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2월부터 진행했던 봄 학기가 끝납니다. 5월 한 달간 여러 가지 일을 계획하고 있어요. 안초비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고, 5월21일에는 연희동 구르메 레브쿠헨에서 작은 벼룩시장도 오픈해 볼 생각이에요. 밀려있는 에세이 원고도 틈틈이 쓰고요. 그리고 여행을 생각하고 있어요. 일상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에서 지내면서 크든 작든 자극을 받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느끼는 것, 저만 그런가요? 요리를 전해주는 일도 사실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가 아닌 여러 나라를 직접 다니며 보고 느낀 후 음식을 같이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는 것! 제겐 너무 절실합니다. 얼른 여행가고 싶어요!!


비행기가 다니는 하늘 방향을 바라보며... 히데코 올림 

  히데코 요리교실의 대표 수업인 ‘지중해 요리 반’은 두 클래스가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져온 반과 이번 학기에 처음 시작한 반이죠. 이번 주 수요일에 진행한 지중해 요리 초급반에서는 이탈리아를 테마로 꾸몄어요! 지중해 연안에 면하는 지역의 대표 요리 4가지를 같이 만들었죠. 석쇠로 구운 다음에 껍질을 까서 안초비와 파슬리 소스에 버무린 애피타이저는 1년 만이었는데 맛있었답니다. 지중해 요리는 역시 채소 맛을 살려주는 최고의 조리법인 것 같아요!


  요리 사진을 멋있게 맛있게 찍는 용기가 없어서 수업 때마다 늘 수강생에게 음식 사진이나 수업 풍경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곤 합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정말 사진을 잘 찍더라고요. 광고 회사에서 일하다가 휴직 중인 수강생이 지중해 요리를 카메라로 멋지게 담아줬습니다. 

(히데코 요리교실의 수강생분들이 찍어주신 사진들입니다)

🍽️✏️수업후기

선생님의 요리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단지 최고의 식재료와 화려한 레시피가 아닌, 재료들 간의 조화와 음식이 가진 멋과 맛을 그 누구보다 센스있게 조합하시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구하기 어려운 재료도 너무 많지만, 새로운 재료를 알게 되는 재미도 있고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레시피에 도전하게 되는 점도 나에게 항상 좋은 자극을 준다.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로 음식의 맛을 극대화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지중해, 일식, 한식 전세계를 아우르는 식문화를 나 스스로도 집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생님 음식은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에게 대접하며 꼭 복습해본다.
<히데코 요리교실 대기자 등록 안내>
쿠킹클래스를 위해 대기자 등록을 하시면
4월에 재등록 시 잔여석을 파악하여 순서대로 문자 연락 드립니다.
*2~4월 봄학기 마감

제프입니다. 사운드스케이프(음풍경)를 연구하면서 자연에서 채집한 소리를 활용한 창작 활동을 하며, 도쿄, 서울, 쾰른을 거점으로 음향 콘텐츠를 제작하는 KNOISELY를 운영합니다. 자연의 소리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inside outside
밖의 소리를 안으로 들여 보기로

  어느 토요일, 덕수궁 옆 정동의 한 공간을 오감 넘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작은 모임이 있었다. 1년 동안 함께 아이디어를 실현해갈,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참고로 그곳은 낮엔 사색을 위해 대화가 금지된 곳이며, 밤엔 와인을 즐기는 직장인의 아지트 같은 곳이다. 내가 이 공간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차경 때문이다. 창너머 덕수궁 안뜰의 정경과 사람들 그리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풍경화와 같이 감상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림 옆으로 큰 창이 있다.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이 마치 풍경화같다. 이 곳은 my secret den. (사진 제공 my secret den)

