하는 중인데요, <지중해 요리반>에 이어 오늘도 <일본 요리반> 입니다!


  한국의 제철 식재료로 구성하는 <일본 요리반>은 재수강이 많은 반인데요, 그만큼 다양한 요리법이 있고 제가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 수업입니다. 2020년도에 한정판으로 출간되어 현재는 절판 상태인 <히데코의 일본요리교실>을 가까운 미래에 재편집하고 싶을 만큼 그간 다양한 레시피가 쌓였어요! 그 레시피를 수업에서 소개할 생각이에요!


새로운 수강생 분들의 기대✍️

😄 제철 식재료를 찾아 건강하고 기쁜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는 요리를 배우고 싶습니다. :) 😄 각 재료의 손질법을 제대로 배우고 싶습니다! 보통은 손질된 상태로 요리수업을 진행하는 다른 쿠킹클래스가 조금 아쉬웠거든요. 평소에 취미로 요리를 즐겨하며 친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즐기는 중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차근차근 히데코 선생님의 요리에 대한 진심과 노하우를 배워가고 싶습니다! 🤗 음식의 기본은 무엇보다 식재료라고 생각해요. 흔히 접할 수 있는 기본 식재료에 대해 알고 있는 상식이 맞는 것인지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점검하는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더불어 하루하루 다르게 다양해지는 새로운 식재료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고 싶어요! 음식 안에서 풀어내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히데코 요리교실의 수강생분이 찍어주신 사진입니다)
<히데코 요리교실 대기자 등록 안내>
쿠킹클래스 대기자 등록을 하시면
가을학기 등록 시 잔여석을 파악하여
순서대로 문자 연락 드립니다.
*여름학기 대기자 우선 연락 중
중앙일보 COOKING 섹션에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어요!
세 번째로 소개하는 레시피는

  애니메이션으로 익숙한 라따뚜이(라타투유)는 프랑스의 남쪽 지역인 프로방스를 상징하는 요리예요. 가지·주키니·피망·토마토와 같은 채소에 허브와 올리브오일을 넣고 은근히 끓여 만든 채소 스튜죠.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로 만들 수 있어서 지금은 프랑스를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라따뚜이를 만들 때는 보통 한꺼번에 많은 양을 조리해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먹기 좋게 자른 바게트 위에 라따뚜이를 얹어 부르스게타처럼 먹거나, 닭고기구이에 사이드로 곁들어 먹기도 해요. 또 라따뚜이에 펜네를 넣어 파스타로도 즐길 수 있어요. 남은 라따뚜이는 냉동 보관해놓고, 필요할 때 꺼내서 다른 요리에 사용할 수도 있어요.
라따뚜이에 간장으로 간을 해 밥위에 얹어낸 덮밥.
히데코의 남프랑스식 라따뚜이 덮밥에 들어가는 재료.
사진 : 송미성 / 글 & 이미지 출처 : The JoongAng ㅣ COOKING

🍲 📷 촬영후기👇 

방송 출연은 늘 긴장되는데요, 레시피 촬영은 더 그렇습니다. 조명, 카메라 등 촬영 장비가 세팅되는 순간 제 마음도 스위치를 켜듯 예민해져요. 촬영 장소는 연희동 요리교실이라 익숙하지만 어느새 아일랜드 작업대는 낯선 무대가 됩니다. 손질된 재료를 레시피 순서대로 조리하다보면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해요. 제가 이렇게 미소 지을 수 있는 것은 잘 찍어주시는 스태프 덕분이죠!

(촬영팀 중 한 분이 찍어준 사진입니다) 


5월 한 달간 '집'이라는 주제로 히데코레터 구독자의 글이 연재됩니다.


구독자 소개

커피에 진심이고 휘낭시에를 좋아합니다 

미술에 관심 많고 언어에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열 살 딸아이를 키우고 파랗게 맑은 하늘을 사랑합니다 



누군가의 집이 담아낸 우리들 이야기


  운경고택은 사실,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 그냥 최정화 작가를 좋아했고그의  전시를 소개한 일간지 기자를 신뢰했다. 기왕이면 도슨트 투어가 가능한 날을 고르다보니 날짜가 한참 뒤로 잡혔다평소에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이 고택에서의 전시가 특별하긴 한가보다. 그렇게 기다리던 5 중순이 왔다.

