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빈 전문 뉴스레터
   * 앞서 발행한 뉴스레터에서 일부 내용이 잘못 표기돼 이를 바로 잡아 재발행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2021. 07 / Vol. 15(edit ver.)

브라질 산타카타리나의 겨울
이번 뉴스레터에는? 

1. 업체게시판 : 신규 생두입고 소식
2. 서베이 : 우리는 이런 커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3. 그리니시 리스트 - 7월 마지막 주 업데이트 
4. 뉴스 번역기 : 20년 만에 최악, 브라질 서리피해 앞으로 더 잦아질 듯
5. 커피옥션 캘린더 
6. 인터뷰 : 멕시코의 한국인 커피농장 이야기 

bulletin
1597커피 @1597coffee
3개의 산지를 맛볼 수 있는 비즈니스 커핑이 대구 커피명가 라핀카에서 오는 29일에 진행됩니다(업계종사자 및 10명 한정).

뉴빈 @newbean2021
콜롬비아 수프리모 메들린 입고됐습니다.
 
더블유빈 @w.bean_coffee
코스타리카 산타페 캔디 내추럴(Anaerobic) 입고됐습니다.
 
비마이프렌드 @bemyfriend_official
멕시코 뉴크롭 커피 3(직영농장 생두, 마이크로랏, 공정무역 및 유기농 생두) 입고됐습니다.
지에스씨 @gsc_international
스위스워터 디카페인 생두 3종 신규 입고됐습니다.

커피리브레 @coffeelibre_source
에티오피아 시다모 내추럴 생산자 로트 4종 입고됐습니다

커피미업 @coffee_me_up
75주 센서리랩 커핑 안내. 목요일 7, 토요일 2시 코스타리카 COE 1차로 1위부터 15위까지 진행합니다.
* 게시판을 사용해 활동을 홍보해 보세요! to.greenish.letter@gmail.com로 자료 보내주시면 매주 화요일 취합하여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기사요청 및 공동구매, 이벤트 기획, 광고 문의도 가능합니다.
   


그리니시 리스트 
7월 넷째 주 업데이트 
1. 개요
  • 생두 수입/유통사 : 46개사 
  • 원산지 : 32개국 
  • 생두 종류 : 1851  (-15)

2. 주요 산지별 현황
  • 에티오피아 : 428종 (+5)
  • 콜롬비아 : 214 (-4)
  • 브라질 : 191 (-3)
  • 과테말라 : 184
  • 케냐 : 105 (+2)
3. 프로세싱 현황
  • 내추럴 프로세싱 : 565 (-3)
  • 워시드 프로세싱 : 944 (-8)
  • 허니 프로세싱 : 85

4. 가격(kg)현황
  • 1만원 미만 : 326 (평균 8,328원)
  • 1만원~3만원 : 1285 (평균 15,386원)
  • 3만원~5만원 : 89 (평균 38,488원)
  • 5만원~10만원 : 66 (평균 74,263원)
  • 10만원 이상 : 91 (평균 171,320원)
5. 수입사 현황

  
그리니시 서베이
구독자들은 지금 이런 커피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모든 구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첫 시도에 다소 모자람이 있지만, 앞으로도 산업현장에 있는 여러분의 빠른 응답을 통해 실제적이고 생생한 '오늘'의 경향을 추적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자체 조사결과는 저희 그리니시 위클리의 향후 활동에 적극 반영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스팟 서베이를 활용해 여러분이 원하는 공동구매를 기획하고, 더 많은 구독자 여러분에게 가치가 있는 이벤트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집계 이후 접수된 응답이 여러 건 있었으나 시간상 결과에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1. 관심 있는 커피산지는 에티오피아
단연 에티오피아가 41%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습니다. 최근 뉴크롭이 입고되고 있는데, 시기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은 것 같죠? 이런 인기는 그리니시 리스트 현황에서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428종으로, 2위인 콜롬비아의 두 배입니다. 

