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장벽 없는(barrier-free)’ 레스토랑
 
Newsletter Issue 98

19 Nov, 2021  1416 Subscribers
 
 
 

무라카미 류의 <무취미의 권유>라는 책을 작년인가 여행 중에 읽었다. 제목이 재밌어서 샀던 책이었다. 취미, 취향하는 시대에 ‘무취미의 권유’라, 신선했다. 취미는 노인의 것이며 젊은이들은 취미가 아니라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뭔소린가 갸우뚱했다. 지금은 뭔 말인지 알 것도 같다. 젊은이는 취미 생활을 하기에 삶의 여유가 허락 할 리가 만무하니 뭔가를 취미로 삼기 힘들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마음도 닻을 내린 노인에게는 삶의 여유 자락에서 안 해도 그만인 취미를 하면 좋을 것이다.

젊은이는 좀 다르다. 우선 취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벌어야 한다. 벌다 보면 정신의 여유가 없어지고 어느새 취미가 하나의 목표가 돼 있다. 취미는 무목적, 무맥락, 무강압적이어야 하는데 취미 시간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고 있다. 그러니 취미는 노인에게 어울리는 라이프스타일인 것이다.

6개월 만에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친구가 했던 인상 깊은 말이 있다. “공부 안 하려고 공부했다”. 요즘 나는 안 벌려고 돈 번다. 우리집 개와 이곳 저곳도 다니고 싶고 초딩 때 관둔 피아노도 다시 치고 싶고 겨울이면 스키도 타야한다. 안 벌어야 할 수 있다. 언제쯤 일까. 갑자기 이런 말이 떠오른다. 인생은 환갑부터. 60은 청춘이다. 그래. 그럴거야.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ClubComb
‘장벽 없는(barrier-free)’ 레스토랑 [USA/Newyork]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I Say A Little Prayer by Aretha Franklin
3. Movie by 단편극장
ADAM -에이비의 오츠 스튜디오’ 세 번째 리뷰-
4.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1부, 6/9회)
5. Event by season & work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장벽 없는(barrier-free)’ 레스토랑 [USA/Newyork]
바로 comber
배리어 프리(barrier-free)는 음식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과제다. 미국 전체 인구의 4명 중 1명이 지체장애, 청각장애, 시각장애, 인지장애 등의 장애가 있다고 한다. 동시에 그 75%가 일주일에 한 번은 외식을 하고 연 평균 350억 달러(약 41조 원)를 지출한다는 데이터도 있다.

이 와중에 2021년 6월 뉴욕 이스트할렘에 문을 연 현대풍 미국식당 <콘텐토(Contento)>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테마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가게’다. 오너인 야닉 벤저민(Yannick Benjamin) 씨는 소믈리에로서 경력을 쌓던 중, 18년 전에 25세에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 생활을 시작했다. 숱한 벽에 부딪히면서도 와인 일을 계속해 장애의 유무에 관계없이 손님도 스태프도 즐길 수 있는 가게를 여는 꿈을 품고 문을 열게 됐다.

가게 안에는 배리어 프리 구현을 위한 디테일한 노력들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휠체어를 위해 입구와 테이블 사이를 넓게 잡았다. 바 카운터의 자리의 반은 휠체어도 이용 가능한 높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메뉴를 음독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더욱이 화장실에는 가벼운 자폐증이 있는 인력을 고용해 영업장 전체에서 장애인의 고용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와인 리스트에는 장애인을 다수 고용하는 생산자, 흑인여성의 와이너리 등 사회취약계층의 커뮤니티 개선을 목표로 하는 종목도 적극 갖추고 있다. 와인추천을 요청하면 오너 벤저민 씨가 눈을 반짝이며 설명해준다.

현재 방문객의 약 20%가 장애가 있는 사람들로 배리어 프리에 대한 요구가 높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너 벤자민 씨는 말한다. “장애인 대응을 위해서 테이블 수를 줄이면 당장의 수익률은 사실 떨어집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가치 있는 가게를 목표로 하려 합니다”
콤버노트
지난 2년 동안 각종 온라인 교류활동을 기획, 진행하며 느낀 바가 있다. 비대면 시대는 ‘하반신은 사라지고 상반신만 남은 시대’라는 점이다. 모두가 화상채팅으로 교류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비대면 교류활동에서 장애가 있는 분들이 ‘배리어 프리’하게 참여하는 기획을 상상해오곤 했다. 요새 ‘소셜섹터’니 뭐니하면서 ‘섹터’라는 말이 참 유행인데, ‘배리어 프리 섹터’라는 영역이 하나 탄생하는 미래를 상상한다. 그 출발점은 ‘다양성(Diversity)’가 돼야 한다고 본다.