 

  사직공원  대로에서 한걸음 들어서면 인왕산을 오른쪽으로 올려다보는  초입에 운경고택이 자리한다짙은 갈색목재 때문인지태극기가 내걸린 덕분인지고택은 첫눈에 단정하고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풍긴다. 안으로 들어서니 관람객을 위한 도록이 준비되어 있다표지 디자인을 세 가지로 준비해놓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니, 거기다 도록은 소설 형식으로 쓰였다니, 두 번 신선하다

세 가지 표지로 디자인된 도록
기발함으로 들어서는 입구

  대문을 지나 마당으로 들어서려니 거구의 교통경찰 둘이 버티고 있다. '조각 작품인가? 이건 최정화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인 쌓기 기법이 아닌데.'

  몇 해 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나름 그의 작품과 행보를 눈여겨 봐오던 터라  안다고 착각했던 자부심에 살짝금이 간다. 궁금함에 귀 기울인 도슨트의 설명에서 답을 얻었다. 경남지방경찰청에서 운전자들의 법규 위반을 예방하기 위해 도로에 세워뒀다는 교통경찰 마네킹이란다. 그런데 운전자들을 깜짝 놀래키는 건 물론, 운전자들이 구경하다 오히려 아찔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역효과를 낳자 전량 폐기를 결정했고,  소식을 들은 작가가 그중 두 개를 사들여 'Funny Game'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라고 한다. 오작동한 권위를 희화하는 이 작품을 7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을 거친 운경 이재형 선생의  입구에 배치했다니 기발하다.

대조적 배치로 하는 상상


  조선 14대왕 선조가 왕이 될 때까지 거주했던 도정궁 터인 이곳을선조의 서7남 인성군의 후손인 운경 선생이 매입하여 1992년 작고할 때까지 39년간 거주했고 사후 재단에 기증했다고 한다. 운경 선생의 손녀이자 운경재단을 이끄는 이미혜 상무가 투어를 진행했는데, 담백한 어투로 전해주는, 운경의 후손만 전할 수 있고 작가와 긴밀히 소통한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생생했다.

 

  사랑채 거실에는 운경 선생이 실제 사용한 흔들의자를 중심으로 최정화 작가가 자주 사용하는 강렬한 원색의 플라스틱 의자들이 놓여 있다기천은 할 터인 작품에 앉아도 된다기에 신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화려한 진분홍색 의자에 앉았다. 마주한 채 뱅글뱅글 돌아가는 달마와 비너스가 보이고그 뒤로 바구니 탑이 천장에 닿을 듯 쌓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왕좌의 게임 2022

나의 아름다운 21세기, 성형의 봄 2022

  남과 , 혹은 동양과 서양의  상징은 색도 금과 은으로 대조를 이루고, 재래시장에서 흔히 보는 플라스틱 바구니들도 빨강 파랑으로 맞서며 높이를 경쟁하고 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믿는 작가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 공간에서 정치적 입장은 다르지만 나라를 새로이 일으켜 세워 번영의 길로 이끌자는 목적은 같았던 정치인들이 갑론을박 속에서도 전우애를 쌓으며 때론 차를 나누고 때론 술잔을 기울이곤 했다니 사랑방 정치의 여유가 남아 있던  시절을 막연히 상상해본다.

 

  고택이라고 하지만 사랑채는 조선시대 여느 한옥과 달리 복도를 두고 이중구조로 되어 있었다. 담 너머 거리의 풍경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볼륨을 줄인 채 들어오고 안마당의 연못과 안채도 다정하게 건너다 보인다. 300 넓은 부지지만 건물과 마당의 배치가 답답하지도 황량하지도 않게 마침맞게 이루어져 있었다. 작약 모란 같은 꽃과 높이가 다양한 나무들이  관리되어, 봄기운 속에 작품을 둘러보며 거니는 것이 그저 흐뭇했다. 밖으로 나와 사랑채에서 안채로 이어지는 공간의 작품들을 둘러보았는데 깨진 거울, 낡은 의자 등 마치 예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듯 잘 어울렸다.

풍風경鏡 2020
Happy Together 2021

풍선에 대한 고찰, 그리고 엄마 밥


  안채  우물가로 돌아서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사람 키를 훌쩍 넘긴 커다란 배추풍선들이 들흔들 마치 인사하듯 위태롭게 서 있는 것이 그렇게나 깜찍했다풍선이라면 아직도 어쩔 줄 모르며 좋아하는 열 살 딸아이가 떠오른다. 동심을 끌어내는 힘이 둥실둥실 풍선에는 있는 걸까어려운 제목 붙어 있는 작품이지만 이미혜 도슨트의 한마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저희 어머니께서 배추 천 포기씩, 울 김장하시던 곳이에요”. 가족의 내밀한 공간이 예술과 문화를 돋우는 장으로 변신한 기분은 어떨까. 차분한 그의 말투에 긍지는 숨겨지지 않는다. 배추들 사이를 지나면 궁궐 외벽에 실제로 쓰였을 거라 확신을 주는 크고 반듯한 돌 축대 위로 오전 햇살을 오롯이 받는 동글동글한 장독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안채 뒤안, 생활이 묻어나는 공간이지만 협소하거나 대충인 구석이 없다. 잘 정돈되어 내보이기 미운 곳 하나 없는 운경고택의 조용하고 눈부신 매력이 발걸음을 옮길수록 드러난다.