중남미권이 대체로 고른 응답을 받은 가운데 미얀마,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생산지가 눈에 띕니다. 반면 케냐, 브라질은 응답에 없었습니다. 국내 유통되는 숫자를 생각하면 필요에 비해 구독자 여러분의 관심도는 좀 의외네요.
2. 관심 있는 품종은 역시 게이샤
품종 관심도에서도 뚜렷한 강세가 눈에 띕니다. 바로 게이샤인데요. 전체 41%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에티오피아 토착종, 예가체프 등의 응답까지 더하면 구독자 여러분의 에티오피아 사랑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게이샤 품종의 인기를 고려하면, 앞서 파나마에 대한 높은 관심도 이해가 가죠? 응답수는 많지 않지만 로부스타에 대한 응답도 눈에 띄는군요. 앞으로 기후변화를 고려하면, 로부스타에 대한 관심도 좀 더 올라와야 할 것 같은데요. 
3. 관심 있는 프로세싱은?
워시드가 33%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세싱 응답은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입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아나이로빅 프로세싱이 내추럴과 워시드 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겠네요. 

아나이로빅 프로세스가 소개된 이후,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세싱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에는 설비 및 기술 투자가 필요하고, 농업관행 및 농업소득 개선 등 전제조건도 있어야 합니다. 프로세싱이 다양해지고 고도화된다는 건, 소비국에서 누적된 자본이 생산지 투자를 통해 이동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일 수 있겠죠. 
4. 어느 정도 가격대의 커피를 찾으세요? 
가격대 항목에서는 1~3만 원 사이를 찾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니시 리스트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이 가격대 커피는 현재 1,285건으로 가장 많은 숫자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1만 원 이하의 생두에 대한 응답은 전혀 없는 반면, 3~5만 원과 그 이상의 고가 커피에 대한 수요는 만만치 않게 많은 응답을 받았네요. 응답률에 비하면 이 가격대 커피의 유통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냉해를 입은 월넛의 잎.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

뉴스 번역기
브라질, 94년 이후 최악의 서리피해
지난 7월 20일 오전, 단 몇 분 만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브라질 커피벨트가 대규모 냉해를 입었습니다. 로이터 21일 기사에 따르면, 이날 미나스제라이스의 최저기온은 -1.2°C였으며,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커피가격은 13%나 급등했다고 전했습니다. 

아라비카 커피선물은 지난주에 걸쳐 20%가량 상승했으며, 26일 월요일에도 10% 가까이 상승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냉해는 1994년 이후 가장 파괴적입니다. 27일 현재까지 세라도, 술데미나스, 파라나, 모지아나에 걸쳐 약 20만 헥타르 피해가 집계되었으며, 22/23 시즌 생산량은 소스에 따라 이미 260만 자루에서 최대 520만 자루까지 손실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남부 커피벨트의 냉해에 대한 배경지식은 그리니시레터 vol.11에서도 간단히 다룬 적이 있으니, 지난 기사를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최근 30일 동안 집계된 서리 피해, INMET 제공

7월 27일 현재 한파주의보 현황, INMET 제공
더 강력한 한파 올수도, 29일과 30일이 고비
새로 형성된 극지방 한랭기단이 이번 주 브라질 농업지역을 이동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브라질 생산자들은 추가 피해를 염려하고 있습니다. 26일 자 로이터에 의하면, 올겨울 세 번째 한파는 수요일 경 남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목요일 최저기온이 -2°C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냉해가 생각보다 컸던 이유는 역사상 최악의 가뭄 때문입니다(그리니시레터 vol.8)오랜 가뭄으로 커피나무가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한 달 만에 두 차례의 연이은 서리가 겹치며 나무 손상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죠. 서리가 형성되는 원리에도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서리는 얼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응고열이 방출되어 실제 작물피해가 크지 않은데요. 건조한 날씨 탓에 얼음이 형성되기 힘든 조건에서 기온이 내려가면, 식물조직이 바로 얼면서(black frost) 피해가 커지게 됩니다(FAO, frost 참고).

전세계 커피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브라질 커피농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커피 가격도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포츈지는 26일, 커피선물이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파운드당 2.152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하고, ICE 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선물 증거금을 거의 두 배로 늘리면서 숏 베팅이 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커피가격이 조만간 파운드당 3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정말 그렇게 된다면 2011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 됩니다.  