 

I Say A Little Prayer
by Aretha Franklin
가스펠 느낌 물씬 풍기는 백킹보컬, 미니멀한 악기 구성으로 피아노가 두드러지게 들리고, 메인 보컬의 소울풀한 목소리. 경쾌하고 시원하면서도 아.. 따숩다라는 기분이 든다.

Dionne Warwick이 부른 것이고 아레사는 백킹보컬들과 녹음 준비를 하면서 연습하다가 이 노래를 장난삼아 불렀는데 싱글 앨범에 수록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대충 B면에 박을 노래였는데, 빌보드 R&B 부분에서 3위에 올랐다. 디온 버전의 원곡도 큰 인기를 끌었다. 재밌는 건 이 곡의 작곡/제작을 맡은 Burt Bacharach Hal David10번이나 다시 녹음할 정도로 마음에 안 드는 노래였다고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대중은 좋아 죽었다고 한다.

사랑을 노래하는 가사지만 기도한다는 단어나 기도에 응답해달라고 하는 대목은 가스펠의 오리지널리티를 물씬 풍긴다

Scary Pockets라는 채널을 잠깐 소개해본다. 기존의 유명한 곡들을 Funk 스타일로 편곡하는 밴드의 채널이다. 그래서 원곡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나 연주로 가득한데, 가사나 멜로디가 없으면 원곡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중간중간 원곡의 포인트를 살려주는 연주들이 아주 섬세하고 구성지게 녹아 있는 훌륭한 편곡이 많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42년생. 목사인 아버지 옆에서 교회음악을 하면서 피아노 연주와 보컬로 음악의 재능을 발견하고 쌓았다. 10대에 이미 찬송가 녹음을 할 정도로 실력이 충분했다. 그 이후로는 대중음악을 결심하고 뉴욕에 정착. 그게 1960년의 일이다.

대중음악계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다. 빌보드차트에 73번 들었고, 그 중 17번은 10위 안에 들었다. R&B 차트에서는 100개의 노래가 등록되었고, 1위는 무려 20번을 기록했다. 정리하면 빌보드 차트에 든 노래만112개 곡이다. (빌보드에 곡 하나만 올라도 평생 먹고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112번의 인생을…..)
건강이 좋지 않아 2018년에 생을 마감했다. 최근에는 아레사의 일대기를 그린 Respect라는 영화가 나왔다. 궁금하면 찾아보시길. 아레사는 죽기전에 내 역할은 제니퍼 허드슨이 해줘!’ 라고 러브콜을 보냈다고 하는데, 실제로 제니퍼 허드슨이 아레사 역을 맡았다

제니퍼 허드슨이 부르는 아레사의 Respect. 로꼬가 부른 Respect 샘플곡이어서 우리에게 익숙하다.
아레사가 부르는 Rolling In The Deep. 소울음악은 세기를 걸쳐서 세련을 뽐낸다.

season & work

 

ADAM
에이비의 오츠 스튜디오’ 세 번째 리뷰 

감독  Neill Blomkamp
출연  Viv Leacock, Jason Cope, Alyson Walker
개봉  2017
길이  7분
관람  유튜브
에이비의 감상 노트
정말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거의 10년 만에 보는 친구들도 있었고, 연락은 간간히 했지만 내가 서울에서 생활하는 바람에 간만에 얼굴을 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다들 그렇게 한창 술을 마시다가 여느 30대 남자들의 이야기 거리인 건강 문제로 화제가 넘어갔다. ‘어디 비타민이 좋다’, ‘너는 뭐 챙겨 먹냐?’, ‘비타민D 필수다등등 서로의 스팀펙(?)을 확인하고 있는 찰나 한 친구가 크게 소리쳤다.

! 결국에는 다 부질없다! 이미 똥통인거 고쳐서 뭐하노! 내는 인공 간 확 달아뿔끼다!”

알 수 없는 먼 미래의 시간, ‘니달루스가 이끄는 로봇의 무리들은 어렵게 전초기지로 이동한다. 주인공은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전혀 기억도 못하고 그럴 힘조차 없다. 심지어 자신이 왜 로봇인지 그것 조차 모른다. 니달루스가 로봇 무리들을 모아서 이 세계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 때, ‘미러가 주인공에게 다가와서 이야기를 한다. 너가 지금 왜 이런 모습이 되었는지.

과거에는 이렇게 인간의 신체를 로봇이 대신한다는 이야기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이거나 단순히 상상 속 이야기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은 정말 현실이라 느껴진다. 다만 그 변화와 세상이 영화처럼 드라마틱한 것이 아니라 영국 드라마 <Years & Years>트랜스휴먼이라는 개념처럼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스며들어 올 것 같다.