너 없는 나도, 나 없는 너도 Holobiont 2021
안채 뒤 우물가를 돌아가면 나타나는 장독대
  돌담을 지나오니 고즈넉한 자리에 마치 이 집에 원래 있었던 듯한 작품이 기다린다. 이름하여 천하아줌마대장군. 아프리카에서 수집했다는 고목에 찌그러진 대야를 올려 붙인 작품이다. 집 안에 정화수를 떠놓는다면 분명 이 장소일 것이라는 설명을 들어서인지, 액을 물리치고 마을을 지켜주는 천하장군, 그리고 엄마로 연결되는 아줌마라는 존재가 가족과 자식을 사랑과 헌신으로 지켜낸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과연, 저 낡고 닳은 오브제들이 만나 절묘하게 신성한 기운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천하아줌마대장군 2018
  운경 선생의 침실이었던 안채 안방에는 청홍 이불이, 식구들이 모여 식사를 했고 지금도 집안의 제사를 모신다는 건넌방에는 수많은 그릇이 작품이 되어 있다그릇들은 운경 선생 사후 만들어진 장학재단 가족들에게서 사연과 함께 기증받은 것이라 한다. 바구니, 대야, 그릇, 양념병, 의자, 요강 등 일상에서 특별할 것 없이 사용하며 낡아가는 오브제를 재탄생시키는 작가에게 '나도 이런 생각 했는데, 나도 이런 경험 했는데 어쩜 이리 절묘히 표현했을까 하는 감탄이 일었다.

거대한 밥상, 꽃의 향연 2022 (feat , )

  그 두 방을 연결하는 마루에는 엄마밥이라는 한글 네온이 달린 커다란 아프리카 쟁기가 놓여 있다. 엄마들이 담아주는 모든 밥그릇은 정화수 같은 의미가 아닐까라는 도슨트 말에 문득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아이들 밥을 담으며 아이들 위해 늘 기도한다는, 전시에 함께 온 친구가 어느 날 했던 말. 앞에 놓인 작품과 어우러져 우리 엄마 마음엄마가   마음을 보는 듯 마음 뭉클해진다.

우리의 내일에 보내는 응원


  운경 선생 30주기를 기념하여 기획된  전시는 최정화 작가와 운경재단이  2년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한다집 안의 역사 공간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를 작품으로 연결하여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균형을 이뤄 작품과 고택,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절제 속에 세련되게 어우러져 있다. 작가의 작품을 원없이 볼 수 있었던 대규모 전시보다  집에 담긴 이야기와 함께 호흡하며 작품 의미 하나하나 되새길 수 있었던 이번 전시는 고택을 향한 애정과 자긍을 지키며 예술에 곁을 내주는 운경재단의 노력이 더해져 더욱 빛났던 것 같다.

 

  나의 집도 내가 아는 누군가의 집도 아닌 곳에서, 나의 이야기도 이웃의 이야기도 발견하게 하는 것. 예술이 평범한 하루를 사는 우리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법임을 한 번 더 새긴 시간이었다. 이 시간이 더해져 내일부터의 하루하루도 귀해질 것이다.

<전시안내>
기간 l 2022.4.15-6.17, 월요일 휴관
장소 l 운경고택(서울시 종로구 인왕산로 7)
관람료 l 33,000원 / 네이버 사전예약(클릭)
도슨트 l 매주 금요일, 토요일 11:00
전시연계강연ㅣ5/27 (매회 11:00)
문의 l 02 737 1710
<히데코 프렌즈 이야기>
집, 취향의 공간
3. 누군가의 집이 담아낸 우리들 이야기👆


🤗
다음 주 21일 토요일에 히데코 요리교실에서 작은 마켓을 오픈합니다! 가벼운 와인과 식사를 준비했어요! 그동안 책이나 레터에서 소개해드린 작가분들 제품들도 보실 수 있어요! 제 물건의 판매 금액은 기부됩니다! 여름 학기 전에 좋은 시간 함께 나눠요! 

플리마켓 참여하는 히데코 프렌즈!
신동범세라믹스튜디오 / 전인희 작가 / 연희동 콜렉터 / 체크인 / 슈퍼랑빠스81 / Girly Work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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