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각] 어제의 난 STOP, 오늘의 난 GO

2020.10.9(금)│NO.15 파인애플

이번주 파인애플 조각 #트럼프 #트윗 #부양책할까_말까

안녕하세요, 파인애플입니다👋

추석연휴 동안 가장 큰 뉴스거리라고 하면 아마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이었을 겁니다.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데다 바이든 후보자(다행히 검사결과 음성)와의 1차토론 직후 나온 보도였으니까요. 이후 완치판정도 없이 초스피드로 백악관에 컴백한 트럼프. 그 모습만 봐도 예사롭지 않더니 퇴원한 다음날 그의 깜짝발언에 뉴욕증시는 마감 1시간을 앞두고 반락(오르던 시세가 갑자기 떨어짐)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같이 한 조각 뜯으러 가볼까요?😋

"경기부양책 협상을 중단하라"

6일(미국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내용의 트윗을 남기기 전까지 증시 상황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파월 연준의장이 이날 오전 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협상 타결 기대감을 높여놨거든요. 여야는 지난 7월부터 민주당의 제안으로 추가 부양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주요인사들(연준의장 포함)의 긍정적인 발언 등 타결될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어요. 부양책으로 돈이 풀리면 돌고 돌아 증권시장으로도 들어올 테니 시장에서는 반색할 소식이었는데 트럼프가 찬물을 끼얹은 거죠.

퇴원 후 백악관에 도착하자 마스크를 벗은 트럼프(giphy)

일각에서는 부양책 협상 타결이 트럼프 재선을 도울 거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혹평을 받았던 1차 토론과 코로나 확진 이후 지지율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으니(CNN에 따르면 바이든 57%, 트럼프 41%) 선심성 정책 효과라도. 하지만 트럼프는 대선 이후로 협상을 미루면서 다른 의미로 부양책을 활용했죠(뽑아주면 어마어마한 돈 풀게). 타결이 늦어진 걸 민주당 탓으로 돌리기까지. 덧붙여 부양책 대신 대법관 후임 인준에 주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코로나는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부양책이 없다면 미국의 체감경기도 한동안은 찬바람이 불 텐데….

하지만 이 걱정은 하루도 못 갔어요. 트럼프가 돌연 "서명할 준비가 됐다"는 트윗을 남기며 부양책 합의를 재촉했거든요(이런 갈대 같은 사람). 다만 민주당이 요구한 모든 부양책은 아니고 1인당 1200달러 현금 지급과 항공업 지원 등 일부만 지지한다고 표명했습니다. 뉴욕증시는 이 발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부양책에 대한 트럼프의 엇갈린 트윗으로 뉴욕증시는 이틀간 롤러코스터를 탔네요.

🍍 관련조각 1차 토론 어땠길래 난장판 소리 들었을까

🍍 관련조각 트럼프 변덕을 본 민주당의 반응

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그녀를 기리는 브루클린 시민들

✋ 트럼프가 대법관 후임에 신경 쓰는 이유?

최근 최고령 대법관이자 진보의 아이콘이었던 긴즈버그가 별세했습니다. 트럼프는 보수 성향의 배럿 판사를 후임으로 지명했고, 공화당은 조기 인준을 밀어붙이고 있어요. 이를 두고 세간은 추후 대법원이 대선 결과를 결정할 상황을 공화당이 벌써 대비한다고 말합니다. 코로나 여파로 우편투표(변수多)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은데 집계과정에서 논란이 생기면 재검표 여부를 대법원이 판단하기 때문. 총 9명의 대법관 중 현재 스코어는 보수5, 진보3으로 배럿이 인준되면 보수6, 진보3이 되면서 트럼프가 완전한 우위를 차지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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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손은 약손인데 부양책도 그래?

앞서 언급한 부양책은 엄밀히 말하면 재정부양책입니다. 부양책은 중앙은행이 내놓는 통화정책과 정부가 내놓는 재정정책으로 나뉩니다. 중앙은행에서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낮추면(올리지만 않아도) 기업과 개인은 대출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돈을 푸는 재정정책으로 지원사격을 나서주면 금상첨화. 지금 미국은 연준이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해 '물가상승률이 2%로 올라오고, 안정적인 고용을 이룰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0~0.25% 유지)고 했지만, 재정정책이 정해지지 않아 경기부양은 불확실한 상황이에요.

giphy

부양책으로 경기가 100% 살아난다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시장에 풀린 돈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잘 유통됐느냐에 따라 부양 효과가 달라지니까요. 상반기에 나온 통화정책도 정석대로 가지 않았습니다. 시중금리가 낮으면 대출이 증가해 실물경제에 돈이 돌 거라는 전망과 달리, 대출금이 자산시장으로 빠지면서 오히려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올랐고(2008년 금융위기 데자뷔인줄) 결과적으로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의 격차는 더 멀어졌어요. 재력가에게는 재산을 확장할 기회로 변질돼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실물경제를 고려하지 않은 재정정책은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불러옵니다. 미국의 코로나 재난지원금이 그랬거든요. 지난 3월 정부는 실직자에게 최장 4개월 동안 매주 600달러의 실업급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요식업 종사자의 평균 주급이 500달러인 걸 고려하면 일부 노동자에게는 실업급여를 받는 편이 이득인 셈이죠. 그래서 정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발적인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성장동력도 잃고, 나라곳간도 순삭됐습니다(나중에 부작용 인지).

✋ 평균물가목표제(AIT, Average Inflation Targeting)란?

코로나로 저물가가 지속되자 연준이 내놓은 통화정책으로, 일정기간 물가상승률이 2%를 넘더라도 평균 물가상승률 2%가 되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정책입니다. 그동안 연준은 고물가 조짐이 보이면 미리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막아왔는데 이런 관행을 깨뜨린 거죠.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워낙 낮았던 터라 내년부터 매달 2.5%의 물가상승률이 3년간 지속돼야 평균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한다고 합니다. 초장기 저금리 시대가 열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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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에게 남은 부양책이 있다면

연준이 제로금리 카드를 꺼냈지만 금융시장은 더 강력한 통화정책을 바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수익률곡선제어(YCC, Yield Curve Control) 도입. YCC는 연준이 채권금리의 목표를 정해놓고서 그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을 사들이고, 떨어지면 채권을 파는 정책입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채권 발행량을 늘리면 잘 팔리기 위해 채권금리(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을 높게 잡는데요. 이때 연준이 YCC에 따라 채권을 사들이면 금리가 치솟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YCC 도입은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YCC는 현재 경제 상황에 비춰 타당하지는 않다"면서도 "앞으로 상황이 바뀌면 선택할 수단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 채권이란?

돈을 빌렸다는 증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금융기관, 회사들이 정책이나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서 돈을 빌려오려고 발행합니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국채),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지방채, 은행 등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금융채,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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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동안 진행된 퀴즈의 정답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