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사람을 기른다.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정적인 퍼즐 한 조각이 나타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묻고, 듣고, 되묻고, 다시 듣는 과정에서 어떻게 써야 할지 확신이 들지 않아 떠다니던 수많은 단어들이 하나의 문장으로 꿰맞춰 질 때가 있습니다. 나지막하게 탄성이 새어 나옵니다.
영화를 찍는 이들은 일출과 일몰의 순간을 '매직 아워'라고 부릅니다. 햇볕이 사물에 낮게 흩뿌려짐으로써 세상이 달리 보이는 때를 말합니다. 제겐 이 순간이 매직아워와 같습니다. 말의 타래가 생명을 가진 목소리로 거듭나니 말입니다. 

얼마전 한 건축가에게서 ‘공간은 사람을 기른다’ 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문득 영화 한 편이 생각났습니다. 주세페 토르나토레가 연출하고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감독을 맡은 <시네마 천국>이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토토는 어릴 적 동네 극장 ‘시네마 천국'에서 영사기사 알프레도를 만나 영화에 대한 동경을 키우게 됩니다. 우정의 소중함과 첫사랑의 설렘도 배우죠. 이후 영화감독이 된 그는, 그를 키운 그 극장을 찾아 성장기를 회고합니다.
 
사람은 공간을 매개로 자라납니다. 단독주택에서 자란 이와 아파트에서 큰 이가 똑같이 ‘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올리는 공간감은 상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명의 사람이 인간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공간은 분명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설령 그 건물이 낡고 닳아 종래에는 허물어져 먼지로 되돌아갈지라도, 그 공간이 길러낸 사람은 남습니다. 시네마 천국은 사라졌지만, 토토와 알프레도의 추억은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얼마 전 작고한 엔니오 모리코네의 수많은 명곡 중에서도 유독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Love Theme>은 알프레도가 남긴 필름이 상영되는 마지막 시퀀스의 배경음악입니다. 그러고 보니 토토에게 시네마 천국이라는 공간의 테마는 사랑이기도 하네요.
<Love Theme>을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그 노래와 함께 여러분을 길러낸 결정적인 공간을 추억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일출도 일몰도 아닌 순간일지라도, 분명 조금은 주변이 달리 보일 겁니다. 마법처럼 말이죠.

박경섭 에디터 드림


플로리스트이자 유일주택 건축주인 유정민 씨는 요즘 꽃을 다듬고 가꾸던 손길로 다세대주택, 유일주택을 가꿔나가고 있습니다. 자신과 아홉 명의 세입자가 유일주택에서 더불어 사는 사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일상을 반나절 동안 함께 하고 왔습니다.

입주를 고민하는 분들이 오시면, 가장 먼저 차 한잔과 함께 대화를 나누어요. 예로 서울시립대 학생분이라면 어떤 과를 다니는지 또 개인적인 취향은 어떤지 같은 이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유일주택에 어떤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이 왜 있는지를 잘 설명해 드리려 해요. (중략) 함께 사는 분들과 같이 잘 살기 위해서는 이 집에 녹아있는 의도를 잘 전달 드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 유정민


다세대주택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좁고 어두운 계단, 먼지 쌓인 복도, 좁고 답답한 원룸이 생각나는 게 일반적일 것입니다. 
유일주택은 다세대주택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곳입니다. 여덟 개의 원룸, 두 개의 1.5룸으로 이뤄진 유일주택은 건물 곳곳에 녹음이 무성합니다. 화단과 중정, 성큰 가든의 식물이 자아내는 계절감이 건물의 얼굴을 하루하루 변화시킵니다. 계단참과 복도를 넓고 쾌적한 환경의 공용 공간으로 만듦으로써, 거주자들이 언제든 문밖으로 나와 어울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집, 유일주택의 공간을 둘러보세요.

면면재 |  스튜디오 모프 건축연구소
Flying Fairy | 오-스케이프 아키텍튼
회색켜 | 필동2가 건축사사무소
계단집 | 임태희 디자인스튜디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 '더콘란샵'이 아주 독특한 협업을 했습니다. 책이 있는 곳에서 명품 가구를 체험할 수 있고, 가구 전시장에서 책을 읽을 수 있죠. 
북촌 디자인 라이브러리 1층 라운지에는 더콘란샵의 20세기 명품 의자 20여종과, 2~3층 라이브러리에는 다양하고 아늑한 조명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임스 부부, 미스 반 데어 로에, 마르셀 브로이어, 르 코르뷔지에, 마크 뉴슨의 희귀 가구 작품집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강남의 더콘란샵 VIP룸에는 디자인 라이브러리가 소장해 온 희귀한 책들을 볼 수 있죠.
문화예술과 라이프스타일 분야를 선두하는 두 브랜드의 만남을 감상해 보세요. 

<브리크brique>는 도시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창의적인 주거 공간을 기록하고, 공간을 통해 위로와 휴식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확산하는 온·오프라인 미디어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 ‘집’이 탄생하기까지 과정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봅니다.
집의 탄생을 주도한 기획자, 집을 설계한 건축가, 그 집에 사는 거주자를 만나 공간과 삶에 관해 나눈 이야기를 대화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공간에 가치를 더하는 여러 오브제도 다루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해법으로 풀어낸 다양한 집들도 함께 소개합니다.
종이책은 교보문고 전국 매장, 스틸북스, 책발전소 광교, 최인아책방 등 오프라인 서점과 인터넷교보,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서점에서 각각 구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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