  이 날 대화를 하며 마음에 남은 키워드가 있었다. inside outside. 공간을 기준으로 본다면 안에서 밖을 느끼는 무언가가 있으면 어떨까에 대한 것이었고, 사람이 기준이라면 누군가의 감정의 기록과 같은 것이 어떻게 하면 나에게 특별하게 와닿는 것이 될까에 대한 것이기도 했다. 이처럼 이 공간에서의 경험이 서로가 간직한 무언가를 연결해주는 지점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애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에 저장된 그만의 플레이스트는 다른이의 마음을 토닥여주는 음악이 될 수도 있고, 혹자의 솔직한 감정이 담긴 방명록은 언젠가 그 감정을 가질 사람에게 소중한 위로의 글이 될 수도 있다. 가령, 비가 오는 어느 날 창이 열린 이 공간에서 덕수궁의 울창한 나무를 바라다보며 글을 쓰는 한 작가가 있다고 하자. 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를 이리저리 비집고 노니는 소리도 시원스레 들리고,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나뭇잎과 만나면서 내는 소리가 무척이나 살포시 들려온다.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 다정한 연인들의 발자국 소리, 조심스레 걷는 이를 배려하며 천천히 아스팔트에 고인 물을 가르는 타이어 소리, 돌담 기와를 타고 내려와 돌길 바닥에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빗소리들의 합창... 그리고 이러한 소리들이 작가의 귀에 조금 더 많이, 때론 조금 더 천천히, 때론 다른 작가가 즐겨 듣는 음악과 함께 듣게 된다면 어떨까. 저 풍경 속에서 나는 향기들, 풀 내음이 비 내음이 그리고 나무 내음도 함께 맡을 수 있다면 어떨까.

사진  : my secret den 제공

  한자리에 모인 우리의 생각을 관통하는 분명한 하나의 메시지에는 inside outside가 있었다. 밖에서 느끼는 오감을 안으로 들이고 다른 이의 오감을 내 안으로 들이는 것이었다. 물론 나의 관심은 청각이다. 와인과 함께 하는 직장인의 사색을 더욱 특별한 것이 되게 할 음악은 무엇일까. 그리고 덕수궁 안뜰의 풍경이 더욱 감동을 주는 것이 되도록 할 사운드스케이프는 무엇일까. 소리를 듣는 환경과 들리는 소리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각인해본다.

  실제로 살구나 라즈베리와 같은 과일 향기는 피아노나 목관악기의 음악 그리고 비교적 높은 음정의 소리들과 더 잘 조화되며, 또 반대로 스파이시가 강한 향이나 스모키 한 향의 경우는 저음이 주를 이루는 음악이나 금관악기와 더욱 잘 어울린다고 한다. 맛과 관련해서도 단맛은 높은 음정이 주를 이루는 음악 혹은 피아노 소리, 그리고 스타카토와 같은 짧은 주법의 연주와 잘 맞고, 신맛은 매우 높은 음정의 음악이나 빠른 템포의 흐름 그리고 불협화음이 많은 음악에 적절한 것으로 느껴지며, 쓴맛은 음정이 낮은 음악이나 금관악기와의 조합이 더 어울리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한다.

  히데코의 요리교실에 도착하면 거실 한쪽에 놓인 빨간 블루투스 스피커와 내 폰을 페어링한 후 그날에 맞는 음악을 듣기 시작한다. 나에게 와인과 음악 요리와 음악 그리고 그 과정과 음악은 매우 흥미로운 접점이다. 앞으로도 계속 써내려갈 글의 주제이다. 
🎵제프 :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소리에 대한 시선
4. 밖의 소리를 안으로 들여 보기로 👆
<히데코레터 프렌즈 이야기>
5월의 주제 : 나의 집!
여러분의 집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살았거나 현재 살고 있는,
여러분의 취향이 묻어있는 집에 대한 이야기를
히데코레터에 나눠주세요!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레시피의 힘" !

고민이 있을 때 처방해드리는 레시피,
세 번째 사연을 소개해드립니다!
🎈고민

  아주 가까운 친구가 며칠 전 너무 큰일을 겪었어요. 남겨진 일이 너무 많아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올지 예측할 수 없지만 친구가 돌아오면 따뜻한 식사를 준비해주고 싶습니다.


📝세 번째 레시피 처방!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친구분이 어떤 큰일을 겪으셨는지 걱정도 고민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처방이 좀 늦었네요) 친구를 위한 마음으로 이렇게 식사를 준비하는 구독자님 마음이 제게도 전해졌습니다. 친구분이 일상으로 돌아온다면 실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시면 좋겠지요. 평소 늘 맛있게 먹던 반찬 하나라도 친구는 무척 기뻐하겠다는 생각이 처음 떠올랐어요. 굳이 레시피로 처방한다면 만들어서 식탁에 짠하고 내놓았을 때 “와 맛있겠다”라고 친구분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요리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어려움을 당한 친구에게 격려의 식사를 대접한다면 ‘빠에야’나 ‘부야베스’ 같은 한 냄비에 여러 가지가 풍성하게 담아져 있는 비주얼이 좋은 요리를 만들어줄 것 같아요.