한철의 냉해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상기후에 의한 생산량 감소가 상당기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냉해에는 저항성이 떨어지는 어린나무의 피해가 큰데, 커피나무를 새로 심을 경우 수확까지 3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올 겨울시즌 피해는 적어도 24/25 시즌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만 포츈지는 기사 말미에 블룸버그를 인용하여, 이번 커피의 가격 랠리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며, 커피의 도매가격은 본질적으로 1976년과 동일하다는 견해를 함께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블룸버그는 24일, "창고에 있던 커피콩이 황금으로 변했다"고 쓰고, 서리로 인한 손실량이 너무 많은 탓에 3년 동안 보관된 커피생두까지 거래소에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브라질 냉해가 뉴노멀이 될 수도 있다?
그리니시 레터에서는 지난달부터 <기후변화에 직면한 커피생산>을 연재 중이죠. vol.12에 소개된 브라질의 기후변화 예측에서, 이번 냉해와 연관이 있는 항목을 뽑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건기는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건기 강수량이 심각하게 줄어들 것
  • 중앙과 북부, 남부 브라질 강수량은 5% 감소 예측. 엘니뇨 현상과 관련된 가뭄이 더 강하고 자주 관측될 것
  • 기온 상승에 따른 고도상승은 제한적입니다. 생산지가 남하할 가능성도 있으나, 기온변동이 심해지는 아열대이므로 이 또한 제한적입니다.
브라질은 향후 연평균 +3.5°C에 가까운 파괴적인 기후변화가 예상됩니다. 대부분의 브라질 커피재배지는 현재 평야에 있으며,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재배지가 점점 남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재배지의 기온변동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고, 앞으로 브라질 냉해 소식은 훨씬 흔해질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모델이 예측한 대로 강수량이 감소하고, 엘니뇨와 연관성이 있는 가뭄이 더 자주 관측된다면, 겨울 건기의 냉해 피해는 더욱 파괴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변화에 직면한 커피생산은 생각보다 가까운 현실일 수 있겠네요. 



새로운 커피를 만나는 기회
커피옥션 캘린더 & 뉴스
  auction calendar
* 주최사 사정에 의해 옥션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2021 과테말라 COE  옥션 결과, 지난해 대비 평균 낙찰가 낮아져

과테말라 인헤르또 농장 전경 @COE

날씨만큼이나 COE 옥션의 열기도 뜨겁습니다. 이제 막 2021 과테말라 COE 옥션이 끝났는데요. 큰 이슈 없이 무난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옥션 평균 낙찰가는 $22.80/lb로 지난해 평균가인 $26.50/lb에 비하면 다소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옥션 출품량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늘어나 총 거래금액은 오히려 12% 정도 늘어났네요. 

올해 최고 낙찰가는 $53.10/lb로 지난해 $180.20/lb와 비교하면 현저한 차이가 있어 보이는데요. 하지만 지난해를 제외한 최근 5개년도 최고낙찰가의 평균은 $56.58/lb, 2020 COE에서 최고가 경쟁이 과열돼 예외적인 상황으로 봐야겠죠. 따라서 올해 최고가는 평균보다 약간 낮은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 업체의 낙찰 소식도 이어집니다. 커피미업(2위a), 뮤제오(4), 후성HDS(8), 테라로사(9), 블레스빈(19)에서 낙찰받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멕시코 치아파스 지역 한국인 커피농장 이야기
- 기아대책 행복한나눔 조원희 디렉터

가공 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비마이프렌드

1. 독자분들께 농장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아대책 행복한나눔의 멕시코 커피비즈니스 디렉터 조원희입니다. 멕시코 치아파스 지역 내 치차라스(Las chicharras)와 까스까다스(Las cascadas) 2개의 직영농장과 지원하고 있는 마이크로랏 메스깔(Mezcal)에서 직접 커피를 생산하여 전 세계로 판매하고 있는 커피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현재 250톤 이상의 커피를 생산하고 있고 커피 선별, 포장, 수출까지 전 과정을 직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멕시코 커피는 생산량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품질이 조금 부족했어요. 때문에 저는 농장관리나 품질 개선을 우선적으로 연구했고, 마이크로랏의 생산과 관리에 대해 농부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지원해 왔습니다. 덕분에 2018년 멕시코 COE 5위 입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네요. 앞으로도 치아파스의 아름다운 환경과 사람이라는 떼루아를 담아낸, 맛있는 커피를 생산하는 농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2. 한국인 멕시코 농장이라는 타이틀이 흥미로운데요. 어떤 계기로 현지 투자가 이뤄졌는지 궁금합니다. 

아주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원래 이곳에서 활동하던 한인 기독교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익투스’라는 중,고등학교가 있어요. 이 학교와 한국의 구호단체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함께 지역 농부들의 커피를 구입해 주면서, 지금의 <비마이프렌드> 커피사업이 시작됐죠. 저는 기아대책의 사회적기업인 '행복한나눔'에서 커피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습니다.  2012년 커피사업을 위해 멕시코 현지로 직접 오게 됐어요. 