다만 염려되는 부분은 그렇게 삶을 이어나가도 괜찮은가?’ 이다.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나 마주하기 두려운 것이지만, 끝내 받아들여야 하는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발버둥친 진시황제와 같은 전세계의 수많은 독재자들의 이야기처럼 물도 고이면 썩는 법이다. 역사학에서는 완벽한 법, 통치, 정치는 있을 수가 없으며 상황에 맞춰서 변화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순환이다. 때문에 이 <ADAM>의 세계에서 이러한 로봇으로의 신체 개조는 마냥 좋은 것이 아니라 무자비한 형벌이라 보여주는 것 같다.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해당 단편은 오츠 스튜디오(Oats Studios)에서 이례적으로 에피소드가 3편이나 나왔는데, 1편은 ‘Unity Technologies’라는 비디오게임 엔진 회사가 게임 엔진 점검을 위해 만든 실험작이었고, 2편과 3편부터 닐 블롬캠프가 ‘Unity Technologies’와 손을 잡아서 본격적으로 스토리와 세계관을 확립하게 되었다. 닐 블롬캠프는 CG작업을 위한 엔진을 ‘Unity Technologies’는 게임 엔진 체크를 위한, 서로 상부상조한 아주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해당 영화는 제목부터 암시하듯 기독교적인 요소가 많고 이를 비꼬는 장치들이 굉장히 많아, ‘Unity Technologies’가 해당 단편들의 장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기독교 단체들의 반발로 아직 장편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제발 장편 좀 보자! !!)

*10 22 <레이가 사고 싶어> 소개는 블로그 만아 님의 글을 무단으로 사용한 저의 불찰이 있었습니다.
부주의한 저의 잘못으로 불쾌하였을 만아 님과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래 해당 블로그의 원문 링크를 함께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에이비

 

킬러, 조 기자
prologue: '킬러 조의 탄생'
1부: 6/9회

나는 식탁 위에 상자를 올려놓고 그 앞에 앉았다. 상자는 어제와 다름없이 비싸 보이는 비단보자기에 싸여 있었다. 나는 보자기를 풀었다. 옻칠이 잘 된 목재. 빛나는 황동 경첩. 보자기 못지않게 고급스러운 목재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을 충분히 즐기며 상자에 손을 댔다. 매끈매끈한 것이 촉감까지 고급스러웠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나는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 들어있는 건, 총이었다. 그것도 권총.

권총 한 정과 탄창 두 개, 만년필 하나와 쪽지 한 장.

권총의 종류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손에 쥐어보니 한 손에 착 감겼다. 여자 평균의 손 크기인 내 손에 쏙 들어오는 총이라면 소형권총, 아마 정보요원들이나 공작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권총이다. 손에 닿는 차가운 쇠의 느낌과 한 치의 오차 없이 기능을 수행하는 기계의 느낌. 난 단번에 이 총은 진짜 총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7년 전, 학군단 동계훈련에서 처음으로 총을 잡았던 기억이 살아났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탄창 두 개는 총알 없이 빈 상태였다. 만년필은 자세히 보니, 뚜껑에 하얀 별이 그려져 있었다. 희미하게, 예전 할아버지 책상에서도 같은 모양의 만년필을 본 기억이 났다. 맞다. 몽블랑 만년필이었다. 펜을 들어 살펴봤다. 작은 흠집들이 있는 걸 보니 새 펜은 아니었다. 기억 속에서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펜일까? 마지막으로 쪽지를 펼쳤다. 거기에는 주소가 적혀있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수동 71 901호」 

 뭐지, 뭘까?
 할아버지는 내게 왜 이 총을 준 걸까?
 우리나라는 민간인의 총기 소유가 금지된 나라인데......
 할아버지는 이 총을 왜 갖고 계셨을까? 그리고 어디서 구했을까?
 나는 총을 습득했다고 경찰에게 신고해야 하나?

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지쳐, 유품에 대한 실망감까지 더해져서 급하게 피로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상자를 덮어놓고 침대 밑에 밀어 넣었다.

+글소개: 29살 조 기자의 성장형 액-숀 활극.


최현승
첫 연재: <카페, 커피그림> wrriten by 최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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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작은 조약돌과 같은 글을 꿈꾸는 최현승입니다.
+글소개: 29살 정민과 27살의 상민의 여름 날. 그리고 카페 ‘커피그림’의 이야기입니다.
 
 

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01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 6.28(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온 거야 만거야"

02 - 김얀 작가 / 7.1(목)
"사회초년생! 오늘부터 '돈'독하게 모아보자!"

03 - 김찬호 교수 / 7.5(월)
"나는 왜 돈이 없다고 생각할까?"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01 - 유형곤(우리동네세탁소) / 7.8(목)

02 - 조수형(싸군마켓) / 7.12(월)
"파도가 칠 때는 업종변경을, 유통의 힘"

03 - 홍미선(땡스롤리) / 7.15(목)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면"

04 - 코보리모토무&최영미(시:시밥) / 7.19(월)
"두 사업자가 만나면"

05 - 장건희(육곳간) / 7.22(목)
"이 시국에 정육점에서 소세지집까지 사업 확장"

*해당 날짜에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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