  누가 아프거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소고기”로 요리하는 사람이 많지요. 저는 남프랑스의 대표적인 해산물 스튜인 ‘부야베스’를 추천해봅니다. 친구를 생각하며 여러 해산물을 하나하나 손질하고 조금 특별한 향신료를 더해서 끓여준다면 지금쯤 일상으로 돌아왔을 친구에게 힘내라는 마음이 전해지지 않을까요. 한 가지, 친구가 해산물을 싫어하면 어쩌지요👉👈

<부야베스 : 마르세이유풍 지중해식 해산물 수프>

🥢재료 (4인분)

새우(큰 것) 4개 흰 살 생선(대구, 도미, 우럭 등) 400g 가리비 4개 홍합, 바지락, 백합 600g 다진 양파 1개, 마늘 4쪽 올리브오일 2큰술 방울토마토 10개, 감자 2개 생선육수(생선 머리, 마늘, 올리브오일, 물, 파슬리 줄기) 1L 팔각 1개 사프란 12가닥 부케가르니(Bouquet garni.향초다발: 월계수, 타임, 바질 세이지 등을 묶어 만든 것) 오렌지 껍질 1개분 소금, 후춧가루


🔪방법

  1. 새우, 가리비, 생선, 조개를 손질한다.
  2. 생선 육수를 만들어 둔다. 냄비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생선 머리를 넣고 양면을 굽는다. 미지근한 물을 붓고 20분간 중불로 끓인다.
  3. 다른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양파와 마늘을 넣고 볶다가 슬라이스한 감자를 넣는다. 팔각, 부케가르니를 더하고, 미리 만들어 둔 생선 육수를 붓는다.
  4. 방울 토마토, 오렌지 껍질, 사프란을 넣고 약한 불로 20분간 끓인다.
  5. 해물과 생선을 모두 넣고 20분간 더 끓인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근사한 식사의 모습을 보내주셨어요!

  <요리 레시피, 내 것이 되기까지!>라는 제목의 메일을 열어보니, 선생님께서 저희 가족을 위해 처방해주신 따뜻하고 든든한 레시피가 들어 있더라고요. 햄버그스테이크! 가끔 아이들에게 해준 적은 있지만, 제가 하던 것과 다른 선생님만의 특별한 레시피를 받게 되어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기쁨과 기대로 설렜어요.

  이번엔 아침에 해줘야 한다는 것이 조금 부담되었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밑재료는 전 날 저녁 준비해두고 아침에 고기에 밑간해서 모양 만들어 굽고, 그 옆에서는 소스를 끓였어요.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남편이 오늘 무슨 날이냐며 조금 놀라긴 했어요. 🤣 햄버거가 익는 냄새에 아이들은 자동으로 기상했구요. 😁

  잘 구워진 햄버거 스테이크를 소스 냄비에 넣고 약불에서 10분 기다리는 사이, 다음은 당근 볶음밥 도전! 전 날 썰어 놓은 당근과 찬 밥을 넣어 버터와 함께 볶았더니 향도 좋고 맛도 좋은 식사가 준비되었어요! 당근만 넣어도 이렇게 맛있는 볶음밥 될 수 있다니 놀라웠어요. 엄마가 해준 게 다 맛있지만, 오늘 요리는 진짜 맛있다며 그릇을 싹싹 비운 아이들을 보니 정말 기뻤습니다. 내일도 해달라는 예약까지 받았습니다.🤗

  꽃샘추위 때문에 쌀쌀한 아침, 아이들에게 든든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해줄 수 있도록 도와주신 히데코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히데코레터 열심히 구독하며 선생님의 비밀레시피를 제 것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히데코에게 물어보세요!
요즘의 고민이나 어제의 불편한 마음에 맞는 레시피를 알려드릴게요! 음식을 함께 먹으며 마음을 전하는 일, 히데코가 도와드려요! 
나도 추천하는 레시피!
오늘의 고민 사연에 추천하고 싶은 나만의 요리나 레시피를 알고 계시나요?! 그 이야기를 히데코레터에 나눠주세요!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레시피의 힘" 기대해주세요!

📝 히데코의 레시피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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