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각] 코로나 끝나면 인플레 시작?

2020.12.18(금)│NO.25 파인애플

이번주 파인애플 조각 #내년엔 #물가상승?

안녕하세요, 파인애플입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최종 승리하면서 미국 대선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그래서인지 갈팡질팡하던 부양책 협상에도 속도가 나는 분위기입니다. 여야의 상·하원 대표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양측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거든요(뉴욕증시는 또 최고점, 9천억달러 규모로 합의될지도). 그동안 미국만 언급했지만 한동안 많은 국가에서도 부양책을 내놓을 텐데요. 이 많은 돈이 실물경제에 흘러간다면 어떻게 될지 같이 한 조각 뜯으러 가볼까요?😋

예전엔 그랬는데😖

내년에 인플레이션(=지나친 물가상승)이 나타날 거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사례가 있죠? 1970년대 세계경제를 흔들었던 인플레이션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규모 감산에 따른 오일 쇼크로 터졌어요. 유가가 급등하자 기업들은 그만큼 높아진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공장에서 만든 상품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품가격이 오르자 시장에서 쓸 돈이 부족해진 소비자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반복됐죠. 1970년대 후반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14%까지 오르자 연준은 기준금리를 21%로 높이는 강력한 통화정책을 도입해 인플레이션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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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폴트에서 인플레까지

빚을 못 갚아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던 중국 국영기업들 기억나시죠? 국가도 국가신용도를 바탕으로 팔았던 국채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를 선언합니다. 2015년 그리스, 2017년 베네수엘라, 2020년 레바논이 디폴트를 겪었어요.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 세계 1위로 부유한 국가였는데, 석유에만 집중된 산업구조 탓에 저유가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비극을 맞았습니다. 이후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돈을 마구 찍어냈지만 성장동력이 부족해 극심한 인플레이션만 초래했어요(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 2400%로 여전히 높은 수준).

이번엔 다를까요🤔

이번엔 부양책 쇼크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돈을 왕창 찍어내면 통화가치가 하락해서 시장에 인플레이션을 불러온다는 흐름처럼 말이죠. IMF에 따르면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에 들어간 돈은 12조달러(1경 3764조원)가 넘습니다. 여기에 중앙은행들은 채권을 사들여(=시중에 돈을 많이 풀었다는 소리)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20%가 늘어났습니다. 올해는 그 돈이 실물경제가 아닌 주식 이나 부동산 에 몰리는 자산 인플레이션이 나타났습니다. 시가총액이 100조달러(세계 GDP보다 큰 규모)를 처음 넘을 정도로 세계증시 주가는 치솟는 중이고, 국내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도시들도 집값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그래도 빚투·영끌은 우리나라가 단연).

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내년엔 돈의 흐름이 실물경제의 소비로 옮겨갈 거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억눌렀던 소비심리가 폭발한다면(여행가면 항공·숙박업으로 돈이) 가능한 전망입니다. 이런 수요를 충족할 만한 공급이 따라주지 않으면(올해 구조조정 등 규모를 줄인 기업이 많으니까) 결국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폭등하게 됩니다. 그간 신흥국의 저임금 근로자들에 의지하면서 비용 걱정을 덜었던 기업들도 있을 텐데요.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자국민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이민의 문턱을 높였기 때문에, 물가상승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인상 요구가 계속되면 오일 쇼크 때처럼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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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을 심각하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부양책을 내놨을 때 디플레이션(=지나친 물가하락)을 벗어나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을 만큼의 통화량을 늘리는 리플레이션(=통화 재팽창)에 중점을 뒀을 거예요. 시장에 푼 돈이 있으니 단기적인 물가상승은 발생할 수 있지만 경기침체가 심해서 회복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골드만삭스는 2024년이 돼야지 미국 고용시장은 안정될 거라고 예측했고 연준(물가상승률 2%까지 OK)도 그쯤 금리를 올리겠다고 이번 FOMC에서 못박았습니다. 백신 효능도 아직 반신반의 상태구요.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엄청난 통화량이 쏟아졌지만 모두가 걱정했던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와 같을 거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시나리오로 경제상황을 지켜봐야겠죠?

🍍 관련조각 이변은 없었던 올해 마지막 FOMC

🍍 관련조각 영국과 미국서 백신 부작용 나왔다

한 세상 두 물가😂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대표적인 지표로 매달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정리한 통계인데요. 조사대상인 대표품목은 총 460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건마다 중요도가 달라서(주택관리비와 블루베리가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르니까) 가중치를 둬서 계산한답니다. 이 물가지수는 기준시점과 비교해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혹은 내렸는지를 보여주는데요. TV의 지수가 95, 공책의 지수가 105일 때 TV가 공책보다 싸다는 게 아니라 TV는 기준시점보다 가격이 떨어졌고 공책은 올랐다고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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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서는 자꾸 저물가라고 하는데 우리가 느끼는 체감물가는 그보다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체감물가는 학문적으로 정의되거나 명확하게 측정되는 개념은 아니에요. 똑같은 직장인이더라도 소비패턴이나 주변환경에 따라 주로 구입하는 물건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체감물가는 오천만 가지가 넘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식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감을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지만 간극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대표품목을 바꾸는 지수개편을 5년마다 진행합니다(앞으로는 마스크도 포함된다고 하네요).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현실을 반영하기엔 5년 주기도 길어 보이긴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