당시에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이렇게는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커피 품질을 맞추기도 힘들었고, 해마다 품질 편차가 심해서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교육목적으로 커피 농사를 시작했어요. 말보다는, 농민들에게 직접 결과로 보여줘야겠다는 심정이었죠. 다행히 품질 좋은 커피가 나오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이제는 희망친구 기아대책 행복한나눔의 <비마이프렌드>에 커피를 수출하는 역할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치차라스 농장에서 직원들과 ©비마이프렌드

3. 현지 생산관리에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직접 지역 주민들을 고용하여 함께 일하는 농장인 만큼, 아무래도 소비자로서의 눈높이가 바로바로 농장에 반영된다는 장점이 있죠. 선진 품종을 들여와 테스트하고, 보다 좋은 도구와 시스템을 적용해서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특별히 다른 좋은 커피 농장들을 찾아보면서, 그들의 장점을 적용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현지인들의 커피 소비방식과 유럽, 미국 등의 소비방식 차이가 크다는 것입니다. 사소하지만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해 놓치는 부분이 많아요. 예를 들면 우리는 빨갛게 잘 익은 커피체리만 수확하고 싶은데, 현지인들은 조금 덜 익어도 두 번 일하지 않기 위해 설익은 것까지 한 번에 다 따버립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종종 파치먼트 상태로 솥뚜껑에 볶은 뒤, 설탕을 듬뿍 넣어 먹기도 하거든요. 커피를 이렇게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커피가 얼마나 잘 익었는지는 사실 무의미할 수 있죠. 이런 차이를 인식시키고 교육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인식과 편견’과의 싸움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2018 멕시코 COE 수상 현장 ©비마이프렌드  

4. 치차라스 농장의 COE 입상은 현지 농부들의 인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 같은데요. 생산지에선 이후로 어떤 변화가 있나요.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쉽게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죠. 이건 현지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대도시만큼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고, 자연스레 국제 커피 시세라든지 COE 커피 가격에서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문에 현지 농부들 사이에선 조금 잘못된 인식이 생겼어요.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 소량 생산한 고품질의 커피는 더 많은 노동과 세심한 관리를 요구하니, 당연히 현지에서 중간 유통상을 통해 거래되는 커피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농부들 사이에선 자기 커피가 그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여 갈등이 빈번해지고 있어요. 

커피에 관심이 늘어난 건 다행입니다만, 아무래도 교육이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입니다. '행복한나눔'의 <비마이프렌드>는 무작정 커피농부들에게 더 높은 수익을 선물하듯 얹어주는 프로젝트가 아니니까요. "더 많은 노력과 노동이 더 많은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커피가 어떻게 판매되고 소비되는지, 구체적인 경험을 만들어 주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다른 지역의 좋은 커피들을 농민들과 함께 커핑하고, 리더그룹은 멕시코시티 커피박람회(카페쇼)를 함께 견학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당장 가시적인 성과로 돌아오진 않지만,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과정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농장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들이 현재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가난과 빈곤)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테니까요. 

 까스까다스 농장에서 커피를 수확하고 있는 농민 가족 ©비마이프렌드

5. 멕시코 커피생산지 중에서도 치아파스와 오악사카는 토착인구가 많고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다고 알고 있어요. 나눔활동에 대해서도 더 소개해 주시면 좋겠네요.

물론 수익만 추구하는 영리단체가 아니다 보니,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커피 프로젝트도 멕시코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된 것이니까요. 저희는 생산활동을 하면서도, 늘 지역사회와의 지속가능함에 가치를 두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통한 장학 사업, 커피농장을 통한 농민 지원 사업, 그리고 단발적인 구호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까스까다스 농장 ©비마이프렌드

6. 그동안 멕시코 COE 추이를 보면 품종이 매우 다양했는데, 올해부터는 다른 COE처럼 게이샤 품종이 상위권에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현지에서 품종 관련 이슈가 있나요. 

커피 품질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는 몇몇 열정적인 농부들이 게이샤, 파카마라 등의 품종을 심고 있고, 99% 수세식이었던 전통적인 커피 가공 방식도 내추럴이나 무산소 발효 등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품질향상의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농업의 특성상 후발 주자들이 마냥 이렇게 유행을 따라가는 부분은 좀 걱정이 됩니다. 

게이샤 씨앗이나 묘목은 현지에서 3~4배의 가격으로 거래되는데, 문제는 수확하기까지 3~4년이 걸려요. 수확하는 나무에서 다시 씨앗을 뽑아 심다 보면 확장도 느리고, 생산편차도 생기죠. 그러니까 농업에서 유행을 따라가려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는데, 자칫 게이샤가 어느 순간 늘어나면서 시장에서 희소성을 잃기라도 하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7. 그렇다면 고유한 캐릭터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품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건 단지 품종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품종의 커피라도 지역과 기후, 토양에 따라 편차가 생기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각 나라와 농장에 가장 잘 맞는 커피를 찾아 생산하고, 소비 또한 다양해지는 게 답인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가격이나 유행산지, 생산량에 따라 좌우되는 측면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고급커피 시장이 더 성숙한다면, 유행에 따르기보다는 각자 취향에 맞는 커피를 소비하는 시기가 결국엔 도래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저희 농장의 마라고지페 같은 경우는 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겠네요. 버번, 티피카, 카투라 같은 재래종들은 맛이 좋지만, 녹병 이후로 생산성이 떨어져 농부들에게 외면받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마라고지페는 생산량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일반 커피의 두 배 가격을 유지하는 덕분에 여전히 생산 타당성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시장이 작아서, 일반 농민들이 판매하기엔 다소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마이크로랏 메스깔 농장 전경 ©비마이프렌드

8.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지역 커피녹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심각한 영향을 입히기 시작했고, 지금도 큰 피해는 아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도 직접 몸으로 느껴질 만큼의 변화가 있어, 이곳 커피농부들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불안한 상황입니다. 

다만 하루하루 살기가 급급한 이곳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 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녹병의 장기화라든지, 기후변화 문제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 농장에서는 일 년에 2~3번 정도 녹병 예방약을 뿌리고 있는데, 그 비용이 만만찮아 농장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9. 녹병에 저항력이 강한 하이브리드(개량) 품종이 앞으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미 많은 재래종들(티피카, 버본 등)은 더 이상 농장을 유지할 만한 수확량이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향미에 있어서는 재래종들이 확실히 더 좋지만, 농사에 투입되는 비용을 넘어설 만한 수확량과 가격이 나오지 않아 많은 농부들이 계속적 개량종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큰 커피 회사의 연구소나 정부 기관 차원에서 수확량도 좋고 맛도 좋은 커피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 농부 차원에서는 수확 이후의 가공과정, 건조 과정들을 다양화하고, 자신들의 커피에 좋은 가격을 지불해 줄 직접적이고 다양한 시장과의 연결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런 산골에도 조금씩 인터넷이 들어가고 있고, ‘공정무역’이나 ‘직거래’ 등 중간 과정이 생략된 대안 거래가 많아지면서, 어떤 해결책이 찾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물론 농민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며 공정무역 커피를 지향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메스깔 농장 ©비마이프렌드

10.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멕시코 커피를 접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멕시코 커피는 어느 정도 위상을 가지고 있나요. 

멕시코 커피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곳은 독일입니다. 70~80여 년 전, 이 산지에 커피 농장을 일으킨 것도 독일 사람들이었고, 지금도 그 후손들이 멕시코 국적을 갖고 커피 농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지인 중에는 독일 성씨를 가진 사람이 많아요. 다만 독일에서 전부 소비한다기보다는, 아마 유럽 시장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까운 건, 그렇게 건너간 멕시코 커피가 싱글오리진으로 소비되지 못하고, 다른 커피들과 섞인 채 고유성을 잃고 소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하여 품질을 높여왔던 과테말라 커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멕시코 커피는 품질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과 국가 차원의 홍보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1.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멕시코 커피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멕시코 커피는 전제적인 밸런스가 좋은 커피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너무 튀지 않아, 어떤 커피와도 블렌딩하기 좋은 베이스가 되는 커피입니다. 국가차원에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전체 산업은 그리 신뢰하기 어렵지만, 특정 농장들을 중심으로 품종 구분과 개선된 프로세싱을 거쳐 훌륭한 커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희 농장도 현재 기후나 토양 등을 고려하여 품종테스트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농장별로 3~4가지 품종을 구분해서 싱글 버라이어티 커피로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니, 조만간 여러분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고품질의 커피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비마이프렌드>는 국제구호NGO단체인 기아대책이 설립한 사회적기업, 행복한나눔의 커피브랜드입니다. 2008년부터 멕시코를 시작으로 공정무역 커피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커피비즈니스와 국제개발협력이 결합된 접근을 통해 현지 마을의 자립을 돕습니다. 

홈페이지 bemyfrie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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